"쯧! 하의 상은 되겠다." - P31

작은아버지는 평생 형이라는 고삐에 묶인 소였다. 그 고삐가풀렸다. 이제 작은아버지는 어떻게 살까? 작은아버지는지금쯤 빈속에 깡소주를 들이붓고 있을 것이다. - P4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라고-그럴 수 있죠.
*오대표가 오묘한 미소를 짓자 성민이 재빨리 덧붙였다.
-제가 아직 그 단계로 못 갔나봐요.
새삼 박이 끼어들었다. - P111

- 전에 한 번 가봤다며?
이연이 꽃을 안고 추위에 동동거리며 말하자 성민이 민망해하며 대꾸했다.
그때는 나도 취해서 앞사람만 그냥 따라갔거든. - P95

이리하여 그들이 이야기의 대단원에 당도한, "폐비닐이 쌓"
인 너른 들판, "시커멓게 죽은 가지가 비석처럼 꽂힌 파이프 지지대"를 감싸고 있는, 수확을 포기한 과거 시제의 포도밭은 그들 자시의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 P4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마마두의 시간에 맞춰 느지막이 점심을 먹을 수있는 날은 월요일과 수요일 이틀이었다. 우리의 회화 수준으로는 학교생활을 둘러싼 간단한 잡담이 고작이었지만 이제 나는 강의실을 벗어나도 만날 사람이 있었다. - P95

"왜?" 내가 물었다. "너는 바다에 가는 것을 원하지 않아?" "아니, 나는 원하지 않아. 왜냐하면 그 바다가 대서양이기 때문이야." "무슨 뜻이야?" 마마두는 턱을 조금내밀고 속눈썹을 내리깔았다. "나는 태어난 순간부터 언제나 모든 시간에 바다를 보아왔어. 내가 왜 심지어 비행기를 타고 먼 나라까지 온 뒤에 우리 동네에도 있는 똑같은 대서양에 가기를 원하겠어?" - P97

그날 나는 지하철을 놓치는 바람에 지각을 하고 말았다. 강의실로 뛰어들어가니 이미 낭독이 시작돼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마마두에게서 두 장으로 된 작문을 받아들었지만 제대로 훑어볼 시간도 없이 발표 순서가 되었다. 앞부분이 내가 쓴 글이었으므로 내가 먼저 낭독을시작했다. - P131

극장 안은 생각만큼 어둡지 않았다. 현주는 자리에 앉았고 로언이 객석 뒤쪽의 바에 가서 맥주를 사왔다. 로언에게서 맥주가 든 종이컵을 건네받은 현주는 곧바로 그것을 입으로 가져갔다. 조금 전 식당에서 닭튀김 접시를급히 비웠던 탓에 목이 말랐다. 맥주는 싱겁고 미지근했다. 여기 사람들은 맥주를 그다지 차게 안 마셔. 두번째모금을 넘기며 현주는 생각했다. - P1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때 보여주셨던 편지 상자 있잖아요. 할머니가 읽고 싶은데 못읽으신다던 거."
"응. 그게 왜?"
"읽어드릴게요. 저도 보고 싶어요. 증조할머니가 받으셨다는 편지도 궁금하고."
"그렇게 애쓸 필요 없어."
"사실 믿을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오래된 편지를 본 적이 없거든 - P117

삼천아, 잘 먹고 잘 자고 있지. 너를 생각하면 내가 너에게 소리지르구나쁘게 말하던 게 자꾸만 떠오른다. 그때 희자가 갓난쟁이고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어. 너에게는 체로 거르듯이 거르고 걸러서 가장 고운 말들만 하고 싶었는데, 내가 그러지를 못했다. 인제 와서 무슨 변명을 할수 있갔니. 미안해, 삼천아. - P119

얼마 뒤, 햇빛이 쏟아져내리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 할머니는 싸리비로 마당을 쓸고 있었다.
- 박영옥씨. - P221

- 할마이, 어데 가?
잠에서 깬 엄마가 아랫목에 누운 채 증조모를 보고 물었다.
- 할마이 잠깐 동무 보러 다녀오갔어.
-자고 오나?
-기래, 자고 온다.
-한 밤 자고 오나?
-열밤 자고 온다. - P28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부지 함자가 워찌 되시는디?"
"황 길짜, 수짜 되싱마요."
"황길수......" - P22

"의사 선상 같으면, 긍게 의사 선상 아부지라면, 의사선상은 워쩔라요?" - P19

"아이, 죽으면 썩어문드러질 몸땡이, 비싼 꽃으로 저바ㄹ먼 뭐 할 것이냐." - P17

그날 어머니는, 허리가 아파 평소 된장찌개와 김치밖에내놓지 않던 어머니는, 찬장에 고이 모셔둔 새 겁시까지총동원하여 당신으로서는 최대한의 극진한 식사와 잠자리를 대접했다. 민중에게. - P13

"언제 오냐?"
언제 오냐는 아버지 말은 네가 올 일이 있다는 의미였다.
"내일 갈게요."
"몇시에 출발헐라냐?"
"두시쯤 도착하게 갈게요."
"두시에 농협서 지둘릴란다." - P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