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보여주셨던 편지 상자 있잖아요. 할머니가 읽고 싶은데 못읽으신다던 거."
"응. 그게 왜?"
"읽어드릴게요. 저도 보고 싶어요. 증조할머니가 받으셨다는 편지도 궁금하고."
"그렇게 애쓸 필요 없어."
"사실 믿을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오래된 편지를 본 적이 없거든 - P117

삼천아, 잘 먹고 잘 자고 있지. 너를 생각하면 내가 너에게 소리지르구나쁘게 말하던 게 자꾸만 떠오른다. 그때 희자가 갓난쟁이고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어. 너에게는 체로 거르듯이 거르고 걸러서 가장 고운 말들만 하고 싶었는데, 내가 그러지를 못했다. 인제 와서 무슨 변명을 할수 있갔니. 미안해, 삼천아. - P119

얼마 뒤, 햇빛이 쏟아져내리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 할머니는 싸리비로 마당을 쓸고 있었다.
- 박영옥씨. - P221

- 할마이, 어데 가?
잠에서 깬 엄마가 아랫목에 누운 채 증조모를 보고 물었다.
- 할마이 잠깐 동무 보러 다녀오갔어.
-자고 오나?
-기래, 자고 온다.
-한 밤 자고 오나?
-열밤 자고 온다. - P28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