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처럼 도드라지고 눈치 없는 색감의 화사한 옷과 함께 엄마는 걷고 헤엄친다. 내 장래 희망 역시 엄마 같은 여자가 되는 것. 여자인게 아무렇지 않아질 때까지 나도 씩씩하게 흘러갈 것이다. - P164

"엄마, 난 왜 기억이 안 나지?"
"잊고 살아야 편하쟈!" - P166

"자존심으로 산거야." - P171

"엄마, 제발 밤에 집에 있으면 안 돼?"
야간 근무를 해야 10만 원을 더 받을 수 있어서 엄마는내 말을 들어줄 수 없었다. - P170

"그래도 되나."
‘내가 알아서 할게. 내지 마
"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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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물가에 가면 곁에 있는 이에게조금 더 다정해지는 걸까.
-임선우, <오키나와에 눈이 내렸어> <초록은어디에나》, 자음과모음, 2023 - P157

행성 무늬 보라색 수영복은 좀처럼 엄마 선택을 받지 못했다. "할머니가 시장에서 항상 검정 옷, 곤색 옷만사 와서 나는 침침한 옷이 싫어." - P158

키도 몸집도 큰 나와 키와 몸집이 작은 엄마가 세트로과일 바구니처럼 움직였다. 우리의 수영복은 특히 아줌마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 P159

예쁜 옷을 입고 싶은 마음은 나이가 들어도 다르지 않은데,
방법을 몰라 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속상했다. - P160

"아줌마가 저기로 갈게요"
같은 레인에 섞여 수영하던 어린이들에게 스스로를 아줌마라고 부르며 말을 걸 때 나는 자유로웠다. - P162

"행복이 별건가요. 도마도 설탕에 재놨고 바람 불어 시원하고 씻어서 상쾌하면 그게 행복이지요."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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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과 척추 골절과 팬데믹을 거치며 엄마는 점점 살이쪘다. 의사에게 "살 빼세요"라는 경고를 듣고 올 때마다 엄마는 "빠져야 말이지" 하고 투덜댔다. - P152

엄마 또래인 전사들이 선택한 빛깔은 연두색, 노란색, 연분홍색, 하나같이 엄마가 좋아하는 색깔이고 엄마가수영복으로 입었던 빛깔이다. 시다였던 그들도, 시다 보조였던 엄마도 같은 빛깔로 여성스러워지고 있었다. - P154

사우나에서도 덧신을 신는 할머니의 여자 지수가위스키 도수 정도라면 우리 엄마 여자 지수는 이슬톡톡이나될까. 회사도 맨발에 슬리퍼 차림으로 다니는 나는 제로맥주 여자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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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늘 좀 이쁘네?"
"에뻐?" - P152

그때 엄마는 얼굴을 찌푸리고 잠꼬대를 하며 잤다. 식은땀이 흐른 얼굴을 짚어 보면 차갑고 축축했다. - P141

"엄마는 평발!"
"평발이라고 못 한 거 없어!" - P136

"걸으시니 좋죠?"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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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손가락을 펼친 손이 만난다코끼리 뿔 같은 그림자 - P74

우리는 뒤뚱거리는 생물을 본다 - P72

멸종한 생물의 흔적은, 빙하를 깊게 파면 찾을 수 있대,
사라진 동물의 몸짓처럼 수신호로 말을 걸어줘, 우리가정확한 도피의 공범이 될 수 있도록 - P75

인간들은 각자의 각도로 유리 터널 속을 통과한다 스쳐간다 찡그린다 뻐끔대며 비명을 지르는 소리 - P75

그러나 정확한 원인은 모른다 이곳에 이토록 인간이 많은 이유와 우리들이 떼거지로 퍼런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온 이유를 알 수 없는 것과 같이 - P76

그는 무수한 가능성을 꿈꾸는 이름 없는 영혼이었다. - P79

그는 자신의 인생이 희곡과 같다고 생각했다.
깔끔한 플롯과 적절한 시의성이 어우러진 명작이라고. - P80

인생은 천사에게 강요당한 차악이자고통이 아닌 삶은 원래부터 선택지에 없었다고.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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