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연, 지연, 나이, 연차, 공통의 취미, 덕질의 대상, 일 그자체…. 무엇이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줄 수 있다. 인맥은 비싼 한정식집이나 일식집 룸 안에 앉아서 쌓을 것 같고네트워킹은 파티장에서 술잔을 들고 서서 해야 할 것 같지만 사실 오가다 탕비실 커피 한 잔만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
강해지기 위해 혼자 두터운 갑옷을 걸칠 수도 있지만, 세상과의 작은 연결 고리를 늘려서 단단해지는 방식도 있다. - P129

각자의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내 친구들과도 이렇게 늙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미래의 1인 가구들, 할머니(Grandmother)가 아닌 할머니 (Old Lady)들에게 필요한 건 결핍을 채워주는 가족이 아니라 결핍을 가진 채로 서로의 안녕을 지켜봐주는 커뮤니티다. 할머니가 되는 날을 설레며기다리진 않더라도 두려움 없이 잘 준비하고 싶다. - P171

40대 이후로 어느 분야건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공통점은 명석함이나 인덕, 네트워크 같은 요소들 외에 체력인 경우가 많다. 그럴 때 체력은 재능과 운에 성실함까지 결합된 결과물이다. 어느 정도는 타고나야 하고운이 좋아야 유지되는데, 그것만 믿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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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눈을 질끈 감고 노든에게 말했다.
"노든, 복수하지 말아요. 그냥 나랑 같이 살아요." - P104

긴긴밤이었다. - P109

그러다 노든이랑 눈이 마주쳤다. - P110

언젠가 다시 노든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내 냄새, 말투, 걸음걸이만으로 노든은 나를 알아보고 내게 다가와 줄 것이다. 코뿔소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다른 펭귄들은 무서워서 도망가겠지만, 나는 노든을 알아볼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코와 부리를 맞대고 다시 인사할 것이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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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게 창문은 내 곁에, 네모난 이야기책 같은 것으로 있었다. 나는 눈을 반짝이며 창문이 들려주는 구연(口演)에 귀를 기울이는 아이였다. 내게도 진짜 책이 몇 권쯤 있었겠지만, 더 흥미진진한 건늘 창밖에서 넘어오는 이야기였다. - P130

살아서 어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마지막은 기필코 바다에서 바다까지 머무르기를. - P79

순간 깨달았다. 내가 국경에 거의 다다랐다는 것을.
하나의 모험이 끝나가고 있어서, 나는 선 채로 아이처럼 울먹거렸다. - P97

창문을 더는 넘지 못하게 되었을 때, 나의 유년은끝이 났다. - P130

봄이 짧다는 탄식은 어쩌면 봄꽃만을 바라보는 데서 나○는지도 모른다. - P147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이것을 평화로운 저녁 인사로 주고받을 수 있으면좋겠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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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이야기다!" - P118

"이가 벽을 타고 내려오네!" - P107

"내 오늘은 밍구스런 야그 보따리를 풀러 왔응이. 서울 아지매, 내 야그 듣고 웃지 마소." - P90

내가 정색을 하니 의사가 어물거린다.
"뭐 더 하실 말 있으세요? 5일 있다 오세요."
"제가 좀 전에 하신 말씀을 못 들었다고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겠어요?"
"가습기 틀고, 따뜻한 물 자주 마시고, 입으로 뱉는 거 하지 마시라고요." - P131

점심시간, 할머니가 생선을 발라 밥에 올리더니 나 보고먹으라는 시늉을 했다. 먼저 드시라 하니 단호하게 도리질치며 말했다.
"내해여(내 것이여), 내해여."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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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그가 죽었고요. 루이스가 말했다.
그래요. 오래도록 돌봐줬어요. 그렇게 해주고 싶었어요.
아니, 그래야만 했어요. 그 일요일 아침 교회에서 죽기 전까지 아프다 낫기를 되풀이했어요. 그리고, 맞아요, 나는 그를돌봐줬어요. 달리 방도가 없잖아요. 우리는 오래 서로에게연결된 삶을 살았으니까요. 우리 둘 누구에게도 좋은 것은아니었지만, 그게 우리의 역사였어요. - P125

그런데도 계속 함께 잤잖아요. 서로 다른 침대를 쓰지 않고요.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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