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코는 생각한다. 사람이 형태로 만든 것은 남아도, 사람그 자체는 남지 않는다. 그 사람이 어떤 모습이었고, 손과 발,
몸을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었는지…………….
형태로 남지 않는 것은 다 사라져버린다. - P23

안치나이 마을은 벌써 가을이었다. 빨강, 노랑 등으로 변한잎 냄새, 이른 아침에 보는, 내뱉는 숨결의 하얀색은 사는 것보다 죽음을 더 가깝게 느끼게 한다. 겨울로 향하는 가을이 게이코는 좋았다. - P23

게이코는 생각한다. 사람이 형태로 만든 것은 남아도, 사람그 자체는 남지 않는다. 그 사람이 어떤 모습이었고, 손과 발,
몸을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었는지…………….
형태로 남지 않는 것은 다 사라져버린다. - P23

노인은 자신의 얼굴 앞에서 파리를 쫓듯이 가볍게 손을 두번 좌우로 흔들고는 말했다. "답장은 안 보내. 도착했을 때쯤 내회
가 먼저 죽었을지도 모르거든."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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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엄마만 중학교 안 갔어?"
"공부는 취미가 없었어." - P15

할아버지에게만은 엄마는 기다리던 봄의 열매였다.
예스럽고 촌스러운 이름이어도 엄마 자신에게는 애틋한 이름이었던 것이다. - P14

"사는 거 힘들었어?"
"힘들어도 할 수 없지 뭐." - P17

중력이 내 몸을 상시 지배하고 있다는 걸 아프고 나서야알았다. 갑자기 불어난 살을 허리가 감당하지 못했다. 수영장에 몸을 띄우면 그제야 안 아팠다. 마음이 아픈 뒤에야 마음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듯, 허리가 멀쩡할 땐 허리가 있다는 걸 의식하지 못했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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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항상 머리의 일들에 대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에 대해, 머리가 세우는 고결한 계획들에 대해, 머리가 어떻게 인류를 문명화해 왔는지에 대해서 쓴다. - P141

에세이를 쓸 때의 원칙은 그야말로 재미를 주어야 한다는것이고, 우리가 에세이를 꺼내 읽을 때의 마음도 단연코 재미를 얻고 싶다는 것이다. 에세이에 담기는 모든 것은 그러한 목적에 복무되어야 한다. - P31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을 대보면, 가라앉아 있던 세월의흔적이 먼지로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손에 닿은 그것이빛 알갱이들의 성좌에 둘러싸이면서 에세이가 어떤 것이었는지가 드러난다. - P51

그렇게 시작된 증세가 글쓰기와 얼마나 관계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우울증 같은 정신 질환을앓는 작가가 그런 경험을 직접적으로 다룰 때, 나는 그 작가를 불신하게 된다. - P61

에세이에서, 에세이스트에게서 무엇을 중요시하느냐,
무엇을 사랑하느냐 하는 질문을 받으면 스타일이라고밖에 답할 수 없을 것 같은 때가 있다. ‘에세이스트여, 나는당신의 스타일을 좋아한다.‘ 이 - P65

글에 딱 어울릴 음색과 음역을 못 찾고 있을 때, 글을통제하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 혹은 글에서 통제가 필요없어지는 지점에 가닿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 엘리자베스하드윅의 에세이들이 의지가 된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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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 사람 눈에는 뭔가 보였던 거겠지. 내가 너무 지나친 기대와 욕망을 투영했거나, 혹은 현실적인 부분을 지나치게 모른 척하고 있었다거나 하는 게. 그럴 때 사람은 더 많이 다치잖아. - P71

임지은 나는 그런 니키의 확신이 신기하고 이상해. 우리는 서로 아니라는 확신과 맞다는 확신을 강하게 가진 사람들이네. - P73

니키리 걱정하지 마, 시작했으니 나도 못 멈춰.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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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공백을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이들은 많다. 그러나대부분의 대책은 몇 시간의 양적 연장을 말하는데 그친다. - P188

얼마 전 점심시간, 동료들과 차를 타고 안산시청 근처에짜장면을 먹으러 가는 길이었다. 문득 전에 그곳에서 A를만나 4월 16일의 상황을 들었던 일이 떠올랐다. - P190

. 더 많은 이들이 영화 「장기자랑」을 보았으면 좋겠다. 유족다움은 없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고통에 공감하고 진실을 밝힐 의무가 있다. - P193

모든 어른보다 멀리 가는 어린이를 위해어린이와 손잡고 나아갈 때 우리는 더 용감해진다

침묵한다는 건 어린이가 스스로 도달하기엔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노력한다면 그들을 더 넉넉한 고요 속에서 키울 수 있다. 우리 모두 고요를 물려줄 방법을 고민해 보면좋겠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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