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는 모르겠어도누구를 위해 살아야 하는지는 자주 알게 됩니다.
오늘이 정말로 고된 하루였더라도,
서로에게 서로가 있다는 것을잊지 않는다면 좋겠습니다.

거리를 두고 싶으니 잘 멀어지도록 내버려 두는 것도 일종의 결정입니다. 우리 사이가 멀어지도록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멀어지고 나서야 "하다 보니 그냥 이렇게 되어버렸네"라고 말합니다. 모든것은 손을 쓰지 않은 내가 만든 결과일 뿐입니다. - P93

어디 몸 아픈 것만 그럴까요. 계속해서 반복되는 좋지 않은 습관적인 행동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은근하게 우리를 끌어내립니다. 습관성 후회, 습관성 자책, 혹은 습관성 사과 같은 것들.
오늘은 어떤 습관으로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를 위축되게 했을까요. - P7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고된 후에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 전보다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송영달은 몇 개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속해 있었고 그중 가장 오래된 것은 양치식물 애호가 모임이었다. - P45

주말에는 마트에 가려고 마을버스를 탔는데 두 정거장 지난 후에야 80-1이 아니라 81-1을 탔다는 걸 깨달았다.

"평범한 발을 가진 아이조차 새신발이 생기면 세상과 사랑에 빠졌다.
"9* - P53

"이건 누가 그런 거니?"
"제가요."
"왜?"
나쁜 짓을 했으니까요. 벌을 주려고요. 같아지려고요. 닮고싶어서요. 몇 가지 답변이 떠올랐으나 어떤 말도 정확한 대답은 아니어서 송영달은 머뭇거리다 입을 꾹 다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18531 - P3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래 눈을 들여다보다 못견디고 감아버리는 해준 운동화로 갈아 신은 허준의 칼을 내려다보는 서래 잠시 후 마음 단단히 먹고 눈뜨는 해준 - P133

해준(소리)주름이 천 개 접힌 흰 몸은 앞뒤를 분간하기 힘드나 사람들은긴 대롱을 내미는 주둥이를 보고 어느 쪽으로 달아날지 정한다. - P103

창이 어슴푸레 밝아 온다. 비번 입력하는 소리에 이어 도어락이 열린다. 해준이 들어와 불을 켠다. 식탁 위 녹색 공책을 챙긴다. 나가려다 멈칫하는 해준, 도로 불 켠다. 거실 커피 테이블 앞으로 가 보자기 풀고 빨간 항아리의 뚜껑을 열자 흰 종이로싼 뼛가루가 보인다. 그 위에 얹어 둔, 지퍼락에 든 청록색 캡슐 네 알. 잠시 보다 그냥 뚜껑을 닫는 해준. - P95

몸을 기울여 해준 가까이 가는 서래, 눈 감는다. 서래의 숨소리 듣는 해준. 어느 순간 둘의 숨 쉬는 템포가 딱 맞는다. - P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 오랜 세월을 완벽한 몸매의 가슴과 허리 그리고미끈한 다리들에 둘러싸여 지냈소. 완벽함이란 비인간적이야,
사람이 그렇게는 살 수 없지. 이본 양이 아니었던들버텨낼 수 없었을 거요. 그래서 퇴직을 하루 앞둔 오늘,
아가씨에게 감사하고 싶은 거요. 그간 내가 그토록자주 이 창구 앞에 와서 벨을 울려 댔던 건, 아가씨의 그 떨떠름한표정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 덕분에 작업을 계속할 수있었기 때문이오. 아가씨 얼굴을 보면 얼른 작업대로 돌아가완벽한 인간의 일부를 다시 만지고 싶었거든. - P46

그간 세월이 흘렀고 난 재혼했어요. 하지만 로베르토,
단 한 번도 당신을 잊은 적이 없어요. - P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가는 장소로 길을 나설 때, 스마트폰으로 경로를확인하고 교통수단을 선택한다. 걸어갈 만한 거리일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합리적일지, 이도저도 아니어서 차를 가지고나서야할지. 경로를 정하면 시간을 계산한다. - P9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나 제도가 없는 것도 아니잖아. 비장애인도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하면서 살고.
나도 공공장소 불편해. 뭐가 얼마나 더 필요하다는거야?" - P13

나는 쉬운 정보를 만드는 회사에서 일한다. 쉬운 정보라고 하면 사람들은 의아해한다.
"쉬운 정보가 뭔가요?"
"세상에 있는 쉬운 것들을 모아서 가치 있는 정보형태로 가공한다는 건가요? 아니면 원래 있는 정보를 쉽게 만든다는 건가요?" - P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