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철 엄마는 민철이가 주로 언제 서점에 들르는지 파악한 끝에평일 이른 오후나 토요일에 서점에 들렀다. 독서클럽 리더를 맡은이후로는 영주에게 물어볼 것이 많아 이틀에 한 번 꼴로 서점을 꼬박꼬박 찾았다. - P239

"다들 바쁘게 살잖아요. 사람들 다요."
"넌 안 그러잖아."
"저는 예외 같아요."
민준이 고개를 느릿느릿 까딱했다.
"그래, 예외로 사는 것도 나쁜 건 아니지."
"그런가………." - P251

(오늘은) 바리스타 ‘있는‘ 월요일휴남동 서점에서도 핸드 드립 커피 팝니다.
-3시부터 7시까지, 반값 행사.
커피 외 음료도 주문 가능합니다.
#휴남동서점바리스타는_진화중 #정성가득핸드드립커피 #커피마시러오세요 #매주있는이벤트아니에요 - P256

물론 영주의 취향이 잔뜩 들어간 판단이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내 글은 판단이 안 됐다. 마치 글이라곤 한 번도 읽어본 적 없는 사람처럼, 정말 모르겠기만 했다. 이 글, 어디 내놔도 괜찮은 글일까. - P259

두 사람은 오늘도 함께 서점을 나섰다. 서로 인사를 하고 반대쪽으로 몇 걸음 걷는데 승우가 문득 멈춰 섰다. 그 기척에 영주가 고개를 돌렸고, 승우가 뒤로 돌아 그녀를 봤다. 의아한 얼굴로 따라몸을 돌린 영주에게 승우가 물었다. 혹시 지난번에 기다림에 관해이야기를 나눴던 것을 기억하느냐고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영주에게 승우가 궁금한 것이 있다고 했다. 눈을 크게 뜨는 영주에게 승우가 물었다. - P265

"그럼 작가님은 그냥 회사를 다니며 그냥 평범한 일을 하는 거랑 글 쓰는 거 중에 뭘 더 좋아하고 더 잘하세요?"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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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게 있어."
기열의 목소리는 가뿐했다.
"거기서 기다려." - P9

"잘 크고 있네."
아버지도 매일 화분을 지켜봐주었다. - P14

"그렇게 슬픔을 이겨나가는 거야."
이겨나가야 할 정도의 슬픔이 나에게는 없었다. - P17

손가락밤마다 느티나무를 찾아갔다. 병이 들었다는 나무와 병이 들었다는 내가 함께 밤을 보냈다. 밤마다 기열은 나를 향해 걸어왔고,
내 발치 아래에서 미끄러졌다. 느티나무 아래에서의 시간은 이내발각되었다. 아홉시 이후로 기숙사 건물을 나가지 말라는 명령을받았지만 따르지는 않았다. - P31

나는 그때부터 세라가 아닌 수희가 되었다. 주영은 지은이 되2
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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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고개를기울이는 방향으로 내 고개를 살짝 기울이면 보이는것이 있고, 내게는 그것만으로도 시집을 가져야 할이유가 충분하다. - P131

"아빠 이야기는 쓰지 마라."
시집을 가져오던 날 뜬금없이 아빠가 말했다.
"쓸 말도 없어." - P132

자두나무 앞에는 ‘이곳이 무대입니다‘라는 푯말이꽂혀 있었다. 세르지의 반려인, 안느의 글씨체라는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극장으로 돌아갈수 없는 반려자를 위해 손수 은퇴 무대를 마련하는마음은 어떤 것일까. 푯말을 만들며 두 사람이 싸우고웃었을 시간을 상상해봤다. - P139

"계단에 왜 사람 이름을 붙였을까? 프랑스 사람들-참 웃겨."
함께 걷던 이는 가만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계단을 밟을 때마다 추억하라고. 프랑스인들이그들의 작가를 사랑하는 방식이야."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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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잠깐 들어온 러시아 친구가 딸기를 사 왔다. 거제에사는 시인에게 문자가 왔다. 멀리서 오는 것들은 왜 이렇게아름다운지 모르겠다. 딸기를 씻어 종이컵에 나눠 담았다.
병실의 아이들에게 붉게 차오른 컵 하나씩을 나눠 주었다. - P202

스스로의 이야기를 듣지 않을 때, 스스로에게질문을 하지 않을 때, 얼마나 엉망이 되는지 우린 알고있잖아요. 그렇게 된 순간들을 세어 보고 있어요. 지혜롭지못했고 용기를 잃어버렸어요. - P203

조카의 주황띠를 보면 용감해진다. 로보트를 좋아하고태권도를 제일 열심히 하는 어여쁜 조카.
마음이 연약해질 때 주황띠를 보면 주먹을 뻗고 싶다.
구름을 뚫고 더 맑게 주먹을 뻗고 싶다. - P216

누군가에게 문학은 액세서리이고, 누군가에겐 지금 여기의좌표이며, 누군가에겐 사라진 세계이고, 누군가에겐 불행의역사이고, 누군가에겐 레저이며, 누군가에겐 직업이다.
문학을 마주하는 태도는 개개인이 다르고, 그 개인들도상황마다 다르다. 작품은 정지된 풍경처럼 고여 있기도 하고,
그 너머 운동하고 있는 시간을 보여 주기도 한다. - P219

결심은 거창해진다. 오늘의 것이 내일의 것을 잘 만났으면좋겠다. 휘발될 것들은 휘발되고 침전되어 있는 것들이미세하더라도 말이다. 그럼에도 결국 남는 얼굴과 풍경과문장. 그것이 시가 아니면 무엇일까. -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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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비례 5번으로 당선된 이은주 의원은 서울지하철공사에서 역무원과 노동조합 활동가로 27년간 일했다. 성균관대 재학 당시 친구였던 김귀정 열사의 죽음을 계기로 사회 운동에 꾸준히 참여해오다가 정치에 나섰다고 그가 전했다. - P252

국회는 직급 사회다. 보좌진 내에도 서열이 있다. 보통 국회의원 1명에 보좌진은 9명인데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급부터 9급 비서 각 1명이 팀을 이룬다. 그중 4급 보좌관은 법안 발의, 정책 질의, 상임위 활동 관련 자료 준비, 대외 업무 등을 맡는다.
2020년 기준 4급은 남성 비율이 90퍼센트 이상. 8급 9급은 60퍼센트 이상이 여성이다. 그러니까, 보좌관 10명 중 아홉은 남성인 것.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국회도 여성이 주로 낮은 직급에 분포돼있다. - P253

선출직 정치인은 보이는 곳에서, 보좌관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일한다고 보시면 돼요. 그래서 저는 보좌관을 ‘비선출직 정치인‘이라고 말해요." - P258

"이런 책 읽자고 해서 미안합니다."
《나, 조선소 노동자》(코난북스, 2019)로 글쓰기 수업을 하는 날 학인들에게 건넨 첫마디다. 이 책은 2017년 5월 1일 삼성중공업 크레인충돌사고로 6명이 죽고 25명이 크게 다친 사건을 기록한 르포다. 아무래도 끔찍하다. 저 멀리 거제도에서 배 만들다가 산재를 당한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서울 합정동에서 평일 낮 2시에 모여 앉아 글쓰기를 배울 정도의 시간, 돈, 문화자원은 가진 이들에게 어떻게 가닿을지, 나는조심스러웠다. - P274

현재로서는 최선 같다. 김도현은 ‘비일비재한 죽음‘이란 단어를 없애기위해 앞장서는 사람이다. - P277

"우리가 이룩한 것이 있다면 우리가 무너뜨린 것이 있지." - P289

TAS인터뷰는 삶과 삶의 합작품이라고 나는 말해왔다. 인터뷰 대상이전면에 드러나지만 그 결과물은 인터뷰하는 사람의 세계관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이다. 하고많은 사람 중에 하필 그 사람을 택하는 것,
인터뷰에서 나눈 이삼백 매도 넘는 녹취록에서 다 쳐내고 그 이야기만 남기는 것, 무수한 어휘들 중에 그 단어를 고르는 것 하나하나까지 인터뷰어의 선택이다. 그래서 만약 같은 인물을 10명이 인터뷰하면 10편의 결이 다른 글이 나오게 된다. -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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