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미끄러져 내려가고 있었다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르면서더 미끄러져 들어가고 있었을 때 - P100

너덜너덜 뜯긴식욕을 기다리며, - P109

내 눈을 보지 않고 우는 새에게 - P117

첫새벽에 바친다 내정갈한 절망을,
방금 입술 연 읊조림을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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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살다 보니까 저도 그 심정에 대해 조금 알 것 같아요.
제주 사람 정서로는 상상할 수가 없는 거죠. 제주 사람들은사돈, 팔촌, 동네 사람, 친구, 오빠 이렇게 다 연결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하루아침에 딱 돌아서기란 쉽지 않아요. - P146

육지랑 똑같네요. 똑같아요. 해녀 언니들한테 물어봤어요. 바닷속 연산호 봤냐고. 그랬더니 언니들이 산호가 뭐냐고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카메라로 찍어서 보여 줬더니 "아, 그게 소라 할 때 항상 있는 거" 하시더라고요. 언니들은 소라만 캐느라 산호는 관심도 없는 거예요. - P152

지금 하신 말씀이 너무 좋아요. 저는 제주 바람에는 아직도 적응이 안 돼요. 바람이 불어도 불안하지 않으세요? 풍랑이 오면 너무 위험할 때 빼고는 저는 우도봉을 걸어요. 그 바람이 너무좋아요. 바람이 불어서 파도가 뒤집어지고 풀이 한쪽 바람 방향으로 흔들리는 거 보면 잡생각이 사라져요. 속이 시원하고어지러웠던 게 다 날아가 버려요. 물론 태풍 바람은 무섭죠.
지붕이 날아와서 다칠 수도 있고요. 그 정도 아닌 바람은 괜찮아요. 자기도 회복력을 가지려고 불어대는구나, 얘도 그래야 살겠구나, 그러려고 이 바람이 부는구나, 하면 불안한 게없어요. - P154

부종휴 선생님과 30인의 꼬마 탐험대가 발견한 동굴은 그 유명한 만장굴이다. 1년 동안 5번의 탐사를 이어갔고, 만장굴7.4킬로미터 전체와 3개의 입구를 탐사하고 이를 세상에 알렸다. 부종휴 선생님은 길다는 의미의 ‘만‘ 그리고 제3 입구의 옛 이름인 ‘만쟁이 거멀‘의 장자를 따서 만장굴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1947년 2월 24일 ‘만장굴‘ 선포식을 했다. - P167

제주에는 괸당 문화가 있다. 괸당은 친족과 외척을 아울러 이르는 말인 ‘권당‘의 제주말이다. 친가를 성펜괸당, 외가를 웨펜괸당이라고 하고, 결혼해서 생긴 괸당을 처괸당, 시괸당이라고도 부른다. 친척 관계인지 굳이 따져 보지 않더라도섬의 특성상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다. - P175

당장 섯알오름에 가 봐야겠다. 정마트에서 섯알오름까지는 차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짧은 시간 동안 70여 년 전 트럭도 어쩌면 이 길을 달렸을까, 트럭 안에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했을까, 하는 생각을 떨쳐 내기가 어려웠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천천히 걸어 섯알오름 정상에 섰다. 70여 년 전 이곳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그 내용이 상세하게 전해지고 있다. - P195

제주도에서 상하이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 반, 오사카까지도 1시간 반이면 닿는다. 제주에서 서울까지가 1시간 거리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중국과 일본이 거리상으로 얼마나 가까운지 알 수 있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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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의 눈동자를 들여다본다 - P91

거울 속에서 겨울이 기다리고 있었어 - P93

이 도시의 고통이 가만히 앞질러 가면나는 가만히 뒤처져 가고 - P95

따가운 혀로 밀어 뱉어낸 네가돌아가 나를 들여다볼 때까지 - P96

내 눈은 두 개의 몽당양초 뚜욱뚝 촛농을 흘리며심지를 태우는데요 그게 뜨겁지도 아프지도 않은데요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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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슬로우 퀵퀵. - P199

내가 탱고를 시작한 것은 감정을 되찾기 위해서였다. 나이를 세는 숫자가 늘어날 적마다 나는 무언가 하나씩을 잃어버려야 했다. 시력을 잃었고, 친구를 잃었고, 연인을 잃었고, 가족을잃었다. 그리고 마침내는 감정을 잃어버렸다. 하루라는 시간이기쁜 일도 슬픈 일도 없이 그냥 흘러갔다. - P200

"나를 찾아오는 이들의 열정과 의지를 막을 권리가 내게는없어요. 춤은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춤은 함께하는 거예요. 더구나 탱고는 보는 사람들조차 힘든 무도곡이거든요." - P201

"실례인 줄 알면서 눈을 뗄 수 없었어요. 신기해서가 아니라 부러워서요. 내 아이가 차라리 선생님 같은 시각장애인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미안합니다. 남의 불행을 가볍게 생각하는 스스로가 옹졸하고 부끄럽네요." - P205

"장애아를 낳으면 죄인이 돼야 하나요? 그게 사회적으로지탄받아야 할 사실인가요? 그럼 저는요, 저는 죄의 근원인가요?"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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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글을 써요. 10대 때는 최고의 유작을 한 편 남기고서른 살 전에 요절하는 게 내 꿈이었어요. 그런데 서른을 넘기면서 꿈을 정정했어요. 내 꿈은 무병장수예요. 누가 봐도 호상이라고 할 때까지 살면서 글을 계속 쓰는 게 내 꿈이고 목표예요."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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