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살다 보니까 저도 그 심정에 대해 조금 알 것 같아요. 제주 사람 정서로는 상상할 수가 없는 거죠. 제주 사람들은사돈, 팔촌, 동네 사람, 친구, 오빠 이렇게 다 연결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하루아침에 딱 돌아서기란 쉽지 않아요. - P146
육지랑 똑같네요. 똑같아요. 해녀 언니들한테 물어봤어요. 바닷속 연산호 봤냐고. 그랬더니 언니들이 산호가 뭐냐고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카메라로 찍어서 보여 줬더니 "아, 그게 소라 할 때 항상 있는 거" 하시더라고요. 언니들은 소라만 캐느라 산호는 관심도 없는 거예요. - P152
지금 하신 말씀이 너무 좋아요. 저는 제주 바람에는 아직도 적응이 안 돼요. 바람이 불어도 불안하지 않으세요? 풍랑이 오면 너무 위험할 때 빼고는 저는 우도봉을 걸어요. 그 바람이 너무좋아요. 바람이 불어서 파도가 뒤집어지고 풀이 한쪽 바람 방향으로 흔들리는 거 보면 잡생각이 사라져요. 속이 시원하고어지러웠던 게 다 날아가 버려요. 물론 태풍 바람은 무섭죠. 지붕이 날아와서 다칠 수도 있고요. 그 정도 아닌 바람은 괜찮아요. 자기도 회복력을 가지려고 불어대는구나, 얘도 그래야 살겠구나, 그러려고 이 바람이 부는구나, 하면 불안한 게없어요. - P154
부종휴 선생님과 30인의 꼬마 탐험대가 발견한 동굴은 그 유명한 만장굴이다. 1년 동안 5번의 탐사를 이어갔고, 만장굴7.4킬로미터 전체와 3개의 입구를 탐사하고 이를 세상에 알렸다. 부종휴 선생님은 길다는 의미의 ‘만‘ 그리고 제3 입구의 옛 이름인 ‘만쟁이 거멀‘의 장자를 따서 만장굴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1947년 2월 24일 ‘만장굴‘ 선포식을 했다. - P167
제주에는 괸당 문화가 있다. 괸당은 친족과 외척을 아울러 이르는 말인 ‘권당‘의 제주말이다. 친가를 성펜괸당, 외가를 웨펜괸당이라고 하고, 결혼해서 생긴 괸당을 처괸당, 시괸당이라고도 부른다. 친척 관계인지 굳이 따져 보지 않더라도섬의 특성상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다. - P175
당장 섯알오름에 가 봐야겠다. 정마트에서 섯알오름까지는 차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짧은 시간 동안 70여 년 전 트럭도 어쩌면 이 길을 달렸을까, 트럭 안에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했을까, 하는 생각을 떨쳐 내기가 어려웠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천천히 걸어 섯알오름 정상에 섰다. 70여 년 전 이곳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그 내용이 상세하게 전해지고 있다. - P195
제주도에서 상하이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 반, 오사카까지도 1시간 반이면 닿는다. 제주에서 서울까지가 1시간 거리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중국과 일본이 거리상으로 얼마나 가까운지 알 수 있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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