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영채는 원한을 예로 들며 그것이 문명과 관련된 것처럼 보일 때조차 "스스로를 드러내는 과정에서는 자기 시대의육체를 빌리지 않을 수 없다" (457쪽)라고 썼습니다. - P263

그래서 저는 진짜 문제는 전업 평론가의 불가능성이 아니라 겸업 평론가의 불가능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P255

‘전업 평론가‘로 산다고 하면 주변에서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합니다. 제주로 내려온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이 일을 시작했으니 벌써 6년째군요. - P249

사람이 얼마나 불우한 삶에 뒤틀려야 평론가 같은 게 되고 마는 걸까요? 물론 상대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작품을 보기 전부터 박살내버리겠다고 벼르고 있는 평론가와 그런 평론가에게 당신이 쓰는 글은 게으른 낙인찍기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멍청한 의견의 나열에 불과하다고 화를 내는 창작자 사이의 으르렁거림은 지루할 만큼 그 역사가 깁니다. -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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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 단어와 문장이 아버지가 살았던 세계이자 내가 살았던 세계이기도 한 곳의 한계와 색깔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어떤 단어를 다른 단어로 받아들이는 법이 없었다. - P40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의 욕망 앞에 무릎을 꿇었던 것이다. - P65

거기, 소설보다 더 큰 삶이 있다. 나의 아버지와 내가 떠나온 세계가 있다.
당신은 어떠한가?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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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땠어?"
"미묘하게 평범한 맛이면서, 또 향은 엄청 풍부하네? 뭐야, 이 커피?"
"실험실에서 재배된 커피래. 농약도 안 쓰고 물도 엄청 안 쓴대. 전 세계의 바리스타들한테 평가해달라고 샘플을 보낸 거야. 뭐라고 평가하지? 맛있는 원두들을 아무렇게나 막 섞은 것 같은 느낌이긴 한데……."

쿠키를 먹고 물을 마신 다음, 현정은 과감한 행동을 했다. 쓰러진 책꽂이 너머로 팔을 깊숙이 넣어 다른 책꽂이에서 떨어진 책들을 이쪽으로 끌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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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나라에 살았다는 어떤 왕의 말처럼 인생이 결국엔 헛되고 헛된 것에 불과할지라도. - P41

"산책 잘하고 와." - P41

가끔은 씨를 뿌리고 수확을 하는 문제에서, 지상의 온갖 피조물 중 단지 우리 인간만이 사물의 이런 순환을비난하며, 모든 사물의 순환이라는 불멸성을 넘어, 우리에게 개인적이고 고유한, 특별한 불멸성을 가지려한다는 것이 얼마나 특이한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한다.
-헤르만 헤세 헤르만 헤세의 문장들,
홍성광 엮고 옮김, 마음산책 2022, 57~58면.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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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이 올 거예요." 어제부터 나는 배를 움켜쥐고 신호를 살피며 기다린다.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나는 다만 그것이 천천히 죽어가다가 사라지고, 피로 가득 찬 주머니 안에 잠긴다는사실만을 알고 있다. 끈적거리는 분비액으로...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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