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와 함께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국감의 대화는 일상적이거나 직관적이지 않다. 일반 시민들이 한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와 통계자료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바로 그곳에서 시정된 것들이 우리일상을 쥐락펴락한다는 걸 이제는 안다. 그러므로 시간 내서 국감 영상을 챙겨 본다. 우위를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절박한 문제들이 테이블 위에 오른다. - P150

욕실은 주로 혼자 머무는 공간이다. 그곳에선 다른 누구도 아닌 내 얼굴만 마주하면 된다. 나의 욕실은 서재건너편에 있고 거기엔 작은 욕조가 있다. 전에 살던 집주인이 두고 간 욕조다. 그 욕조는 아름답지만 매일 목욕하는 건 사치니까 보통은 샤워만 하고 나온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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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지금 관심사는 뭔가요.
예전에는 극단적인 사람, 연쇄살인범, 이런 이야기에 끌렸어요. 그런데 지금은 연쇄살인범보다 ‘연쇄살인범의 아들‘에게 더 끌려요. - P39

재미와 의미는 마치 다른 방향으로 뛰어가는 두 마리 토끼 같아서 동시에 잡기 힘들다고들 한다. 하지만 어쩌면 이 또한 우리가 만들어낸 양자택일의 고정관념 중 하나에 불과할지 모르겠다. - P31

박해영 작가는 그런 드라마를 쓴다. 해방, 추앙이라는 말로 일상을견디는 사람들의 마음 깊숙한 곳을 흔든다. 내성적이고 의욕이 없는,
내가 숨기고 싶은 일면을 정면에 드러낸 캐릭터를 만든다. - P49

대사의 골조는 빤하고 하고자 하는 말의 핵도 빤해요. 자기감정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사람이 한 페이지 분량으로 중언부언할 얘기도 사실 한줄로 딱 끝내버릴 수 있거든요. 웬만하면 인물들이 그런 대사를하게 하자는 주의예요. 그래야 보는 사람도 쾌감이 있고 보면서 딴생각하지 않게 되고요. 염미정과 구씨는 딱 골조만 이야기하잖아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고 반면 말맛이 있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런인물들은 수다를 떨게 하는 거죠. - P51

맞아요. (웃음) 하루는 선생님이 저를 불러 "꿈이 뭐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없다고 했죠. 그랬더니 작가 한번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처음으로 타인의 눈으로 제 재능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 P55

서숙향 작가의 명대사는 당장 따라 하고 싶게 만드는 명랑함과 발칙함으로 빛난다. "예, 솁" (공효진), "봉골레 파스타 하나!" (이선균)처럼 별것 아닌 한마디가 그의 아기자기한 로맨스를 통과하면유행어가 된다. "자기 인생에 물음표 던지지 마. 그냥 느낌표만 던져"
(조정석)같이 어떤 대사들은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쓰인 것처럼 배우 본연의 매력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 P61

한편의 시트콤을 완성할 때도 작가마다 장기가 달랐을 텐데요가님은 유머나 캐릭터보다 상황극을 만드는 데 관심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어렸을 땐 제가 뭘 잘하는지 모르잖아요. ‘너는 상황 만드는 걸 잘하는구나‘ 사람들에게 그렇게 인지된 후에는 복잡한 상황 설정이 필요한 아이템이 전부 저한테 왔죠. - P75

조연의 가치를 아는 특출난 신인이쯤 되면 <갯마을 차차차>는 로맨틱 코미디를 가장한 ‘자기 계발극‘
인가. 3월3일 서울 상암동에 있는 신인 작가 양성소 오펜(O‘PEN)에서 ‘인생 2회차‘를 사는 것 같은 신하은 작가를 만났다. - P79

가볍게 둘러보기만 해도 작업실에 쌓인 작가님의 시간들이 느껴집니다.
대부분의 작업은 이 작업실에서 진행하나요.
아무래도 그렇죠. 외부 스케줄이 없을 때는 큰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준 뒤 곧바로 작업실로 옵니다. 보통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 정도까지 여기서 보내는데, 내내 글만 쓰면 좋겠지만 그렇게는 잘 안되더라고요. 고민만 하다 시간 맞춰 집에 가는 경우도 많고, 사실 시나리오를 완성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중 80~90%는 그냥 괴로워하는 게 일인 것 같아요. - P91

세계에 관심이 많죠.
관심이 너무 많아서 힘들어요. (웃음) 관심이 너무 많아서 허무주의에빠지지 않도록 노력하죠. 저는 냉소적인 태도가 가장 좋지 않다고 생698195 1954가하고 최대한 그러지 않으려 해요. - P99

어딘가 삐딱해 보이지만 재기발랄함을 잃지 않고, 보는 이들게 하지 않으면서 현실을 능수능란하게 풍자하는 능력, 딱히 도덕적이거나 교조적이지 않은데 다른 작품에서 잘 비추지 않던 이들의 이야기를 끄집어오는 기술, 예상치 못한 곳에서 피식 웃음을 터트리게하는 유머와 반전 윤성호 감독 작품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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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서 ‘오 반장‘의 사정이 충분히드러나지 않은 것 같아요. 내내 오해만 받다가 퇴장한 것 같아 무척 미안한 마음입니다. 나중에 다른 작품에서 온전한 이름을 가진 인물로 다시 만나면 좋겠습니다. - P67

강보라 마지막 문단의 ‘즐거웠다‘는 표현은 씁쓸한자조일 수도, 뒤늦게 찾아온 동지 의식에서 비롯한말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우붓에서의 시간이 ‘나’에게 새로운 의미를 띄게 되었다는 뜻일지도요. - P73

우리 부부는 식탁에 마주 앉았다. - P81

"한번 해보려고. 열심히 할게."
"열심히‘ 문제가 아니잖아."
"딱 1년이야."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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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쓰기 무섭고 싫으니까. - P77

그때부턴 모든 게 잘됐습니다. 거짓말처럼. - P79

인생이라는 게 두 개를 다 가질 수는 없는 거니까요. - P96

누군가의 선택이 한 사람을 살린 거죠. - P112

작가님. 그런데요. 저는 블로그를 하나 하고 있는데사람들이 글을 읽고도 댓글을 안 달아주거든요. - P140

바로 그래서 함정이 생기는 거고요. - P136

그 뒤로 지금까지 신문, 잡지, 사보 등 각종 매체들에 돈을 받고 글을 써서 넘기는 필자 생활을 근 30년째 해오고 있고, 음악 비평가 혹은 동호인으로서 일간지에 제 이름을 걸고 칼럼 연재를 하기도 했고, 문화 전반을 다루는 잡지도 직접 만들어서 발행인 겸기자도 해보고, 그러면서 여기까지 왔죠. - P134

그러곤 음악이 딱 끝났고 마이크가 들어왔죠. 무슨음악을 하길래 이름이 그러느냐 웃으면서 물어보는디제이에게 전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고, 그렇게 PC통신 음악 동호회에서 장난처럼 벌였던 일은 졸지에전 국민을 상대로 한 거대 사기극으로 확대가 되어버립니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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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점장은 파란색 플러스 펜으로 상수의 셔츠 주머니아래를 찔렀다. "뭔데, 너? 너, 너, 뭐냐고?" 허연 입김이사납게 터졌다. - P7

경필이 고소하다는 듯 낄낄거렸다. "야, 은행원은 할 만하냐?" - P21

홍 팀장은 선선히 웃으며 잔을 마저 비우고 받았다.
"그러니까 사귀면 사귀는 거잖아. 내가 형사 나부랭이도아니고 팀장인데 얘기 못 할 건 뭐야, 안 그래?" 홍 팀장은 좌중을 쓱 둘러본 다음 수영을 쳐다봤다. "안 주임, 정청경이랑 사귀어, 혹시?" - P29

"나 걔 좋아해." 상수가 보지 않은 채 내뱉었다.
"누가 몰라?"
"나 안수영 좋아한다고!"
"그러니 닥치고 가만히 있으라고, 좀!" 경필은 담배를탁탁 털어 껐다. - P33

"아니에요, 내 마음이 그렇지가 않아요." 상수는 수영을간절히 쳐다봤다. "알잖아요, 내가 무슨 말 하는 건지."
"모르고 싶은데요." 수영은 상수를 보지 않은 채 핸드TES폰을 쥐었다. "더 할 말씀 있으신가요?" - P37

수영은 상수가 계산한, 아직 뜯지도 않은 유자차를 들어 보였다. 쓰레기통 뚜껑을 밀고 가볍게 던져 넣었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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