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엔과 둘이서 기절 놀이를 했다. 재미있었다. 한 사람 뒤에또 한 사람이 서서 두 팔로앞사람을 안고 가슴을 최대한 세게 누르는 동안, 앞사람은 숨을 내쉬어 허파를 비운다. 한 번, 두 번, 세번, 온 힘을 다해 눌러 가슴속에 공기가 하나도 남지 않게 되면 귀에선 윙윙 소리가 나고, 머리가 빙빙 돌고, 기절해버리는 것이다. 그 느낌은 감미롭다. 어디론가 떠나는 듯한 느낌이야, 에티엔은 말했다. 그렇다, 아니면 거꾸로 뒤집힌 듯한 느낌, 혹은 물에 빠진 듯한 느낌……… 아무튼 정말 묘한 쾌감이다! - P38
맙소사, 바깥에선 비올레트 아줌마가 기다리고 있었다. 장 보러나왔다가 틈을 내서 날 데리러 온 것이었다. 우리 도련님, 뭔 걱정거리라도 있어? 얼굴에 다 씌어 있는데! 내 얼굴에? 오리 알처럼하얘졌잖아. 무슨 소리야? 맞아! - P43
찜질, 가글, 목에 바르는 약, 휴식, 다 좋다. 하지만 최고의 치료는 아줌마 냄새를 맡으면서 잠드는 것이다. 아줌마는 내 집이다. 아줌마에게선 왁스, 채소, 장작불, 까만 비누, 표백제, 오래된 포도주, 담배 그리고 사과 냄새가 난다. 아줌마가 날 품 안에 안고 숄로덮어줄 때, 난 내 집으로 들어간다. 숄을 뒤집어쓰고 있으면 아줌마의 말소리가 웅얼웅얼 들린다. 그 소리를 들으며 난 잠이 든다. 깨어 보면 아줌마는 없지만 숄은 여전히 날 덮고 있다. 우리 도련님이 꿈속에서 길 잃을까 봐 덮어준 거야. 길 잃은 개들도 사냥꾼의 옷 냄새를 맡고 돌아오거든!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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