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말의 종류는 그것을 듣는 사람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 그의 눈이 "가늘어지면서 번들거리는" 것은 그가 당신의 말을 믿지않기 때문이다. 당신이 느낀 게 고통이 아니라 쾌락이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사건의 "세부사항"을 듣기원하고 그것을 포르노그래피처럼 즐긴다. - P59
그럼에도 여전히 이 시 안에는 ‘지금‘과 ‘여기‘가 있고, 무엇보다도 내가 있다. 구조가 폭력적일 때 그 구조의 온순한 구성원으로 살아온 사람은 축소해 말해도 결국 ‘구조적 가해자‘일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이 점을 자인하는 부끄러움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으리라. - P61
잠시 울고 서 있을 네 모습을, 이윽고 네가 찾아 헤맬 모든 길들을, - 가다가 아름답고 슬픈 사람들을 만나면그들의 동냥바가지에 너의 소중한 은화 한 닢도기쁘게 던져 주며마침내 네가 이르게 될 모든 끝의시작을 ! - P66
그런 아이를 보며 시인은 바로그 문장을 적는다. "이상하지 살아 있다는 건 참 아슬아슬하게아름다운 일이란다." 비록 깨어지기 쉬운 아름다움이지만 삶은 아름다운 것이 될 수 있다는 것. 훗날 아이가 자라면 "새로운 눈"을달고 세상에 출근해야 하겠지만, 적어도 지금 아이에게 주어진 삶은 아름답기만 해야 마땅하다는 것. - P69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많은 사람이 생의 어느 국면에서문득 최승자의 편지를 받는 일은 계속될 것이다. - P70
너희들이 그처럼 행복하게 서로를 어루만지는 것은, 애무가 시간을 멈추기 때문이다. - P84
적어도 시에서는 그렇다. 위대하다는시인들의 시를 읽으면서 그들의 답에 놀라본 적이 별로 없다. 그답은 너무 소박하거나 반대로 너무 거창했다. 그러나 누구도 시인들만큼 잘 묻기는 어렵다. 나는 그들로부터 질문하는 법을, 그 자세와 열도와 끈기를 배운다. 그것이 시를 읽는 한 가지 이유다. 인생은 질문하는 만큼만 살아지기 때문이다. - P87
나는 너무 놀라번개같이번개같이 사랑을 발명해야만 했네 - P92
다시, 이영광의 「사랑의 발명」은 ‘무정한 신 아래에서 인간이인간을 사랑하기 시작한 어떤 순간들의 원형‘을 보여주는 시다. 나는 인간이 신 없이 종교적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를 생각하는 무신론자인데, 나에게 그 무엇보다 종교적인 사건은 한 사람이다른 한 사람의 곁에 있겠다고, 그의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무신론자는 신이 없다는 증거를 쥐고 기뻐하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염려하는 사람이다. 신이 없기 때문에 그 대신 한 인간이 다른 한 인간의 곁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이세상의 한 인간은 다른 한 인간을 향한 사랑을 발명해낼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는 신이 아니라 이 생각을 믿는다. - P97
인간이 아프게 인간적일 때, 자연은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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