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 남자의 사진을 세장, 본 적이 있다. - P7

"어머, 흉측한 아이잖아!"
몹시 언짢은 듯 중얼거리고, 송충이라도 털어낼 때와 같은 손놀림으로 그 사진을 내던질지도 모른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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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을 연 채 잠이 들었다.
꿈속까지 부드러운 자들이 밀려들어왔다 - P28

조금씩 숨을 얻어가는풍등처럼 - P29

멀어짐으로써 완성되는빛의 자리로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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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확신하지 않으면 단 한 발짝도 뗄 수 없는 일이라는 것도. 그래서 더욱 피하고 싶었다. 그런 나를이렇게 잡아 앉힌 강설애 편집자는 이 책의 또 다른 저자다. 출판계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은 나의 영원한장래희망이다. 책 팔아서 버는 돈이 생긴다면책 사는데 쓸 것이다. - P11

책을 펴자마자 쏟아진 문장 앞에나는 얼굴을 묻고 울었다.

나는 그것이 아버지가 내게남긴 사랑이라고 제멋대로 생각하기로 했다. 살면서가끔 필요하고 때로 간절했던 ‘부정‘의 결핍을 나는 그런 식으로 채우곤 했다. - P17

아버지의 부재와 마찬가지로 엄마의 ‘있음‘ 역시 나는 김애란의 소설을 통해 극복했다. - P21

자신이 경험한 세계 바깥을 상상해 보지 못한 채 좁아진 엄마의 삶은 직접적으로 딸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남편이 벌어 오는 돈으로 살림만 하고 살면 얼마나 좋아." 그런 엄마를 조롱하며 싸웠지만, 엄마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주부‘로 살 때였고, 그래서딸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그 말에 담겼음을 뒤늦게 헤아리고 한참을 후회했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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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헛것들. 빛의 자격을 얻어 잠시의 굴절을 겪을 때, 반짝인다는 말은 그저 각도와 연관된 믿음에 불과해집니다. 우리는 같은 비밀을 향해 취한 눈을 부비며 나아갈 수 있을 테지요. 두 눈이 마주치면 생겨나는 무한의 통로 속으로. 이미 깊숙해져 있는 생각의 소용돌이를 찾아. 떠올린다는 말에 들어 있는 일렁임을 다해서.

서로의 눈 속을 걷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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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후 며칠이 지나자 나는 자꾸만 그 다방에 다시가 보고 싶어졌다. - P29

침침한 조명에 익숙해진 후, 다시 한번 휘둘러보아도 아는 얼굴은 없다. 내가 제일 먼저 온 모양이다. 콤팩트를 꺼내 얼굴을 비춰 본다. 눈 화장이 암만해도 눈에 거슬린다.
눈을 크고 맑게 보이게 하기는커녕, 잘하면 곱살하게 보일수도 있을 눈가에 잔주름을 노추(老醜)로 만들어 강조하고있다. 눈가뿐 아니라 얼굴 전체가 몰라보게 늙어 있다. 연일의 겹친 피로 때문일까? - P41

매사를 이런 투로 그에게 장단을 맞춰야 했다. 난 그게서툴렀다. 그도 그것을 알고 있어 젠장 서로 장단이 맞아야뭘 해 먹지 하는 투정을 자주 했다. - P47

"예뻐졌다, 얘."
"정말 몰라보게 예뻐졌어."
이십여 년 만에 만난 친구라면 우선 눈에 띄는 게 늙음일게다. 그런데도 그 대목은 살짝 건너뛰어 다만 예뻐졌다고한다. 그게 아마 서울식 인산가 보다. 나는 뭐라고 답례를해야 할지를 모른다. 그냥 나를 시골뜨기처럼 느낄 뿐이다. - P51

분명히 내 내부에는 유독 부끄러움에 과민한 병적인 감수성이 있어서 나는 늘 그 부분을 까진 피부를 보호하듯 조심조심 보호해야 했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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