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뻔했던 사람이 그렇듯 나는 도착한 공항에서 언제나 은은한 희열에 차 있다. 밀려 있는 일도, 추레한 몰골도그저 감사하다. 피곤함도 달고 맛있기만 하다. - P82
<Man on the Moon>을 보고나서 내가 소소하게 고집을부리며 따라 해보는 일이 있다. - P95
그렇게 원래 가진 모양과는 다른 새로운 것으로 이름은 우리 각각의 선두에 서는 것이다. ‘기녀‘라는글자와 어머니의 이름 ‘기녀‘는 같지 않다. 내 이름 ‘수진‘과 ‘수진‘이라는 글자도, 그리고 물론 당신의 이름과 그 이름의 글자도 그럴 것이다. - P55
잡초는 눈에 띄는 대로 뽑고, 고추들은 올겨울에 뽑는다는 이 밭의 질서가 세워졌다. 생명의 질서에 따라붙는 슬픈 기운을 어렴풋이 느꼈지만 이것도 어쩐지 잡초 같은 감정 같아 얼른 싹 뽑아냈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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