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터가 발달한 나라에서는 깍지를 끼는 과정도 섬세하다1. 나란히 걷는다 웃음을 누른다2. 주머니 속의 순록을 살살 흔든다3. 허벅지와 순면 사이의 보풀을 느낀다4. 손톱 밑이 가렵도록 손을 데운 뒤6. 눈 녹는 것처럼∞. 손가락에 손가락을 섞는다 - P78
그는 정말로 광견병에 걸린 걸까요아님 노견을 보내고 무지개를 그린 걸까요 - P80
나아가는 방식에도 자유가 있다니팔로 만든 아치에도 형식이 있다니사람들은 어떻게 하트를 그리는 걸까물을 밀며 물을 마시며 물과 싸우다물배가 차서 수박처럼 동그래지고 - P82
그러니 우선 자유부터 익혀야 해요몸에 힘을 빼고 엄마? 수박에 줄을 긋듯이물속에서 마음껏 일그러져도 괜찮아 - P82
당신의 언어는 팽이처럼 저를 곤두선 채 돌고 싶게 만듭니다. - P86
‘좋은 시’는 언제나 절박함 속에서 태어납니다. 그건 틀림없어요. 시는 아무때나 태어나고 심지어 능숙한 손길에 의해 조탁, 가공, 직조가 가능하지만 ‘좋은 시’는 다릅니다. ‘좋은 시‘는 절박함이란 산도(産道)를 경험합니다. 좁고 어둡고 축축한 길을 통과하며 절박함이 만들어낸 압력을 견디며 태어납니다. 가까스로, 위험을 뚫고, 쓰는 자도 태어나는 말도 밀어내고 밀리는 엄청난 힘을 겪어야 탄생할 수있지요. 당신의 시는 세상의 비탈진 곳에서 태어나 이렇게아름답군요.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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