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 나는 늘 어딘가에는, 기면증 환자들로 가득 찬 세상이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서로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웃으며 기절하고, 기절하는 시간에는서로에게 ‘잘 기절하라‘라고 인사를 나누고, 깨어나면 ‘잘 기절했느냐‘라며 안부를 물을 것이라 생각했다. 웃을지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나는 지금도 진지하게 그리 생각한단다. - P13

지구의 하늘에는 별이 빛나고 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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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무어라 부르면 좋을까.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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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무어라 부르면 좋을까. - P142

**론 마라스코·브라이언 셔프의 「슬픔의 위안 (김설인 옮김, 현암사 2012)에 따르면
"슬픔(grief)이란 말의 어원은 무겁다는 뜻의 중세 영어 gref"에서 기원한다. - P144

-이 개에게 조금만 더, 잘해줄게. - P145

아무것도 말해주지않아도, 숨기려 해도, 오랫동안 샅샅이 관찰하는 눈은 다알고 있다. 그 눈빛이 사랑이라는 것을 안다. 나의 눈동자에 비쳤던 온갖 사랑을 나는 개의 눈동자에서 다시 본다. - P146

*탄이와 공놀이를 할 때 탄이는 오직 공에 집중한다.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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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매실나무 꽃의 향은 무척 강하다. 아직 추위가 다 가지않은 계절,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올 때 꽃향기가 난다면 주변을둘러보길. 그곳에 매화가 있을 것이다. 매화 향기는 기록이 불가능한 식별키다. 향기는 매화를 사진이나 그림이 아닌 실제로 보아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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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매실나무 꽃의 향은 무척 강하다. 아직 추위가 다 가지않은 계절,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올 때 꽃향기가 난다면 주변을둘러보길. 그곳에 매화가 있을 것이다. 매화 향기는 기록이 불가능한 식별키다. 향기는 매화를 사진이나 그림이 아닌 실제로 보아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 P111

내 창문 너머 보이는 이태리포플러처럼 누구에게든 일정한거리를 두고 만나게 되는 나무가 있지 않을까? 아파트 거실 창문으로 보이는 느티나무, 회사 각자의 자리에서 보이는 은행나무,
교실 창밖 양버즘나무 등 그저 멀찍이서 존재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안정감이 드는 그런 나무 말이다. - P121

식물은 언제나 인간의 생각을 넘어선다. 수련 중에는 잎의 지름이 3미터가 넘고, 물 위에서 최대 40킬로그램의 중량을 감당할수 있는 종도 있다. 그것은 바로 아마존빅토리아수련, 우리나라에서 ‘큰가시연꽃‘이라고도 불리는 식물이다. - P127

지난주 제주의 정원 한곳에서 이제 막 수련 꽃이 핀 것을 봤다. 다가오는 여름에도 수련의 너른 잎은 물속에 사는 생물들의그늘이 되어주며 기후변화로 높아져가는 물의 온도를 낮춰줄 것이다. 언제나 인간이 벌여놓은 일로 인한 후유증을 안고 살거나해결해야 할 몫은 인간이 아닌 생물에게 주어지는 것 같다. - P130

얼마 전 지인과 대화를 나누는데 그가 평소 카페에서 자주 먹던 히비스커스차의 주인공인 히비스커스가 우리나라의 국화인무궁화와 가족인 걸 알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궁화는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서인지 예뻐 보이지도 않고 차로 마실 엄두도 안 나는데, 히비스커스는 왠지 예쁘고 신비감 있어 보인다고솔직한 마음을 덧붙였다. 나는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이런 심리가잠재해 있을 거라 생각한다. - P137

우리나라에서 가장 다양한 이름을 가진 식물은 벼일 것이다.
볍씨가 껍질에서 분리되는 순간 쌀이 되고 쌀은 밥으로 변형돼 조리 상태에 따라 고두밥, 된밥, 진밥, 선밥 등이 된다. 심지어 민속신앙에서 제사 때 신 앞에 놓는 밥은 메밥, 이 메밥을 작은 놋쇠 솥에지으면 노구메, 굿을 할 때에 물에 말아 던지면 물밥, 혼령에게먹으라고 주면 여동밥 등이 된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한국민속사는 벼와 운명을 같이한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 P161

우리나라에서 라탄이 흔히 받는 오해가 한 가지 있다. 라탄의재료가 종종 등나무로 번역되는데, 이 등나무는 우리가 잘 알고있는, 봄에 보라색 꽃을 피우는 등나무와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우리나라 학교 운동장의 등나무는 콩과이며, 라탄의 재료로써 등나무로 오역되는 식물은 야자나무과이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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