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는 혼자 살면서도 옛날에 크게 살림하던 버릇을 버리지못해 김치며 장아찌 같은 걸 자꾸 담갔다. 그 뒤치다꺼리는자연스럽게 내 몫이 되었다. 며느리랑 같이 살 때는 아마며느리가 했을 것이다. - P184

그렇게 말하며 두부 할머니의 손을 가져다가 힘을 실어꾹꾹 눌렀다. 두부 할머니는 시원한지 대꾸도 안 하고 잠자코 있었다. 나는 얼마간 마사지를 하다가 두부 할머니에게질문을 던졌다. - P188

김영순님 전화받아주세요. 드릴 말씀이 있어요.
-월세 올리는 조건으로 재계약 가능합니다.
-다시 연락해주세요.
저는 퇴거 조치에 응하지 않겠습니다. - P190

어떤 말들은 오히려 입 밖에 냄으로써 그것을 진심으로 믿게 되어버리기도 한다. 그 전까지 항상 의문으로 남아 있던 것들이 오히려 발화를 통해 명백해져버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나의 명백한 진심인 것은 아니다. - P193

사전 교육을 듣던 누군가 내게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시터가 고된 노동이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으셨나요? 나는 그질문을 받자마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을 내놓았다.
이 일은 고되다 못해 서러운 노동입니다. 가족 사이에 끼어들어 어느 정도의 친밀감을 형성하되, 분명한 선을 지켜야만 하고 가사 노동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제 몫의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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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손으로 머리를 감았다. - P91

하루에서는삼십 분이 삭제된 것처럼. - P95

만약의 물을 미리 마실 수는 없는가. - P99

목을 보호하며한겨울 같은 이빨을 키운다면어떠한가. - P99

왜 그에게는실망의 표현이 존재하지 않는가. - P103

나를 믿어 마지않는 그에게나는 어찌하면 좋은가.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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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있지 않으면서 그곳에 있는 것." 자리의 곤경. 이것이바로 뿌리 깊은 "소요", "자리 옮김"의 어려움이다. "소요"란 폭력적인 행동이 초래하는 거대한 무질서다. 자리 옮김에는 폭력, 즉찢김의 폭력이 있다. 결코 정돈될 수 없을 어떤 것이 있다. - P87

실제로 우리는 어떤 곳에도 뿌리내리지 않는 것을 강점으로생각할 수 있다. 고정된 자리가 없다는 것. 하나의 사회적 공간에서 다른 사회적 공간으로, 하나의 시대에서 다른 시대로 이동할수 있다는 것, 다른 사람들의 자리에 처함으로써 그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이 역시 하나의 특권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온전히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간격을 느끼는 것은 우리가 맹목적으로 승인하지 않도록 보호하고 모든 형식의 인간 연구에 필요한비판적 거리를 만들어 준다. 이것이 바로 역사학자 로맹 베르트랑이 매우 분명하게 주장했던 바이다. "안에 존재하기보다는 "사이에 존재하기, 안주하지 않고 항상 자리를 바꾸기, 나아가 이런본성적 "불안"은 어쩌면 인문학의 소명을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P89

불손함은 그러므로 제자리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자리를 얻고자 하는 야망이자 갈망, 욕망이고, 우리와 어울리는 자리, 우리를 나타내고 표현하는 자리를 직접 창조하겠다는 각오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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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 마. 독이 들었을 수도 있어."
"왜 그래. 법인장 준비 잘하라고 주신 건데."
수한은 초콜릿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물었다. - P90

"별로지? 이게 아빠가 고른 게 아니라...."
"새거 필요했는데 어떻게 알았어요?" - P94

"가서 밥만 먹으면 되는 거지?"
그러자 수한이 리수한의 손을 덥석 잡았다.
"정말 고맙다. 진짜 고마워." - P79

"아무래도 네가 사람들이랑 잘 지내잖아."
"너보다는 잘 지내긴 하지."
리수한은 수한의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7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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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모는 이 사실을 몰랐다. 그즈음부터 나 역시 이모에게연락을 끊었으니까. - P99

안진역을 지났을 무렵 비가 오기 시작했다. - P62

유자는 딸 은율을 구급차 안에서 낳았다. 성미도 급하지 아니면 참을성이 부족했거나. 당연히 은율에 대해서가 아니라 자신에대해서 하는 생각이었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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