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싯 몸이 말하는 ‘좋은 문장‘의 정의를 단서로본서에 담긴 고다 아야의 문장의 매력을 조금 더 자세히 서술해보겠다. - P221

그에 비해 좋은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의 솔직한 문장은 저자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불러일으킨다. ‘예의를 존중하고‘는 어떠한가. 저자는 나무를보러 갈 때마다 많은 친절을 경험한다. - P223

‘너무 고지식하지 않은‘ 성격은 여기저기서 조금씩 볼 수 있다. "꼴찌는 약한 몸으로 간신히 살아가는 허약하고 열등한 나무", "만약 나무가 떠들기 시작한다면 바로 이때일 것 같다", "비는 삼나무에게주는 선물" 등 일상적 표현의 묘미를 보여주는 구절은 인용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다. - P224

그들은 일가를 이루고 생활하고 있다. 가장 연장자를 중심으로 아이들, 겨우 첫 잎이 막 돋아난 아이들은 그저 어쩐지 일대에 죽 늘어앉아 결코 서로 이별하는 일 없이 살아가고 있다. - P226

"생사의 경계, 윤회의 무참함을 봤다고 해서 그렇게집착할 필요는 없다. 죽음의 순간은 찰나다. 죽은 후에도 이처럼 온기를 품을 수 있다면 그걸로 괜찮다.
이 온기를 남은 생의 선물이라 믿으며 살아가야겠다"고 결심하는 부분은 그 깨달음이 잘 드러나는 단락이라 할 수 있겠다.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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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살인‘만 인정하고 ‘미수‘는 무시해버렸다. - P152

우리들은 아버지의 자식들이었고 그랬으므로 푸르른 일몰의 시간은 숙명적인우리의 아킬레스건이었다. - P153

사건은 명백했다. 비둘기가 주먹깨나 쓰는 새로운 남자를 만난것이 화근이었다. 그 남자는 비둘기에게 진모보다 훨씬 세련된 조직폭력배의 세계를 보여주었을 것이다. 여기에도 비둘기의 잘못은 없었다. 내가 보아도 진모의 조폭 흉내는 어설펐으니까. - P153

그럴때 마주치는 진실의 얼굴은 얼마나 낯선가 말이다. - P154

죽지는 않았어. 해결할 만한 일이야. 너는 돌아오기만 하면 돼. - P154

"불러주는 전화번호 받아 적어. 거기다 자수하면 되니까."
"474......." - P155

보스답게 돌아와 네 졸개들이 다 불었어. 돌아와서 졸개 교육다시 시켜.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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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추 무더기의 이곳저곳에 렌즈를 들이대면서 김장우는 어쩔 줄을 모른다. 나는 그늘에 서서 그가 일하는 모습을 구경한다. - P116

"산이 있어 편안한 거야. 도시가 아니라서 그런 거야."
그는 마치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말한다. - P117

그 밤, 어디로 어떻게 달려서 집으로 돌아왔는지 나는 모른다.
대문 앞 외등에 비춰 본 내 손목시계는 아직 열시도 채 되지 않은시간이었다. 사랑의 인사를 나누었던 젊은 남자와 여자가 헤어지기에는 너무도 이른 시각이어서 나는 잠시 어이가 없었다. - P120

사람들은 작은 상처는 오래 간직하고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버린다.
상처는 꼭 받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하고은혜는 꼭 돌려주지 않아도 될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인생의 장부책 계산을 그렇게 한다. - P122

이모가 그 높은 소프라노로 이렇게 반박하면 어머니는 쇳소리로 악을 쓰다시피 격렬하게 이모의 말을 부인했다. - P131

낯선 곳에서 낯설게 만나는 혈육은 언제라도 늘 안쓰럽게 보이는 법이었다. - P134

"엄마, 오늘 또 뽀끌래 미장원에 갔었구나! 제발 그 집에서 파마하지 말라니까 왜 또 거길 갔어요?" - P139

"공부만 한다는 아이가 언제 귀에 구멍은 세 개씩이나 뚫었누."
"구멍 하나 뚫는 데 일 초밖에 안 걸려요." - P143

그때 이모가 식탁으로 돌아오면서 아들의 둥근 머리통을 아주잠깐 정답게 쓰다듬었다. 이제 나는 괜찮아, 라는 말 대신이었다.
아들도 그런 어머니를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것으로 푸른 원피스의 이모는 다시 푸른 나무로 완전 회복되는 듯이 보였다. 이모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 P145

소소한 불행과 대항하여싸우는 일보다는거대한 불행 앞에서차라리 무릎을 꿇어버리는 것이훨씬 견디기 쉬운 법이다. - P148

어머니는 ‘살인‘만 인정하고 ‘미수‘는 무시해버렸다. 내가 ‘살인‘
은 무시하고 ‘미수‘만 인정한 것과는 정반대였다. 하지만 나는 애써 어머니를 설득하지 않았다. 어머니야말로 가장 흥감하게 ‘미수‘를 받아들였을 것이 분명했다. ‘미수‘가 아니었다면 어머니는쓰러져버렸을 테니까. - P152

불행의 과장법, 그것이 어머니와 내가 다른 점이었다. 내가 어머니에게 진저리를 치는 부분도 여기에 있었다. 그렇지만 어머니를 비난할 수는 없었다. 과장법까지 동원해서 강조하고 또 강조해야 하는 것이 기껏해야 불행뿐인 삶이라면 그것을 비난할 자격을가진 사람은 없다. 몸서리를 칠 수는 있지만.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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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내가 왜 좋았어요?" - P114

"간접조명도 모르는 무식한 인간이 이런 곳은 왜 와. 형광등 환하게 켜놓고 장사하는 설렁탕집이나 가지" - P112

"이거면 충분할 줄 알았지요. 내일 바로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 P113

"내 이름은 안진진. 돈 갚을 때는 조용히 안진진을 찾으세요.
아셨죠?" - P113

그렇지만 차를 세워둔 주차장 화단에서 무더기로 피어있는 보라색 비비추를 발견하고 환호성을 지르는 김장우를 오래 미워할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 P115

비비추 때문에 우리가 ‘그날 오후‘에 도착한 시각은 서산으로해가 기울 무렵이었다. 바람은 서늘했고, 노을은 아름다웠다. 가장아름다운 오후 시간에 우리는 제대로 ‘그날 오후‘에 도착한 것이었다. 몇 시 몇 분까지 시내로 들어가 몇 시 몇 분에 시작하는 영화를 봐야 하고 몇 시에 저녁을 먹어야 하는 시간표를 상비하고 다니는 사람들한테는 찾아오기 어려운 우연이었다.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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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아버지가 ‘앞치마 두른 간수에 휘둘리는 삶‘에 자신이 얼마나 많은 공포를 가지고 있는지 어머니에게 정확히 말해주지 않은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아버지의 실수였다. - P87

술꾼이었던 아버지가 다음 단계로 건달이 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수순이었다. 자의반 타의 반으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어 완벽한 건달의 조건을 갖추었을 때 나는 다섯 살, 진모는 세 살이었다. - P87

"그럼, 뭘로 맞춰봐요?"
"여기 있잖아? 언제나 잊어버리지 않고 지니고 다니는 것. 바로이손!" - P89

"누구나 다 똑같이 살 필요는 없어, 그렇지? 여보, 내 말이 맞지?" - P91

"그럼요, 당신 한 사람이라도 다르게 살아보는 것도 괜찮지 뭘."
어머니의 대답이 떨어지기 무섭게 아버지는 금방 얼굴색이 환해지곤 했다. - P91

아버지는 어머니의 말에 심한 모독을 느끼고, 어머니는 아버지의 말에 심한 모욕을 느꼈다. 어머니가 입을 꾹 다문 채 아버지가 적당히 어렵게 찾아낼 장소에 적당한 돈을 숨겨놓고 시장으로 나가버리면, 아버지는 그 돈을 찾아내 집을 나가는 일이 되풀이되었다. - P95

. 그리고 나는 알고 있었다. 아버지가 영원히는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돌아올 날이 임박했다는 것을. 그 명백한 증거가내 손이었다. 아버지와 나는 마침내 서로의 손바닥을 포개고 비밀을 맞춰볼 적당한 시기에 이른 것이었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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