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르!
엘레나 오르마가 지음, 문주선 옮김 / 오마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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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들이 보기에 좋은 일러스트를 담은 그림책이에요. 세밀하고 정교한 그림체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지요. 각 그림의 형체도 색선으로 다양하게 표현했고요, 단순한 듯하나 꽤 분명한 의미를 나타내는 장면들도 시원스러워 보여서 좋습니다. 서체 크기도 커서 좋아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강아지와 아기의 모습이 표지에 있어서, 더욱 흥미를 끄는 그림책이지요.

'짜르'는 강아지 이름이에요. 짜르는 무엇을 좋아할까요? 공놀이를 좋아한대요. 밖을 내다보며 인사하는 것도 좋아한대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음식을 먹을 정도로 먹는 것을 좋아하나 봐요. 다른 강아지들과 다를 바 없이 무엇보다 산책을 좋아하지요. 이렇게 평범해 보이는 강아지인데요, 짜르에게는 이상하고 희한한 습관이 하나 있다고 해요. 사실, 그게 무엇인지 너무 궁금해서, 저는 아이와 함께 이 책의 페이지를 얼른 넘겨보았어요.

짜르의 이상하고 희한한 습관은, 날마다 같은 시간에 자기가 좋아하는 자리로 가서 발라당 드러눕는 거예요. 이것은 실상 비밀스럽고 특별한 취미랍니다. 짜르가 그런 모습을 보이는 동안에는, 누구도 짜르를 움직일 수 없어요. 짜르는 가족들이 자신을 있는 힘껏 잡아당겨도 꼼짝도 하지 않고요, 그토록 좋아하는 공놀이나 간식에도 아무런 관심이 없을 정도라고 해요. 저는 책을 읽는 도중에, 아이에게 툭 이런 말을 던져보았지요.

"짜르가 지금 낮잠 자네. 너무 깊이 잠들었나 봐."

아이는 다른 말 대신 페이지를 서둘러 넘겨봅니다. 아, 이제 알겠어요. 단순히 낮잠을 자는 게 아니었네요. 짜르가 왜 그렇게 발라당 드러누워 있었던 것인지, 이 그림책 끝부분에 이르면 확인해볼 수 있어요. 그러고 보면, 짜르는 평범한 강아지가 아니에요. 더구나 저에게 무엇인가 교훈을 안겨주는 것 같아요. 짜르의 습관을 떠올려볼까요? 날마다 같은 시간, 자기가 좋아하는 자리, 그리고 발라당 드러눕기. 무엇인가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짜르처럼 해보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여야 할 듯해요. 물론 드러눕기 대신에 다른 행동을 취할 수 있겠지요. 스트레칭이나 요가 동작이 될 수도 있겠고요, 마음을 다스리는 명상이나 기도가 될 수도 있겠어요.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짜르네 우편함에 수상한 편지가 도착했대요. 그 안에 적힌 클래식 다섯 곡명은 선물 같아요. 누군가 짜르에게 보낸 것이자, 이 책의 작가가 독자에게 전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 음악을 찾아 들으면서, 하루 중 나만의 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자리에서 특별한 힐링 타임 가져보기. 그것을 해보라는 메시지 같기도 해요.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책이지요? 한국에 처음 소개된다는 스페인 작가 엘레나 오르미가의 그림책이었습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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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보지 마 내 손으로 만드는 나만의 책
니카라스 캐틀로 지음, 최정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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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흥미를 끄는 책이 나왔다. <이 책 보지 마>다. 보지 말라니, 그럼 어떻게 하라고? 앞표지에 이미 힌트가 나와 있다. "이 책을 너덜너덜하게 만들자.", "낙서 안 하는 사람 바보!" 등의 구절로 미루어 이 책의 사용 방법을 짐작할 수 있다. 알고 보니, 이 책의 저자는 이미 비슷한 종류의 책들을 출간한 바 있다. <이 책 먹지 마>, <이 책 읽지 마>에 이은 책이 바로 <이 책 보지 마>다.

책을 펼치자마자 주의사항이 나온다. 이 책에 대해, 저자가 어린이 독자에게 간략하게 설명해주는 내용이다. 저자는 마음껏 그리고 낙서하고 상상하라고 말해준다. 순서대로 그릴 필요도 없고 정답도 없으며 잘 그릴 필요도 없다고. 다만 절대 눈으로만 보지 말라고 강조한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의 다음 페이지를 넘겨보았다. 연필이든 색연필이든 그릴 도구를 들고 그릴 수 있는 공간이 펼쳐진다.

"한번 해봐. 그리고 싶은 페이지 아무곳이나."

"여기에다 직접?"

나의 말에, 아이는 약간 당황한 눈치였다. 아예 대놓고 책에 낙서를 하라고 하니 놀랄 수밖에. 평소에 아이에게 책을 깨끗하게 보자고 말을 해왔던 터라, 더 그랬을 것이다. 워밍업 차원으로 그려볼 페이지가 있나 찾아보았다. 요즘 아이가 사람 얼굴을 잘 그리니까, 얼굴 중심으로 나온 그림이 좋겠구나 싶었다. 각기 다른 표정의 네 얼굴이 있다. 모두 머리카락은 없는 상태다. 이 페이지의 글은 하나의 질문이다.

"세상에서 제일 우스꽝스러운 머리는?"

아홉 사람의 각기 다른 표정도 있다. 한 사람만 빼고 여덟 사람의 수염을 그리는 페이지다. 또한 표정이 나와 있지 않은 여백의 얼굴 여섯이 있다. 각 얼굴 위에 해당 감정과 어울리는 표정을 담아내는 페이지다. 다섯 얼굴에는 기쁨, 슬픔, 화남, 지침, 혼란스러움 등의 감정 상태가 나와 있고, 나머지 하나는 빈 공간으로 직접 감정 상태를 적을 수 있다.

이처럼 아이에 맞게 워밍업이 될 만한 그림을 찾아서 해볼 수 있고, 그냥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펼쳐서 그려볼 수도 있다. 코끼리가 놀란 표정인데 왜 그런 것인지, 또한 공룡이 뭘 먹었는지를 상상해서 그려볼 수 있고, 세상에서 제일 괴상한 생명체를 완성하거나, 땅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정체가 무엇인지도 만들어볼 수 있다. 이 책은 총 200개가 넘는 그림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종합장, 스케치북, A4 용지, 낱장으로 뜯어서 사용하는 종이 등 아이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은 참 다양하다. 그런데 대체로 그림 연습장 개념으로 사용되어, 다 쓰고 나면 그냥 버려질 때가 많다. 아이의 기발한 생각을 담은 그림을 발견하게 되면 따로 모아두기는 하는데, <이 책 보지 마>처럼 한 권의 책 안에 아이의 상상과 그림을 모아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구나 싶다. 저자는 이 책의 각 페이지마다 그림의 일부 혹은 어떤 단서만 제공했을 뿐이고, 전체 그림을 완성하는 몫은 순전히 어린이 독자에게 달려 있다. 그러니, 다 채워진 그림은 아이의 작품, 아이만의 책이 된다. 아이가 오늘 즐겁고 신나게 그린 그림은, 내일 멋진 추억과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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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버스 영어동요 놀이북 : 역할놀이 - 키키·묘묘와 함께 영어로 놀자! 베이비버스 영어 놀이북
이은주 지음 / 길벗스쿨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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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기에 영어 학습은 이르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에요. 우리말과 글을 제대로 구사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래도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다양한 노래를 들려주고자 영어동요 CD를 구매했었지요. 동영상 대신 소리로 들려주고 싶어서요. 사실 <베이비버스 영어동요 놀이북>도 영어동요라는 점이 끌렸어요. 4세부터 보는 유아영어 놀이북이라니, 그 구성도 궁금했고요. 관련 동영상은 이번에 처음 봤는데요, 아이들이 많이 좋아할 만하네요. 귀여운 캐릭터의 등장부터요.

아이와 함께, 시리즈 중 역할놀이 편을 선택했어요. 다양한 직업군을 만나볼 수 있어 좋을 것 같았거든요. 아이에게 영어 관련 책은 처음 보여주는 것이었는데요, 한글이 아닌 영어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 아이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듯해요. 우리 주변의 사물 그림이 있고 스티커를 붙일 수 있고 여러 활동을 해볼 수 있다는 게 마냥 즐거운 것이지요. 음악을 좋아하니까 들려주기만 해도 새로운 곡에 관심을 보이고요, 동영상으로 보면서 흥미로워해요. 아마 이 책은 아이에게, 동요 놀이북으로 다가가겠지요. 그러다가 학습 목적이 아니라 그저 음악으로 자주 들려주다 보면, 언젠가 영어를 배우게 될 때 친근해지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자연스럽게 영어의 소리와 리듬, 글자에 익숙해져 있을 듯해요. 딱 이 정도로만 기대하고, 동요를 들으며 놀이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했지요.


그림도 예쁘고 활동도 다양하지요? 손으로 직접 해보는 놀이 활동이 많아서 좋아요. 본문에는 총 10개의 동요가 수록되어 있는데요, QR코드를 활용해서 영상 보기, 노래 듣기, 단어, 문장, 파닉스 학습으로 곧장 들어가볼 수 있습니다. 책 말미에는 우리말 가사가 첨부되어 있어요. 학습과 놀이가 잘 조화되어 책이 꽤 알차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집에 길벗스쿨 책들이 많네요. 숫자 놀이와 스티커 활동을 하려고 <기적의 유아 수학>을 여러 권 구매했었지요. 한글 놀이와 스티커 활동을 위해 <기적의 한글 학습> 시리즈도 구매했었고요. 지금은 동요를 들으며 놀이처럼 활용했는데요, 아이의 첫 영어학습으로, 길벗스쿨의 <베이비버스 영어동요 놀이북>을 이용하게 될 듯해요. 역할놀이 편 외에도 다른 시리즈가 있으니까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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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끝없는 이야기 특서 어린이문학 1
이상권 지음, 전명진 그림 / 특서주니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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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에 관한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로운데요, 개인적으로는 무서운 이미지가 아닌 호랑이 캐릭터가 좋아요. 아이에게 읽어주는 책이라면 더욱 그렇고요. 내년 2022년 호랑이 해를 맞아 출간된 동화일까요? <호랑이의 끝없는 이야기>의 표지 속 백호 표정이 정말 편안해 보여요. 왠지 무섭지 않은 호랑이일 것 같아 기대감을 가져봅니다. 그럼, 동화 속으로 출발!


하늘에 계시는 천지왕이 절대적인 권한을 주는 존재가 산신령입니다. 맨날 호랑이만 산신령이 되니 여기저기서 원성이 나오고, 천지왕은 시험을 통해 산신령을 뽑게 되는데요, 최근 5백년간 백호가 산신령이 되지요. 이에 늑대들은 백호를 모두 없애기로 하고, 그즈음 막 백호를 낳았던 엄마 호랑이는 쫓기다가 아기를 인간의 집에 놓고 사라집니다. 늙은 개 누렁이는 자신의 품으로 파고드는 아기 백호를 지켜주기로 해요. 그 집의 주인 허절구는 쌍둥이 허산과 허강이 있었는데요, 안타깝게 잃은 허산의 이름을 백호에게 붙여줍니다.


허산의 능력은 사람들로 하여금 말을 끌어내는 거예요. 누구든지 허산 앞에서는 속마음을 털어놓지요. 그렇다고 허산이 특별한 조언을 하는 것은 아니예요. 그저 이런 말을 할 뿐인데요, 사람들은 기분이 좋아진다니까요.


"네 마음이 가는 대로 해. 그게 가장 좋은 거야!"(35쪽)


역병을 퍼트리는 햇볕사슴족 귀신에게도, 허산은 "귀신님 마음이 가는 대로" 하라고 말할 뿐 아니라 "그동안 참 많이 힘드셨겠어요" 하는 위로의 말까지 전해주니, 마을의 역병이 사라지고 말았지요. 그 후 마을의 부자 황천돌은 가난한 농부 허절구에게 특별한 백호가 있다는 사실이 기분 나빠서, 형님의 환생이라고 둘러치고 백호를 빼앗아옵니다. 더 잘 키워서 나중에 큰 돈을 벌 꿍꿍이를 가지고서 말이지요. 허산은 무식한 욕심쟁이 황천돌을 사또에 이르게 도와줍니다.


황천돌은 한 스님에게서 영원한 생명수를 받고 허산을 그 스님에게 넘기고, 허산은 수성 대사라 불리는 스님을 따라다니면서 그가 왕에 이르도록 도와주지요. 외모 콤플렉스가 있었던 왕은, 백호의 뼛가루를 물에 타서 마시면 키가 자라고 얼굴에 바르면 피부가 좋아진다는 말에 그만 현혹되고 마는데요...


이처럼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집니다. 이후 백호는 곡마단에 보내지고 그곳 공연은 말 그대로 대박 행진을 이어가지요. 백호가 하자는 대로 따랐기 때문이에요.


"누구나 타고난 재능이 있으니 자신을 믿고, 마음이 말하는 대로 따라가라."(175쪽)


곡마단 소속 동물들이 모두 자유를 얻게 되었는데요, 아무도 그곳을 떠나려고 하지 않았어요. 지금처럼 안락한 생활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였지요. 허산만 그곳을 떠나 허절구 내외의 무덤을 찾고, 적성에 맞지 않은 과거 시험만 보더니 계속 떨어지다가 급기야 거지가 되어버린 아우 허강을 만납니다. 허강은 허산에게, 대리 시험을 봐주거나 시험 문제를 알려달라고 요구하지요. 허산은 부정한 방법으로 도울 수 없다고 말하면서 과거를 포기하라고 말합니다. 저는 이 대목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둘의 대화를 먼저 보지요.


"형은 분명히 내 마음이 가는 대로 따라가라고 해놓고는, 왜 나를 못 가게 막는 거야?"

"허황된 마음을 갖고 있으니까 그렇지! 마음의 소리를 따라가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인간들은 허황된 생각을 스스로 마음속에 다 주입할 능력까지 있지. 그래서 한 번 잘못된 생각으로 살게 되면 평생 그렇게 살게 되는 거야. 아우도 그런 경우야."(195쪽)


허산은 만나는 사람, 동물에게 "마음 가는 대로 해"라고 말하곤 했지요. 그런데 허강에게만은 예외였어요. 만약 동화가 마음 가는 대로 하라는 내용까지만 나왔다면, 뭔가 의문이 들었을 것 같기는 해요. 마음의 소리를 따른다는 게, 혹시 자기 변명이나 합리화로 치닫지는 않을런지 하고요. 작가는 그 부분을 헛된 생각에 빠져 있는 어리석은 허강을 통해 보여주네요. 마음의 소리를 들을 때, 우리는 그게 허황된 생각인지 아닌지 분별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해요. 어렵지만 중요한 지점이겠지요.


산신령이 허산을 직접 찾아와 차기 산신령으로 임명한다고 전하지만, 허산은 "마음속 목소리"를 따라 남은 생을 그저 한 마리의 호랑이로 살아가겠다고 말합니다. 주변 사람, 동물에게 늘 하던 말 "마음 가는 대로 해"를 직접 실천한 결말인 셈이네요.


대략의 줄거리 중심으로 적어 보았는데요, 직접 읽어보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것입니다. 허산을 이용만 하고 죽이려고 했던 황천돌과 수성 대사의 후일담도 확인해볼 수 있고요. 동화를 읽으면서 의문이 들었던 부분은, 허산이 때마다 위험을 알려주는 까마귀 이모 세발이의 말을 왜 듣지 않았느냐는 거예요. 그때마다 자신을 속이고 있는 사람들을 찰떡같이 믿고 오히려 세발이가 헛소문을 들은 것이라고 단정했지요. 어떤 면에서는 위태롭고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했어요.


그런데 다른 맥락에서 생각해보면, 왜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가진 쪽이 '바보'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반면 왜 불신과 의심, 이기심으로 똘똘 뭉친 쪽은 영리한 취급을 받는지 좀 씁쓸했지만 지금의 현실이 그렇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다른 의문은, 자신을 낳아준 엄마 호랑이가 늑대들 때문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사실을 듣고서 어떻게 그렇게 초연한 모습이었나 하는 점이에요. 허산은 진작에 깨달았던 것일까요? 복수를 한다고 엄마 호랑이가 다시 살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복수심과 원망, 미움이 얼마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지에 대해 잘 아는 듯 보였어요.


마음 가는 대로 따라간다는 것은 정말 습관 같아요. 곡마단의 동물들처럼, 한순간도 그렇게 살아보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영원히 그렇게 살 수 없는 것이겠지요. 호랑이 허산이 반복해서 하는 말, "마음 가는 대로 해"를 특별히 내년의 제 모습에 적용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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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산타 웅진 세계그림책 218
나가오 레이코 지음, 강방화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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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 그림책이에요. 너무 예뻐요. 여러 색깔의 실로 정성스럽게 엮어낸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길 때마다 감탄하게 됩니다. 바느질이든 뜨개질이든 모두 재능이 없는 제가 볼 때는 그저 신기할 뿐이에요. 책 페이지마다 수를 놓은 특별한 그림책을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내용은 제목 <나만의 산타>에서 짐작하듯이, 산타 할아버지가 등장해요. 할아버지는 양털을 깎아 털실을 만들고 그 실을 초록빛으로 물들이지요. 그리고 목도리를 짜기로 해요. 그 사이에 계절도 바뀌고요. 이제 부지런히 서둘러야 해요. 얼른 목도리를 완성해서 한 여자아이, 하나에게 가져다줘야 하거든요. 문득 이름의 상징성이 느껴져요. 이름이 하나지만 존재도 하나. 우리 모두는 하나뿐인 유일한 존재들이잖아요.


장면마다 꾸며진 자수는 굉장히 섬세해요. 뽀글뽀글 양털 모양, 동그랗게 말린 털실, 계절 변화를 나타내는 창문 밖 나무 풍경, 빽빽한 숲의 나무들, 도로 위 여러 자동차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 강아지와 고양이, 새, 그리고 햄버거와 조각 케이크, 아이스크림까지 정말 앙증맞은 소품들로 가득합니다. 자수 그림을 꼼꼼하게 들여다보면서, 아이와 함께 그 안에서 "산타 할아버지는 어디 있지?" 하고 찾게 되지요.


드디어 하나를 위한 선물 포장 완성! 그런데 산타 할아버지에게는 썰매를 끄는 사슴 루돌프가 없어요. 걸어서 숲과 산과 바다를 지나고 복잡한 도로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또 계속 쉬지 않고 걸어서 하나 집까지 가야 해요. 그 여정이 꽤 멀고 고단해 보여요. 크리스마스 전날까지, 산타는 무사히 하나의 집까지 도착할 수 있을까요?


선물의 의미, 나아가 크리스마스의 가치를 생각하게 되는 그림책이에요. 무엇보다 한 사람을 위한 선물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이 그림책에서, 하나의 목도리만 해도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갔나요. 요즘 누군가의 선물을 준비할 때마다 예전만큼 마음을 많이 쏟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럴 만한 시간이 없어진 탓만은 아닐 듯해요.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나만의 산타가 주는 의미를 깊이 되새겨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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