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두스, 네가 참 좋아 - 스페셜 에디션 핀두스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
스벤 누르드크비스트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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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작가의 그림책으로, 다섯 편의 이야기를 엮은 특별판이에요. 작가가 가장 사랑하는 이야기들로 선별됐다고 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체라서 더욱 눈길을 끌었어요. 표지 그림만 봐도 짐작해볼 수 있는 분위기가 느껴져요. 평안하고 따뜻한 첫인상에 더해, 실제 이야기는 재미있는 요소가 꽤 많습니다. 앞표지만 보고 핀두스가 고양이 이름이겠구나 예상했는데 그게 맞았지요. 귀여워서 계속 쳐다보게 되는 핀두스를 소개해볼게요.

핀두스는 홀로 사는 페트손 할아버지 집으로 오게 됩니다. 길을 잃었던 것은 아니고요, 이웃집 할머니가 아기 고양이를 할아버지에게 선물한 것이지요. 할아버지 손가락을 앙 깨물던 아기 핀두스는 쑥쑥 자라 어느 날 말을 하게 되고, 할아버지와 절친이 됩니다. 아침마다 할아버지를 깨우며 놀자고 재촉하는 그 귀염둥이는 영락없이 아이 모습이에요. 작가의 글에도 나와 있어요. 이 캐릭터를 그리고 있을 무렵 자녀가 태어났대요. 시리즈를 엮어가면서 자연스럽게 핀두스 안에 아이 모습이 투영되었겠지요.

물건 숨기기 놀이를 하면서 장소 힌트를 가르쳐주는 모습, 즉석 이야기 만들기를 하는 모습은 요즘 우리집 꼬마 같았어요. 유아와 초등 저학년 자녀를 둔 분들이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이 보면,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나아가 도심 속 분주한 일상을 사는 모두에게 안락한 휴식 같은 책일 듯해요.

개별적인 다섯 편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집 곳곳을 둘러보다가 길을 잃고 마는 핀두스가 마주한 괴물은 누구였을지, 핀두스가 숨겨놓은 물건들을 모으면 어떤 메시지가 될지, 여우가 할아버지의 암탉들을 잡아가지 못하도록 핀두스와 할아버지는 어떤 합동 작전을 펼칠지, 새 가족인 수탉의 시끄러운 소리가 싫어서 핀두스가 할아버지 몰래 꾸민 일은 무엇일지, 캠핑을 떠나고 싶었던 할아버지와 핀두스는 과연 즐거운 시간을 가지게 될지 등, 이런저런 궁금증을 안고 그림책 속 이야기 여행을 가보시면 좋겠습니다.

각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별면을 만들어 흥미롭게 구성해서 좋았고요, 책 말미에 작가의 스케치를 여러 편 감상할 수 있어서 의미 있었어요. 채색이 완성된 그림과도 비교해볼 수 있지요. 작가는 현재 70대 어르신이에요. 그래서인지 페트손 할아버지가 곧 작가겠구나 싶은 마음으로 읽게 되었어요. 따뜻하고 다정한 면모와 더불어 핀두스처럼 귀여운 면이 많은 분인 것 같아 웃으면서 봤어요. 다른 시리즈도 찾아 읽고 싶어졌어요. 영화와 애니메이션도요. 옮긴이의 글을 통해 스웨덴이 유일하게 남북 대사관을 따로 두고 있다는 사실도 알았네요.

제목을 빗대어 감상 한 줄을 얘기하자면요, "스벤 누르드크비스트 작가님, 당신의 그림책이 참 좋아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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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반짝 별 포코포코야 어디가 5
사카이 사치에 지음, 김현정 옮김 / 꿈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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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었던 포코포코 시리즈를 이제야 만나게 되었어요. 동글동글 하얗고 귀여운 동물이 주인공인 포코포코인데요, 크기가 귤보다 조금 큰 정도랍니다. 일본인 작가가 새로운 생명체, 올망졸망한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이지요. 책 속에는 유아들이 좋아할 요소가 참 많아요. 한창 일상 모든 것에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에게 시장 구경은 흥미롭지요. 앙증맞은 주인공을 따라다니는 개미도 재미있어요. 이제, 아주 작은 것들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보는 그림책 속으로!

이번 시리즈는 포코포코가 시장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입니다. 아이가 저와 함께 재래시장에 가보기도 했고, 장보기 놀이도 종종 해서, 시장을 둘러보는 포코포코의 모습이 반가웠을 거예요. 그가 어떤 가게에 들르는지, 무엇을 사는지, 주변의 다른 동물들은 무엇을 하는지 집중해서 보더라고요. 무엇보다 커다란 순무 집, 블록 집 등 겉모습을 보고 안에는 무엇을 팔까 미리 상상하고 서로 얘기해보며 읽어나갔지요.

아이는 블록 집과 더불어 포코포코가 사는 모자 집이 제일 재미있었다네요. 포코포코는 가게에서 받은 이벤트 추첨 티켓으로 4등 선물을 받는데요, 앞선 등수의 선물 모두 동일해요. 크기만 다를 뿐이에요. 물론 1등 것은 유난히 화려하지요. 선물은 이 책 제목으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답니다. 언제 어느 그림책에 나오든 의미 있는 이 소재가, 여기서는 어떻게 표현되는지 확인해보세요.

늘상 하던 장보기를 특별하게 해준 추첨 티켓과 선물처럼, 익숙한 날 중에도 우리는 반짝이는 무엇인가를 발견할 수 있겠지요. 어쩌면 그것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어요. 포코포코에게 작은 곰이 그렇듯이요. 너무 작거나 평범하다고 빛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일깨워봅니다. 아이와 즐거운 독서 시간을 만들어준, 귀엽고 예쁜 그림책이었습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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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와 인형 미운오리 그림동화 2
라리사 튤 지음, 레베카 그린 그림, 서현정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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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작가 카프카와 이름이 똑같네 하고 생각했는데요, 동일인이 맞아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그림책입니다. 카프카가 인형을 잃어버린 소녀를 만나고, 그 소녀에게 인형이 여행 갔다고 말해주지요. 그렇게 말하고 지나가버린 게 아니라 이후 인형의 편지를 전해주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에피소드를 어떻게 글과 그림으로 보여줄지 정말 궁금했어요.

사라진 인형 이름은 숩시, 공원에서 울던 소녀는 수지랍니다. 카프카는 인형들의 편지를 전하는 우편배달부로서, 수지에게 숩시의 편지를 건네줍니다. 숩시는 프랑스, 영국, 스페인, 모로코, 이집트를 거쳐 남극 탐험을 떠나지요. 편지를 전할 때마다 카프카는 공원 벤치에서 수지와 이야기를 나눠요. 숩시가 쓴 내용에 대해서요. 실제로 소녀가 받았던 편지글은 찾지 못했다고 해요. 그러니까 그 내용은 순전히 그림책 글작가의 상상에 따른 것이지요. 대체로 재미있는 내용이 많아 웃으면서 읽게 되는 글이에요.

숩시의 글 가운데 곱씹어볼 표현도 있었어요. 마음이 아픈 것은 마음이 자라고 있다는 뜻이래요. 뒤이어 수지가 슬픈 얼굴로 자신이 자라고 있어서 새 신발을 신어야 한다고 말해요. 카프카는 자신의 신발을 평생 신게 될 거라고 응대하지요. 저는 이 대목이 의미 있게 느껴졌어요. 아이의 성장은 기쁘지만 동시에 유년시절과 헤어지는 것이니 슬픈 게 맞으니까요. 어른이 된다는 것은 신체적 성장의 완결일 수 있겠지만 앞으로 제자리걸음, 나아가 하강 곡선을 향한다는 의미도 내포하지 않을까요.

이 그림책을 통해, 카프카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어요. 그의 작품세계가 전해주는 회색빛 분위기 때문에 작가 개인의 성향마저 암울할 것이라고 오해할 여지가 많은데요, 이 책에서 보여지는 카프카는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하고 정감이 넘쳐요. 이 책으로 산책 중인 카프카를 만나보세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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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늘 공룡됐어 맑은아이 4
김인숙 지음, 라나킴 그림 / 맑은물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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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에 아이가 들어갈 어린이집에 가봤지요. 코로나 때문에 내부는 볼 수 없었고 문 밖에서 이야기만 들었지만요. 결과적으로 등원 시기를 늦추기로 했지만 실감을 하는 계기가 됐어요. 이제 아이가 집안을 벗어나 세상에 조금씩 날개를 펼칠 때가 됐구나 하고요. 잘하겠지만 이런저런 걱정스러운 마음에 함께 볼 만한 그림책을 찾아보기도 했지요. 아이의 유치원 첫날을 그린 이야기라면, 즐거우면서 의미 있는 독서가 될 것 같았어요.

처음 유치원에 가는 날, 웅이도 엄마도 이상해요. 웅이는 유치원에서 이러면 어쩌지 저러면 어쩌지 하는 상상 질문을 하고, 엄마는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면서 말이 많아지고 서둘러 등원 준비를 하느라 손도 빨라집니다. 엄마보다 앞서 발걸음을 재촉하던 웅이는, 유치원이 가까워질수록 자꾸 뒤처지듯 몸을 빼다가 급기야 집에 가고 싶어 하지요. 그런 심경 변화를 그림과 함께 보여주어 재미있었어요.

이 그림책의 가장 큰 재미는 동물 설정입니다. 유치원에 들어가자 웅이 눈에는 선생님부터 주변 아이들이 각종 동물로 보여요. 아이들이 여러 동물들로 그려진 것, 특히 웅이의 자기소개 중간에 끼어드는 여우, 몸을 반쯤 어딘가 숨긴 토끼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신기한 것은, 웅이 자신이 동물, 그중 공룡이 되자 그전까지 느끼던 이질감과 긴장감이 사라졌다는 사실입니다. 이 책으로 웅이의 마음과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 볼 수 있어요. 그러면서 아이의 첫 등원일도 그럴 것 같다고 미리 안도하는 마음이 듭니다.

처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가게 되는 아이에게, 그리고 부모를 비롯한 주양육자에게, 이 책은 즐겁고 유용한 가이드북 역할을 할 듯해요. 또한 그림책 속 감정의 흐름과 일상의 장면들이 자연스러워서 좋아요. 웅이 엄마의 염려하는 모습도 얼핏 비추어 더욱 공감이 되었고요. 아이의 첫 등원, 멋진 적응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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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온 너에게 웅진 세계그림책 217
세실 메츠게르 지음, 이세진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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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인 제목과 편안한 분위기의 표지가 눈에 띄는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꽃으로 온 너에게>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곰과 아주머니의 우정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꽃 향기가 여운처럼 남는 내용이네요. 따뜻하고 잔잔한 느낌이 전해져요. 개인적으로 다양한 해석의 문을 열어주는 그림책을 좋아하는데요, 이 책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펼쳐질 감상은 저만의 해석일 수 있어요. 그래도 관심 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곰의 머리 위에는 항상 냉기가 흐르고, 곰의 표정은 어둡고, 곰이 등장하는 장면의 색채는 회색톤입니다. 반면 옆집 오데트 아주머니는 늘 생기발랄하고, 집은 아름다운 정원의 꽃들로 가득하고, 즐거운 음표가 집 밖으로 나오지요. 아주머니가 곰에게 친절과 사랑을 베푸는 장면이 뒤이어 나올까 싶었는데, 그런 예상을 깨고 오히려 곰이 아주머니에게 도움을 줍니다. 곰만이 할 수 있는 능력으로 기운 빠진 아주머니를 다시 웃게 하지요. 저는 이런 새로운 설정이 신선했고요, 곰과 아주머니가 마주한 모습 위로 회색 구름과 해가 나란히 있는 장면이 의미 있게 다가왔어요.


곰과 아주머니 성향은 크게 대조되지만, 실상 우리 마음속에는 곰의 우울과 아주머니의 생기가 함께하는 것이겠지요. 어쩌면 이 세상에 빛과 어둠이 공존하듯, 웃음과 눈물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낙심한 사람을 위로하는 것은 가벼운 웃음보다 진심 어린 눈물일지도 모르겠어요. 어둠을 경험한 사람이 타인의 그늘진 마음을 더 잘 알아챌 수 있을 테고요. 그렇게 곰은 아주머니에게 위로와 공감을 준 게 아닌가 생각해봤어요. 그리고 투명한 곰으로 설정된 까닭은, 곰이 나와 성향이 다른 타인을 상징할 뿐 아니라 내 안의 또 다른 자아를 상징하기 때문일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곰이 받은 선물은 꽃이지만, 그 꽃은 바로 오데트 아주머니겠지요. 또한 따뜻한 온기를 뜻하기도 하고요. 아주머니가 전하는 메시지 같기도 해요. "너도 꽃이란다. 그러니 꽃답게 살아" 하면서요. 그림책 작가는 조곤조곤 속삭이는 듯해요. 우리 모두 이 땅에 꽃으로 와서 누군가에게 밝음과 아름다움과 기쁨을 전해주는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마음속에 여전히 생생한 꽃들을 그리워하거나 현재 우리 주변을 둘러싼 꽃들에게 고마워하면서요. 이로써, 꽃으로 온 '나', 우리 모두를 위한 그림책 소개를 마칩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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