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온 너에게 웅진 세계그림책 217
세실 메츠게르 지음, 이세진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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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인 제목과 편안한 분위기의 표지가 눈에 띄는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꽃으로 온 너에게>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곰과 아주머니의 우정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꽃 향기가 여운처럼 남는 내용이네요. 따뜻하고 잔잔한 느낌이 전해져요. 개인적으로 다양한 해석의 문을 열어주는 그림책을 좋아하는데요, 이 책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펼쳐질 감상은 저만의 해석일 수 있어요. 그래도 관심 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곰의 머리 위에는 항상 냉기가 흐르고, 곰의 표정은 어둡고, 곰이 등장하는 장면의 색채는 회색톤입니다. 반면 옆집 오데트 아주머니는 늘 생기발랄하고, 집은 아름다운 정원의 꽃들로 가득하고, 즐거운 음표가 집 밖으로 나오지요. 아주머니가 곰에게 친절과 사랑을 베푸는 장면이 뒤이어 나올까 싶었는데, 그런 예상을 깨고 오히려 곰이 아주머니에게 도움을 줍니다. 곰만이 할 수 있는 능력으로 기운 빠진 아주머니를 다시 웃게 하지요. 저는 이런 새로운 설정이 신선했고요, 곰과 아주머니가 마주한 모습 위로 회색 구름과 해가 나란히 있는 장면이 의미 있게 다가왔어요.


곰과 아주머니 성향은 크게 대조되지만, 실상 우리 마음속에는 곰의 우울과 아주머니의 생기가 함께하는 것이겠지요. 어쩌면 이 세상에 빛과 어둠이 공존하듯, 웃음과 눈물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낙심한 사람을 위로하는 것은 가벼운 웃음보다 진심 어린 눈물일지도 모르겠어요. 어둠을 경험한 사람이 타인의 그늘진 마음을 더 잘 알아챌 수 있을 테고요. 그렇게 곰은 아주머니에게 위로와 공감을 준 게 아닌가 생각해봤어요. 그리고 투명한 곰으로 설정된 까닭은, 곰이 나와 성향이 다른 타인을 상징할 뿐 아니라 내 안의 또 다른 자아를 상징하기 때문일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곰이 받은 선물은 꽃이지만, 그 꽃은 바로 오데트 아주머니겠지요. 또한 따뜻한 온기를 뜻하기도 하고요. 아주머니가 전하는 메시지 같기도 해요. "너도 꽃이란다. 그러니 꽃답게 살아" 하면서요. 그림책 작가는 조곤조곤 속삭이는 듯해요. 우리 모두 이 땅에 꽃으로 와서 누군가에게 밝음과 아름다움과 기쁨을 전해주는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마음속에 여전히 생생한 꽃들을 그리워하거나 현재 우리 주변을 둘러싼 꽃들에게 고마워하면서요. 이로써, 꽃으로 온 '나', 우리 모두를 위한 그림책 소개를 마칩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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