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디자인 프리미어 프로 CC 2022 - 쉽게 배워 제대로 써먹는 유튜브 영상 편집 맛있는 디자인 시리즈
심수진.윤성우.김덕영 지음 / 한빛미디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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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한빛미디어 책으로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션의 기능을 새롭게 익혀본 적이 있다. 해당 프로그램을 배우는 데 깔끔하게 정리된 구성이 좋아서, 이번에는 좀 낯선 프로그램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프리미어 프로. 유튜브 영상 편집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인데,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최선 버전을 반영한다. 전반적인 내용은 기초부터 중급까지 차근차근 배울 수 있고, 한빛출판네트워크로 검색해서 예제 및 완성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크게 1부 기본편과 2부 활용편으로 나누고 있는데, 굉장히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먼저 1부 1장 '영상 편집 기초 이론'에서는, 영상 편집에 대한 개념부터 꼭 알아둘 영상 편집의 기초, 관련 용어 등이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다. 이 책은 영상 편집 초보자에게 '영상을 카피해보는 방법'을 권한다. 영상 분위기뿐 아니라 프레임 단위까지 완벽하게 따라 해볼 영상으로, 영화 예고편이나 타이틀 시퀀스를 추천한다.


그럼, 2장 '프리미어 프로와의 첫 만남'의 내용에 따라, 실습을 해보기로 한다.


-[New Project]를 열었고, 이름을 '함께해요 프리미어 프로'라고 입력했고, 다운받았던 해당 예제의 폴더를 클릭했다. 그렇게 프로젝트를 생성했다.

-다음에는 영상 편집하는 단계로, 폴더에 저장된 영상과 사운드 파일을 모두 선택, 프로젝트 패널로 드래그했다.

-그런 다음 첫 번째 파일을 선택,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고 [New Sequence From Clip]을 클릭하니까, 첫 번째 영상이 [Program] 패널에 나타났다. 이로써 영상 편집의 기본적인 준비가 완료되었다.


이런 방식으로 영상을 출력해서 완성하기까지, 초단기 영상 편집 코스를 하나씩 따라가볼 수 있다. 이 과정을 천천히 반복할 필요가 있겠다. 그리고 이 책에서 제공한 영상과 사운드 파일이 아니라 직접 선택한 것들로 다시 여러 번 해본다면, 조금 더 익숙해지지 않을까 싶다.


여기까지가 기본 단계를 설명한 것이고, 다음부터는 프리미어 프로의 상세한 패널, 도구, 기본 기능 등을 익히고 작업 영역을 살피는 과정이다.


3장부터 7장까지는 본격적인 편집을 위한 과정을 보여준다. 편집 도구부터 비디오 이펙트 기능까지 자세히 이해하고 실습해보는 과정이 소개되어 있다. 그 외에 다양한 형태의 자막을 입히는 방법, 루메트리 컬러(Lumetri Color) 기능을 활용한 색보정, 사운드 편집의 모든 것, 영상 출력하기 등이 나와 있다.


2부에서는 앞서 배운 기본 및 응용 기능을 활용해서 더욱 멋진 영상으로 편집하고 이펙트를 적용하는 방법을 실습하도록 구성하였다. 그중 속도 조절로 다양한 느낌의 영상 만들기, 매거진 스타일의 감각적 영상 만들기 항목이 눈에 띄었다. 프리미어 프로의 기본 및 유료 템플릿을 활용 혹은 수정해서 영상을 만드는 방법도 나와 있다. 이런 내용이 중급 수준이라니, 그럼 고급 수준은 얼만큼 더 영상이 강렬하고 화려해지는 것일까.


2부 내용에서는 특히 유튜브 채널 만들기 및 영상 업로드, 섬네일과 숏폼 영상 만들기 항목이 나와 있어서, 처음 유튜브를 시작하려고 할 때 참고해볼 수 있겠다. 부록처럼 VR 영상 촬영과 가공, 출력 과정에서도 활용도가 높은 프리미어 프로의 기능이 첨가되어 있다.


맛있는 디자인 시리즈 중 이번에는 프리미어 프로였다. 그런데 입맛만 다셨을 뿐, 다양한 맛을 보지는 못한 느낌이다. 영상 편집의 왕초보인 나에게는 생소한 개념, 용어가 좀 많았던 탓이다. 개괄적인 책 소개와 더불어 내 나름대로 만들어본 영상 편집까지 올려보고 싶었는데 지금 당장은 좀 무리 같다. 그것은 추후 과제로 미루어야겠다.


이 책은 프리미어 프로를 활용한 영상 편집의 확실한 안내서로, 책 속에는 맛있는 디자인 스터디 공식 카페(https://cafe.naver.com/matdistudy)에 가입하여 배울 수 있는 방법도 소개되어 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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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누구니 - 젓가락의 문화유전자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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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선생님의 유작이라 무조건 읽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생전 인터뷰나 몇몇 저서를 보면서 느낀 점은, 선생님의 사유는 무한대 같다는 것이었지요. 동서양 문명을 아우르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횡단하는 이야기, 브레인스토밍이 고스란히 활자로 옮겨진 듯한 책에서, 단순히 지식의 보고 차원을 넘어 독자에게 인사이트를 주는 내용에 감탄하게 됩니다. 요즘 좀비영화가 많은데 지금 내 모습이 딱 좀비 같지, 병실에서 이런 식의 농담도 건네셨다지요. 입가로는 웃으면서 눈물이 고일 말 같아요.


젓가락으로 한국인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라니, 그 내용이 궁금했어요. 서두 꼬부랑 할머니와 차례 꼬부랑 열두 고개부터 흥미롭더니, 읽어나갈수록 더욱 재미있는 책입니다. 점 잇기 놀이처럼 한 점을 시작으로 계속 뻗어가는 이야기라서 서평 혹은 독서일지를 정리하기란 참 난감하기도 하지요. 누군가 이 책의 내용을 물어본다면, 선생님이 풀어내는 젓가락의 의미를 독자 나름대로 압축한 글을 여러 편 읽기보다 이 책 한 권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겠어요.


한국이 젓가락과 숟가락을 함께 짝을 이뤄서 쓰는 유일한 민족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래서 나온 단어가 '수저'고요, 소위 수저계급론에서 젓가락 얘기는 쏙 빠져 있다는 데 의문을 가져보신 적이 있나요? 침팬지 등의 영장류가 포크 나이프는 따라해도 젓가락질은 못하는 현상을 눈여겨본 적은요? 저자는 우리의 문화유전자 젓가락이 새로운 한국인 및 한국 문화로 창조되는 비전을 품습니다.


저자는 서양 문화와의 차이뿐 아니라 한중일 3국의 젓가락 문화를 비교해서 서술합니다. 그중 소리 나는 쇠젓가락을 가진 유일한 민족인 한국! 젓가락을 두드려 노래 가락을 만들고 나아가 마음을 움직이는 신 가락을 만드는 곳이지요. 저자는 그런 젓가락의 시초를 모든 음식이 한입에 들어가도록 요리하려는 배려, 인정이라고 봤어요. 여기서 짝의 문화, 인터페이스, 느림과 참음, 평화의 문화로 이어지는데, 개인적으로 젓가락을 주역과 연결짓는 관점이 새로웠어요.


젓가락 하나로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힘이 무엇일지 생각해봅니다. 동서양을 망라하는 저자의 지적 인프라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한국인, 한국 문화에 대한 저자의 오랜 고찰과 사유, 애정이 밑바탕에 깔린 덕분이겠지요. 2015년 11월 11일 한중일 3국 공동으로 젓가락의 날이 청주에서 선포되었다네요. 이런 소식을 이 책으로 알게 되다니, 저도 젓가락에 참 무심했군요. 이제라도 관심을 가지고 그 귀중한 문화유전자를 계승하는 방법을 모색해보려고 해요. 일단 아이 손에 포크 대신 젓가락을 자주 들려주는 것부터!


이 책으로 시공간을 뛰어넘는 문화탐방 시간을 가지고, 젓가락에 주목한 한국인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한국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도록 이끌어주는 이 책 말미에 저자의 인터뷰도 실려 있으니, '호모 나랑스'(이야기하는 인간)의 대표 이야기꾼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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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바디 프로젝트 -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수석 무용수의 신체 관리법
미스티 코플랜드 지음, 최희빈 옮김 / 동글디자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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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같았으면 '이런 책도 나왔구나' 정도로 넘어갔을 것이다. 나와 상관없는 책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올해 아이를 발레학원에 보낼까 생각 중이었고 실제로 학원에 문의전화도 해봤던 터라, 이 책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 학원 검색을 하던 중에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발레수업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발레를 배우게 될 아이뿐 아니라 내게도 필요한 책일 수 있겠구나 싶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이 책의 독자층을 이렇게 밝히고 있다.


"<발레리나 바디 프로젝트>는 건강하게 먹으며 시험 기간에도 체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대학생부터 일과 육아의 균형을 잡으려는 워킹맘, 황금빛 노년에도 활동적이고 건강한 삶을 지속하기를 바라는 은퇴자까지 모든 분야에 있는 여성들을 위한 책이다."(12쪽)


한마디로 성인 여성이면 누구나 봐야 할 책이다. 아이는 나중에 보는 것으로! (그래도 사진자료 위주로 넘겨보면서 혼자 동작도 따라해본다.) 아무튼 이 책이 열거한 프로젝트의 목표 가운데 "팔팔한 유연성을 기르자",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충전하자"에 나도 동참하고 싶어진다. 저자는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수석 무용수로서, 흑인 발레리나 최초로 백조의 호수 주인공을 맡았다고 한다. 자신의 시행착오와 실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바탕으로 이 책을 엮었으며, 이 책에 수록된 음식, 동작, 동기 부여할 운동을 조합해서 독자에게 맞는 효과적인 바디 프로젝트를 발견할 것을 제안한다.


이 책은 크게 마음, 동작, 음식, 멘토와 멘티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마음 편에서는, 수줍고 경계심 많던 소녀가 어떻게 발레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무용단에 들어간 후 발레 강사들에게 "반드시 길게 늘여야 해!"(살을 빼라는 정중한 표현이란다.)라는 말을 듣고 몸매 관리에 돌입하면서 어떤 진리를 깨닫게 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실력뿐 아니라 강한 멘탈과 확고한 마인드도 갖춘 듯한데, 이 책에서 저자만의 특별한 마음 관리법을 배울 수 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내 몸은 나에게 완벽하다는 기본 전제가 인상적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목표에 도달하는 법을 비롯해 마음의 안식처를 찾으라는 조언을 해준다.


2장 동작 편에서는 먼저 바른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눈 뜨면서 하는 운동을 시작으로 '준비 운동'부터 바닥에서 혹은 서서 하는 '발레리나 동작' 등이 소개되어 있고, 특히 발레리나 동작들은 저자 자신의 시범 동작 사진과 함께 나와 있다. 단계별 동작들로 꽤 상세하게 서술되었고 각 동작의 이름과 효과도 제시되어 있다. 가령 '플리에'는 프랑스어로 '접다' 또는 '구부리다'라는 뜻으로 발레 무용수들이 몸을 풀 때 가장 먼저 하는 동작이다. 이 동작을 하면 척추를 바로 정렬하면서 관절을 풀고, 여러 근육을 함께 움직임으로써 좋은 자세를 만들 수 있다. 이 책으로 '준비 운동'부터 차근차근 하다 보면, 언젠가 서서 하는 '발레리나 동작'도 거뜬하게 해볼 날이 오겠지. 성인 대상의 발레수업을 듣는 대신, 이 책으로 매일 시간을 정해 해보기로 결심!


3장 음식 편의 비중이 많아서 좀 놀랐다. 굉장히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중간중간 음식 사진들이 군침 돌게 하고 저자의 환한 미소에 보는 사람의 기분도 좋아진다. 저자는 좋은 종류의 지방(생선, 견과류, 아보카도 등) 섭취가 효율적인 신체 굴곡 근육을 만든다고 말한다. 실제로 좋은 지방 섭취 후 군살이 빠지고 배에 탄력이 생겼다고. 여기에 운동이 더해지자 활력 넘치는 에너지가 느껴졌단다. 이 책은 지방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것을 서두로, 동물성 단백질, 식물성 지방, 몸에 좋은 오일, 채소, 과일, 탄수화물 등을 영양상 이점, 먹는 방법, 고르는 법, 보관 방법, 분량 등으로 세분화해서 알려준다.


기본적인 식사 지침 가운데 문제가 되는 음식을 피한다는 대목에서는, 일반 건강서적에서 줄기차게 강조하는 정크푸드, 패스트푸드, 흰밀가루, 설탕 등이 금기 목록에 나와 있고 오메가-6군이 많은 오일을 피할 것을 명시한다. 책 속의 '발레리나의 21일 식단 플랜'을 일상에서 참고해볼 수도 있겠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저자가 직접 만든 음식도, 매 끼니, 간식거리, 디저트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그중 '든든한 가짜 감자 스프'가 눈에 띈다. 감자와 질감은 비슷하나 칼로리는 적은 대체제 콜리플라워 요리다.


4장 멘토와 멘티 편에서는 저자 개인의 멘토와 멘티를 이야기하면서, 독자에게도 권한다. 마음을 열고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사는 사람이나 내가 추구하는 열정에 빠져 사는 사람, 곧 멘토를 찾으라고. 그리고 스스로 누군가의 멘토가 되어보라고.


발레리나 동작이 체력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펼쳐본 책이었다. 그런데 동작 그 이상, 음식, 마음, 그리고 멘토와 멘티에 대한 중요성을 배워간다. 책을 다 읽고 난 느낌은, 이 발레리나는 자기 관리를 잘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즐기고 있구나, 자신의 성취를 감사하며 나누는 삶을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물론 자신의 꿈을 이루고 현재 위상을 얻기까지, 또한 자신만의 바디 프로젝트를 수행하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겠지만. 꿈을 이루기 위한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강조한 에필로그가 마음에 와닿았다.


"하루하루의 성공을 칭찬해주자. (중략) 우리의 여정은 목표로 설정했던 결승선만큼이나 중요하다. 그 여정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더 강해지고, 자신에게 더 집중할 수 있다. (중략)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이 갖고자 하는 몸을 만들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일을 이루어내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2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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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마리 늑대 - 생태계를 복원한 자연의 마법사들
캐서린 바르 지음, 제니 데스몬드 그림, 김미선 옮김 / 상수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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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한 편의 자연 다큐멘터리를 본 느낌이에요. <열네 마리 늑대> 그림책을 본 소감입니다. 상세한 내용에 비해 책의 분량은 많지 않으나 글자 크기가 작고 글밥이 꽤 많은 편입니다. 그래도 장엄하면서 화려하게 펼쳐진 그림체 덕분에, 더욱 글 속에 빠져들게 됩니다.

이 책은 생태계에서 포식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늑대 무리를 통해 보여줍니다. 의인화된 늑대가 나오는 동화는 아니고요, 실화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펼쳐져요.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늑대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곳은 1872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립공원이 된 이래로 해마다 전 세계에서 4백만 명의 사람들이 찾는 곳이랍니다. 현재 수천 가지 다양한 야생동물의 보금자리인 이곳이 한때는 황무지로 변했던 때가 있었다고 해요. 바로 늑대가 사라지고 나서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사냥꾼들로 인해 늑대의 울음소리조차 들리지 않게 된 옐로스톤, 이곳의 지배자가 늑대에서 엘크로 바뀐 후 생태계가 요동칩니다. 그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길은 늑대를 다시 공원에 풀어놓는 일! 1995년에 생태복원 프로젝트가 시작되지요.

이 책의 1부에서는 고향으로 돌아온 늑대들의 여정을 그립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그 여정에 동참한 늑대는 총 열네 마리지요. 썰매, 비행기, 트럭, 다시 썰매로 70년 만에 돌아온 야생의 세계에서, 그들은 우리 속에 10주 동안 수용되어 지내게 됩니다. 가두어 지내는 이유는, 너무 일찍 풀어주면 회귀본능으로 북쪽 캐나다로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드디어 자유로워진 날, 조심스럽게 한 발자국, 두 발자국, 그러다가 그들은 질주합니다. 과학자들은 각 늑대들의 번호를 붙여 이미 추적 장치를 달아놓았기에 그들의 이동 경로를 예의 주시하지요. 사냥이 시작되려고 해요. 갑작스러운 늑대들의 등장에, 엘크 무리는 얼마나 놀랐을까요? (주인공이 늑대인 책에서 저는 순간, 엘크 입장이 되어 읽고 있군요.) 완연한 늑대의 계절! 봄마다 새끼 늑대들이 태어나고 늑대가 잃어버렸던 우두머리 자리를 되찾자, 공원 안의 동물들의 삶과 자연 풍경이 바뀝니다.

2부에서는 늑대 수의 증가로 옐로스톤이 어떻게 새롭게 바뀌었는지 보여줍니다. 여러 동물들과 나무, 새, 곤충 등의 그림들이 다양하고 아름답게 펼져집니다. 1부에서 늑대들 위주의 이야기가 긴장감을 주었다면, 2부에 이르면 전반적으로 평화로운 분위기가 느껴져요. (엘크 무리에게는 전혀 달갑지 않은 상황이겠지만요. 또 잠깐, 엘크 입장!)

늑대가 울부짖는 소리에, 엘크는 바짝 경계하며 한곳에 머물기보다 이동합니다. 그러면 풀은 그만큼 풍성하게 자라고 엘크에게 뜯어 먹히지 않았기에 나무들이 크고 튼튼하게 자란답니다. (여기서는 나무 입장도 되어봅니다. 어린 나무를 먹어치우는 엘크로 인해 자라지 못했던 세월이 도대체 얼마였던가?) 그 외의 변화들을 섬세하고 멋진 그림과 함께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열네 마리 늑대의 삶과 죽음을 간략히 보여주는 특별 페이지도 있어요.

3부에서는 자연의 순리를 한눈에 보기 쉽게 요약해줍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늑대가 없다면 먹이 사슬과 자연 생태가 얼마나 뒤엉키게 되는지 다시 확인해볼 수 있어요. 또한 한국의 백두산 호랑이를 비롯해, 여러 나라의 생태복원의 현황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늑대가 자연 균형과 생태계 안정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게 되지요. 특히 아이들이 생태계, 먹이 사슬, 환경 보호 등을 정보 지식 차원이 아닌, 실화와 그림으로 진지하면서 흥미롭게 접근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입니다. 자연 질서에 순응하며 사는 동물들과 그들을 포획하려는 사냥꾼, 탐욕으로 삶의 순리를 역행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대조해서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져봅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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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 - 이어령의 서원시
이어령 지음 / 성안당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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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도 여러 책들이 나오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선생님의 책이 출간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뒤늦게나마 선생님의 책들을 부지런히 읽어볼 마음을 품어본다. 항암치료를 마다한 채 기력을 다해 책을 쓰고 강연을 하고 죽음까지 기록할 다큐멘터리를 찍었다는 기사(김지수 기자의 글)를 접한 적이 있다. 선생님은 생의 에너지를 남김없이 쏟아 우리에게 무엇을 전해주고자 애쓰셨을까 궁금했다. 우리의 삶이란 이 세상을 한 뼘 더 좋게 만들고 가는 발자취라고 할 때, 선생님이 남기고 간 흔적은 그 범위가 꽤 크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 흔적 중 하나, <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를 두 손에 받아들었다.

서문을 여는 '날게 하소서'라는 시는, 마치 선생님의 기도문이자 새해맞이 덕담 같다. 총 51행의 시를 천천히 읽으면서 정말 여기에 적힌 대로 그랬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은빛 날개를 펴고 새해의 눈부신 하늘로 날아오르는

경쾌한 비상의 시작!

벼랑 끝에서 날게 하소서.(8쪽)

선생님이 14년 전에 썼다는 이 시는, <생각의 생각>이라는 책의 새 옷 <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의 날개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듯하다. 비상시국에 필요한 비상, 슬픔을 뜻하는 비상과 하늘을 나는 비상 가운데, 선생님은 비상의 절망 속 하늘을 날아오르는 희망을 말하는 것이다. 날아오름의 의미만으로 '사고의 자유', 그 단초를 보여준 게 아니겠는가. 이 책은 편견과 고정관념, 그리고 이분화된 흑백논리의 덫에서 벗어나는 것, 갇힌 사고의 틀을 부수는 것을 도와줄 목적으로 쓰인 글이기에.

본문은 열세 가지의 생각을 담고 있다. 먼저 '흙과 디지털이 하나되는 세상'에서는 흙의 지혜와 디지털 정보를 대비하듯 보여주나 기계를 움직이는 기술보다 사람을 움직이는 기술이 진짜 정보기술의 힘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미국 정치학자 조지프 나이의 말을 빌어 '스마트 파워' 곧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를 한데 결합한 힘을 말한다. 이 글은 수미상관처럼 마지막 글 '선비 생각이 상과 만나다'로 연결되어 이해할 수 있겠다. 한국 경제 속에서 어우러진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를 '선비 자본주의'로 칭하는 선생님의 견해를 헤아려본다.

'우물에 빠진 당나귀처럼'의 글이 주는 교훈도 되새겨본다. 남이 진흙을 던질 때 그것을 기적의 사다리, 영혼이 높아지는 디딤돌 삼으라는 말씀. '뽀빠이와 낙타의 신화'에서는 오류와 오역 혹은 신화와 허구 세계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유를 서술하면서, 놀이와 상상, 창조의 힘으로 삶을 허구와 이미지로 충만하게 하는 '호모픽토르', 일상성에서 탈출하는 탈영병을 꿈꾸라고 권면한다.

'종소리처럼 생각이 울려왔으면'은 감성 에세이 한 편 같다. 우연히 작은 종을 흔들어 투명한 소리를 내는 것에 놀라 40여 년 전 알프스 고원을 지날 때 듣던 소리를 떠올리고, 존 던의 기도서에 나오는 문구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풀어낸다. 여기서 종은 누군가의 죽음을 알리는 '조종'이었다고. 존 던은 누구를 위해 울리는 종소리인지 묻지 말라고 말했다. 바로 나를 위한 종소리, 내 죽음의 조종이기 때문에.

선생님은, 누군가의 죽음은 내 크나큰 생명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다는 뜻으로 봤다. 그의 죽음은 곧 나의 죽음인 셈이다. 그것은 누군가의 고통이 나와 무관하지 않고, 누군가의 생명이 나와 똑같은 샘물에서 흘러온 데 기인한다. 이 글의 귀결은 우연히 흔든 종소리처럼 자신 안에서도 침묵하던 소리가 울려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생님은 그로 인한 생각들을 글로 쓰고 싶다는 갈망을 전한다.

이 외에도 책을 통해 '벽'과 '세 마리 쥐'의 상징성을 각각 풀어간 글, '신발'에 관한 전방위적 접근의 글, 방어를 위한 '성'과 공격을 위한 '길'에 의미를 부여한 글, '거북선'에 대해 재고를 촉구한 글을 살필 수 있다. 한국 문화와 음식, 한국인 생각을 다룬 글들은 굉장히 흥미롭다. 선생님의 글을 읽다 보면, 우리가 간과해왔던 우리 것들, 특히 그 속에 담긴 지혜와 깊이에 대해 자긍심이 생긴다.

선생님의 글을 보면서 우리가 가진 지식의 효용성과 유동성에 대해 생각해봤다. 동서양 문명, 옛 말과 최신 용어가 무리 없이 섞여들어간 글 속에서 궁극적인 지향점은 간명해 보였다. 개인이든 공동체든 더 나은 삶을 꿈꾸는 것이 아닐런지. 옛것을 끌어와 새것에 접목시키고, 낡은 생각은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생각을 활짝 펼쳐보면서, 우리가 가진 지식은 인간 삶을 풍요롭게 하는 한에서 유의미할 뿐이다. 나이가 들고 아는 지식이 조금씩 쌓일수록 우리는 편견과 고정관념, 자기만의 아집이 생기고 만다. 자기가 아는 게 전부인 양. 그것을 깨부수는 힘은 무엇일까. 이 책은 거기에 대한 답변을 선명하게 해줄 것이다.

생각의 비상이 필요할 때마다 펼쳐보게 될, 귀한 책을 만났다. 선생님의 서원시처럼, 우리 국민 모두 날아오르는 올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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