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바디 프로젝트 -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수석 무용수의 신체 관리법
미스티 코플랜드 지음, 최희빈 옮김 / 동글디자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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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같았으면 '이런 책도 나왔구나' 정도로 넘어갔을 것이다. 나와 상관없는 책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올해 아이를 발레학원에 보낼까 생각 중이었고 실제로 학원에 문의전화도 해봤던 터라, 이 책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 학원 검색을 하던 중에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발레수업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발레를 배우게 될 아이뿐 아니라 내게도 필요한 책일 수 있겠구나 싶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이 책의 독자층을 이렇게 밝히고 있다.


"<발레리나 바디 프로젝트>는 건강하게 먹으며 시험 기간에도 체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대학생부터 일과 육아의 균형을 잡으려는 워킹맘, 황금빛 노년에도 활동적이고 건강한 삶을 지속하기를 바라는 은퇴자까지 모든 분야에 있는 여성들을 위한 책이다."(12쪽)


한마디로 성인 여성이면 누구나 봐야 할 책이다. 아이는 나중에 보는 것으로! (그래도 사진자료 위주로 넘겨보면서 혼자 동작도 따라해본다.) 아무튼 이 책이 열거한 프로젝트의 목표 가운데 "팔팔한 유연성을 기르자",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충전하자"에 나도 동참하고 싶어진다. 저자는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수석 무용수로서, 흑인 발레리나 최초로 백조의 호수 주인공을 맡았다고 한다. 자신의 시행착오와 실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바탕으로 이 책을 엮었으며, 이 책에 수록된 음식, 동작, 동기 부여할 운동을 조합해서 독자에게 맞는 효과적인 바디 프로젝트를 발견할 것을 제안한다.


이 책은 크게 마음, 동작, 음식, 멘토와 멘티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마음 편에서는, 수줍고 경계심 많던 소녀가 어떻게 발레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무용단에 들어간 후 발레 강사들에게 "반드시 길게 늘여야 해!"(살을 빼라는 정중한 표현이란다.)라는 말을 듣고 몸매 관리에 돌입하면서 어떤 진리를 깨닫게 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실력뿐 아니라 강한 멘탈과 확고한 마인드도 갖춘 듯한데, 이 책에서 저자만의 특별한 마음 관리법을 배울 수 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내 몸은 나에게 완벽하다는 기본 전제가 인상적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목표에 도달하는 법을 비롯해 마음의 안식처를 찾으라는 조언을 해준다.


2장 동작 편에서는 먼저 바른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눈 뜨면서 하는 운동을 시작으로 '준비 운동'부터 바닥에서 혹은 서서 하는 '발레리나 동작' 등이 소개되어 있고, 특히 발레리나 동작들은 저자 자신의 시범 동작 사진과 함께 나와 있다. 단계별 동작들로 꽤 상세하게 서술되었고 각 동작의 이름과 효과도 제시되어 있다. 가령 '플리에'는 프랑스어로 '접다' 또는 '구부리다'라는 뜻으로 발레 무용수들이 몸을 풀 때 가장 먼저 하는 동작이다. 이 동작을 하면 척추를 바로 정렬하면서 관절을 풀고, 여러 근육을 함께 움직임으로써 좋은 자세를 만들 수 있다. 이 책으로 '준비 운동'부터 차근차근 하다 보면, 언젠가 서서 하는 '발레리나 동작'도 거뜬하게 해볼 날이 오겠지. 성인 대상의 발레수업을 듣는 대신, 이 책으로 매일 시간을 정해 해보기로 결심!


3장 음식 편의 비중이 많아서 좀 놀랐다. 굉장히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중간중간 음식 사진들이 군침 돌게 하고 저자의 환한 미소에 보는 사람의 기분도 좋아진다. 저자는 좋은 종류의 지방(생선, 견과류, 아보카도 등) 섭취가 효율적인 신체 굴곡 근육을 만든다고 말한다. 실제로 좋은 지방 섭취 후 군살이 빠지고 배에 탄력이 생겼다고. 여기에 운동이 더해지자 활력 넘치는 에너지가 느껴졌단다. 이 책은 지방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것을 서두로, 동물성 단백질, 식물성 지방, 몸에 좋은 오일, 채소, 과일, 탄수화물 등을 영양상 이점, 먹는 방법, 고르는 법, 보관 방법, 분량 등으로 세분화해서 알려준다.


기본적인 식사 지침 가운데 문제가 되는 음식을 피한다는 대목에서는, 일반 건강서적에서 줄기차게 강조하는 정크푸드, 패스트푸드, 흰밀가루, 설탕 등이 금기 목록에 나와 있고 오메가-6군이 많은 오일을 피할 것을 명시한다. 책 속의 '발레리나의 21일 식단 플랜'을 일상에서 참고해볼 수도 있겠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저자가 직접 만든 음식도, 매 끼니, 간식거리, 디저트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그중 '든든한 가짜 감자 스프'가 눈에 띈다. 감자와 질감은 비슷하나 칼로리는 적은 대체제 콜리플라워 요리다.


4장 멘토와 멘티 편에서는 저자 개인의 멘토와 멘티를 이야기하면서, 독자에게도 권한다. 마음을 열고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사는 사람이나 내가 추구하는 열정에 빠져 사는 사람, 곧 멘토를 찾으라고. 그리고 스스로 누군가의 멘토가 되어보라고.


발레리나 동작이 체력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펼쳐본 책이었다. 그런데 동작 그 이상, 음식, 마음, 그리고 멘토와 멘티에 대한 중요성을 배워간다. 책을 다 읽고 난 느낌은, 이 발레리나는 자기 관리를 잘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즐기고 있구나, 자신의 성취를 감사하며 나누는 삶을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물론 자신의 꿈을 이루고 현재 위상을 얻기까지, 또한 자신만의 바디 프로젝트를 수행하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겠지만. 꿈을 이루기 위한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강조한 에필로그가 마음에 와닿았다.


"하루하루의 성공을 칭찬해주자. (중략) 우리의 여정은 목표로 설정했던 결승선만큼이나 중요하다. 그 여정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더 강해지고, 자신에게 더 집중할 수 있다. (중략)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이 갖고자 하는 몸을 만들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일을 이루어내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253쪽)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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