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처음 학교에 갑니다 - 20년 차 현직 교사가 알려주는 현실적인 초등 입학 준비
김선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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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뽀야의 유치원 건물에는 '유초 이음 학기 시범 유치원'이라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어요. 일곱 살들이 학교에 들어갈 때 더욱 쉽고 편안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어떤 프로그램이 있을 거라는 막연한 이야기만 들었던 상태지요. 굳이 그런 배경이 아니더라도, 초등 입학과 1학년 생활에 대한 궁금증이 있어서 그와 관련된 책들을 찾아 읽곤 했었지요. 이번 책은 차례만 봐도 실용적이고 체계적인 내용을 짐작하게 합니다.


-입학 전까지 하면 좋은 본질 교육 : 식습관, 배변, 안전, 독서, 한글

-입학 전 필수 정보 : 취학통지서, 예비소집일, 입학 절차, 1학년 기본 일과, 돌봄 및 방과 후 수업, 입학 준비

-초등학교 1학년 1년 과정 : 적응기, 성장기, 도약기, 정리기

-교과서 밖 우리 아이 성장 : 관계 맺기, 안전 생활, 학교 폭력, 경제 교육, 성교육, 영어 학습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위와 같은데요, 저는 초등학교 1학년 전반을 알 수 있는 정보도 좋았고요, 2024년부터 적용되는 교육과정 등의 '쏙쏙정보', "입학 전에 휴대폰 사줘야 할까요?" 같은 '고민상담소' 코너도 좋았습니다.


먼저 신변 보호 교육 가운데 두 가지 원칙을 꼭 가르치라는 당부가 나와요.


어른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엄마(혹은 아빠)가 다치거나 병원에 있다며 너를 데려다 달라고 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


실제적인 입학 준비는 추후 이 책을 참고해보면 좋을 것 같고요, 1학년 전체 과정 중 진단평가와 정서 행동 특성 평가라는 항목에 눈길이 갔어요. 1, 2학년 때는 기본적인 읽기, 쓰기, 셈하기를 배우고 3학년은 3R(읽기, 쓰기, 셈하기) 검사를 실시하는데 이때 점수가 미달이면 기초 부진 학생으로 보고된다고 하네요. 정서 행동 특성 검사의 경우 초등 1학년과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이렇게 네 번 실시한답니다. 교우 관계와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 수준을 점검하는 도구로 활용되는데 초등의 경우 주양육자가 여러 항목에 응답하는 형식이래요.


저자는 20년간 교우 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몇 가지 유형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말을 걸어도 대답하지 않기

같이 놀자고 해도 반응하지 않기

자기 마음대로만 하려고 하기

마음대로 안 되면 소리 지르거나 욕하기

함께 놀고 정리 안 하기

계속 징징 울기


이 책은 전반적으로 정보 중심으로 엮여 있는데요, 교사면서 엄마로서 저자는 자신의 경험도 내비칩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부터 매일 학교 도서관에 가서 세 권씩 빌려오게 했다고 해요. 빌려온 책을 아이가 먼저 읽고, 자기 전에 부모님이 다시 읽어주면 더 효과적이라는 말도 덧붙입니다. 또한 영어 노출의 적정 시기는 6-7세로, 저자는 아이들이 어릴 때 수시로 영어 동요를 틀고 잠들기 전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영어 노출 빈도를 늘렸다고 합니다. 유용한 책이나 사이트를 소개하기도 하니, 참고해볼 수 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된 기본과 본질을 갖춘 아이가 더욱 단단해진다는 걸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218쪽)


이 문구로 이 책은 마무리됩니다. 저자가 생각하는 '본질'은 책에서 확인해볼 수 있고요, 그것은 각자의 가치관, 교육관에 따라 다르겠지요. 이 책을 보고 나니 뽀야의 일곱 살이 더욱 중요하게 다가왔어요. (문득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는 책 제목도 떠올랐고요.) 초등 1학년은 유치원 때 선생님과 친구들을 통해 배운 것들을 마음껏 펼쳐보일 수 있는 첫 출발의 의미가 있겠구나 싶어요. 부모로서 할 일은 지금보다 더 큰 세상으로 나가는 아이를 격려하고 응원해주는 것이겠지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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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소년 마스터피스 시리즈 (사파리) 14
엘로이 모레노 지음, 성초림 옮김 / 사파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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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의 슈퍼파워를 가졌던 소년이 병원 침대에 누워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정신과 의사 선생님에게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이야기하기 시작하지요. 의사 선생님은 말벌과 드래곤, 괴물 이야기에 혼란스러워하지만 소년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중요한 사실을 일깨웁니다.


어떤 특별한 짓을 저질러야만 괴물이 되는 게 아니라, 때로는 아무 일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괴물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101쪽)


올해 중학생인 소년에게는 사로와 키리, 두 친구가 있었고 평범하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똑똑했지만 티 내지 않으면서요. 그러던 어느 날 수학 시험 시간에 악명 높은 MM이 뒷자리에 앉게 되고 시험지를 바꾸자고 강요하는데, 소년은 "싫어"라고 말하고 시험지를 제출하고 교실을 나옵니다. 그때부터 MM은 소년에게 욕설 가득한 메시지를 보내고, 소년은 두려움으로 가득하게 돼요.


상대의 두려움, 그건 MM 같은 아이들에게는 휘발유나 다름없었다. 악한 마음이 더욱 거세게 불타올랐다.(143쪽)


소년은 MM이 자신에게 종이 뭉치를 던져도, 자신을 밀쳐도, 자신의 도시락을 내동댕이치고 짓밟아도 가만히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매체에서 접했던 폭력이 자기 눈앞에 펼쳐진 상황에 놀랐고, 바라만 볼 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수많은 아이들의 모습 곧 또 다른 폭력의 모습도 보게 되었어요. 소년의 마음속에 분노가 강하게 치솟았지만 실제로 구경꾼들에게 소년은 우스워보였을 뿐이었지요. 분노를 분출하는 방법을 몰랐기에.


이 소설은 스스로 만든 능력이 아니라 주변인들에 의해 얻게 된 초능력인 '투명인간'이 되고 난 후,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것 같아요. 당신은 누군가에게 괴물이었던 적은 없었느냐고.


흡인력 있는 소설입니다. 주인공 소년이 어떤 심정으로 '말벌' 소년이 되었는지, 선생님 등에 있던 '드래곤'이 어떻게 움직이기 시작했는지, 가해자 MM을 비롯한 수많은 방관자들인 '괴물들'은 왜 소년을 괴롭게 하거나 방치했는지,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펼쳐져요. 2024년 디즈니플러스 방영 예정이라고 하니, 원작의 여운을 이어갈 수 있겠어요.


원치 않는 상황이 되었을 땐 그냥 사라져 버리면 사람들이 자기를 보지 못해서 괜찮다고.(274쪽)


이 소설은 학교 폭력을 다루고 있는데요, '투명인간'이라는 말에 묵직한 감정을 싣고 있어요. 주인공 소년은 자신이 '투명인간'이 된 이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느껴요.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상황인데도 오히려 그 실체를 받아들이는 대신 자신에게 슈퍼파워가 생겼다고 믿는 것이지요. 그 심정이 굉장히 슬프게 다가왔어요. 결국 소년은 슈퍼파워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자신만의 현실, '투명인간'도 아니고 그랬던 적도 없었다는 현실 속에서 혼란스러워하면서, 비가 쏟아지는 기찻길 위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있게 되는데...


소설의 마지막 구절에서 작가의 분명한 메시지를 읽어낼 수 있어요.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으면서도 보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던 우리,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편을 선택했던 우리, '나를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그건 내 문제가 아니야.'를 삶의 철학으로 삼은 우리도 소년을 볼 수 있게 되었다.(355쪽)


우리 사회 학교 폭력 이슈가 떠오를 때마다 의문이었어요. 교사는 도대체 무엇을 했나 하고요. 이 소설에서는 소년이 괴롭힘 당하는 상황을 안 이후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고 하는 선생님이 나와요. 그런데 학교 차원이 아니라 개인 차원의 노력이란 큰 의미가 없겠구나 싶고요, 가해자의 강제 전학이든 법적 처리로 가지 않는 한, 선생님 한 사람이 교실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 알지도 못할 뿐더러 나쁜 상황을 모조리 막아줄 재간도 없으니까요.


이 소설은 학교 폭력의 가해자뿐 아니라 동조한 자들, 곧 수많은 방관자들의 비겁함에 관해 문제를 제기합니다. 그 문제 의식에 공감하면서 학교 폭력을 막을 길이란 선한 영향력들의 치밀한 공조일까 하는 막연한 생각도 해봅니다. 어떤 계기로 인해, 학교 폭력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뽀야가 아직 어리지만 앞으로 긴 학창 시절을 보내게 될 터이니, 자신을 보호하고 방어하는 방법들을 알려주는 게 교과목 선행 학습보다 최우선일 듯해요. 언젠가 이 소설을 읽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볼 수 있겠어요. 청소년 필독 도서로 널리 읽혀야 하고 학교 폭력 근절로 이어져야 할 징검다리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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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읽어도 괜찮아 미운오리 그림동화 11
허드슨 탤벗 지음, 허진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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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원서로 먼저 봤던 그림책이에요. 책과 읽기에 관한 메시지가 마음에 많이 와닿았는데요, 이렇게 번역본으로 다시 만나서 반가웠어요. 이 책을 쓰고 그린 작가는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인 <엄마가 수놓은 길>의 그림을 그렸었고요, 오래전 어린 시절 스스로 잘 읽지 못한다는 생각에 압박감과 상처를 받은 적이 있다고 해요. 그가 그 마음을 어떻게 회복하고 치유했는지, 이 그림책으로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그림을 좋아하던 아이는 글자가 점점 많아지는 책에 두려움을 느껴요. 글로 둘러싸인 세상에서 길을 잃고 말지요. 그 장면에서, 작가는 아이가 숲속을 헤매는 그림으로 묘사했어요.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주춤하면서 주저앉고 싶었던 아이는, 그림 그리기로 위기를 극복하기로 해요. 또한 읽기는 어렵지만 이야기가 너무 좋아서 포기할 수 없었지요. 아는 단어를 따라 이야기 속으로!

글을 읽는 두려움과 호기심 사이의 전쟁에서

호기심이 승리했어!

느리게 읽는 사람은

이야기를 즐기는 거야!

위 표현들이 멋지게 다가왔어요. 글이 두려웠던 아이는, 글을 친구 삼게 되고 자신의 스케치북에 올라탄 채 글의 바다에서 파도 타기를 할 정도까지 되었답니다. 그림책 속 아이에게, 자신의 경험을 그림책으로 보여준 작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제목은 <느리게 읽어도 괜찮아>지만, 저는 '읽어도' 대신에 다른 말을 넣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작가는 읽는 데 어려움을 느꼈던 사람이지만, 우리는 각자 무엇인가 더딘 부분을 가지고 있잖아요. 요즘 저는 계획한 대로 추진하는 부분이 많이 약하다고 느껴요. 생각은 저만치 앞서 있는데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모양새이지요. 그래서 "느리게 가도 괜찮아" 하고 스스로 위로해봤어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말고 저만의 속도로 가보자고, 다독거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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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을 키우는 말랑말랑 동시 따라 쓰기
박윤희 지음, 구본웅 그림 / 소울키즈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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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뽀야와 동시를 낭송하곤 하는데요, 직접 써보는 시간을 가져봐도 좋겠구나 싶었어요. 글작가는 창작동요 대상곡 <내 손은 바람을 그려요>, <별들도 꽃처럼>을 작사한 분이네요. 그림작가의 아기자기한 그림과 함께 동시를 읽고 써볼 수 있는 책을 소개해봅니다.


아이들에게 친근하고 익숙한 소재로 꾸며져 있어 더욱 흥미로워요. 가족, 친구, 선생님 등 사람들 이야기를 다룬 동시들도 많이 있는데요, 이 동시집의 경우 꽃과 동물, 곤충, 과일에 한정되어 있네요. 각 동시의 제목이 곧 소재가 되는 셈이지요. 각 장이 끝나면 스스로 동시를 써볼 수 있답니다. 어쩌면 소재가 곧 제목이 된다면, 아이들이 더 쉽게 동시 쓰기에 접근할 수 있을 듯해요.


아이들이 읽고 이해하기에 쉬운 말로 이루어진 시들이 대부분이고요, 시마다 재미와 교훈을 담고 있어요. 편안하게 낭송하다 보면 마음도 포근해지고 든든해지는 시들입니다. 어른들 마음속에도 동심이 숨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동시집은 잠자는 동심을 살랑살랑 깨워줄 거예요.


어른을 위한 짧은 글귀 모음 같기도 해요. "울퉁불퉁 나답게 생겼어" 하면서 자신감과 향기를 드러내는 '모과', "빨리 날기보다 아름답게 날 거야" 하면서 자유를 뽐내는 '나비', "날지 못하는 새가 아니라 힘껏 달리는 새로 기억될 거야"라고 다짐하는 '타조' 등 마음에 와닿는 구절들도 많았어요. 요즘 계절에 어울리는 '감'이라는 동시를 소개해볼게요.


떨떠름한 감

달달한 감 되고


단단한 감

말랑한 감 되려면


시간이 필요해

조금 느려도 괜찮아

누구나, 익어갈 시간이 필요해


요즘의 저에게 딱 필요한 동시구나 싶었어요. 무르익어야 결실을 볼 수 있는 법인데, 너무 조급한 모습을 보였던 게 아닌가 싶어서요.


뽀야는 책을 받자마자 좋아하면서 필사를 시작했는데요, 매일 꾸준히 하나씩 써본다면 글씨 연습도 되겠어요. 아직 글씨 연습을 일부러 시키지는 않고 있어요. 글자 모양이나 철자법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고 있고요. 재미있게 읽고 관심 있으면 글자를 써보는 정도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요. 이 책을 통해, 좋아하는 동시도 낭송해보고 관심이 늘어가는 글자도 연습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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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지나가게 하라 - 흐르는 대로 살아가는 인생의 지혜
박영규 지음 / 청림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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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 편안함을 주는 책이 있어요. 이 책이 그랬는데요, 최근에 안팎으로 소용돌이가 많았던 때 얼른 읽고 싶다는 갈망이 들었을 정도입니다. 저자는 "노자와 장자, 주역, 그리고 고양이를 사랑하는 인문학자"로 소개되어 있네요. 사회학과 정치학 전공자로 인문학 강의와 더불어 관련 책들을 출간했어요. 이 책은 저자가 노자의 <도덕경>에서 발견한 단순한 삶을 정리한 거예요.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족함을 알면 욕을 당하지 아니하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 사사로운 욕심을 줄이고 소박하고 검소하게 살라.(12쪽)

저자는 크게 여덟 가지로 나누어 <도덕경>의 핵심을 소개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딱딱한 철학 수업 방식이 아니라, 자신의 일상과 경험, 여러 책들을 통한 사유도 함께 보여주기에 친근하게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지요. <도덕경>의 인용은 한자와 함께 해석을 풀이하고 있고요. 그럼 책의 내용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해볼게요.

거피취차 :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한다

위 내용이 있는 <도덕경> 38장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아요.

대장부는 두터움에 머물고 얄팍한 데 거하지 않는다.

내실을 중히 여기고 화려함에 거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한다.(131쪽)

버려야 할 저것은 세상 기준, 타인의 욕망에 자신을 맞추는 삶이고 취해야 할 이것은 내 의지대로 사는 삶입니다. 시류에 휩쓸린 얄팍하고 겉모습만 화려한 삶이 아니라, 자신만의 원칙을 지키면서 내실을 다지는 삶을 추구하자는 거예요. 저는 요즘, 어떤 선택이 맞을까 갈등한 적이 있어요. 중요한 순간마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할지 결정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여요. 그때마다 내실보다 화려함을 쫓고 있지는 않은지, 나만의 원칙보다 세상과 타인의 관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섬세히 들여다보는 일이 필요할 거예요.

상선약수 : 최고의 선은 물과 같은 것이다

물은 겸손해서 항상 자신을 낮춥니다. 겸양지덕과 희생정신을 겸비하기에 노자는 물을 최고의 선이라 칭했고요. 노자의 무위자연은 평화와 동의어인데 이에 잘 어울리는 것이 물입니다. 결국 저자에 따르면 물처럼 산다는 것은, 자신을 완전히 비우고 내려놓고 낮은 곳으로 향하는 겸허한 마음으로 세상을 유연하게 사는 것이지요. 시비나 다툼도 없이 담담하고 소박하게요. '흐르는 물처럼'의 의미는 정말 깊고도 넓게 뻗어갈 수 있군요.

탁정서청 : 흙탕물은 가만두면 절로 맑아진다

위 내용은 무위자연의 다른 표현이라고 해요. 저자의 재미있는 비유를 끌어오면, '렛잇비'나 '시간이 약'이라는 말의 <도덕경> 버전입니다. 흙탕물을 깨끗하게 하려고 휘저으면 물이 더 탁해질 뿐, 가만히 앉아 지켜보면 서서히 맑아진다는 말인데요, 이에 대해 저자는 인생의 먹구름에 초조해하지 말고 그런 날도 있지 하면서 무심히 바라보는 게 지혜롭다고 적용합니다.


이 외에도 저자가 <도덕경> 속에서 찾은 지혜를 건져올릴 수 있는 책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시간이 지나야 해결되는 일들이 정말 많지요. 어떤 문제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그저 손 놓고 있자는 말이 아니라, 아등바등 어쩔 줄 몰라하면서 몸과 마음을 더 해롭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최근에 그랬거든요. 속상한 일이 있었는데 그 마음을 꽤 오래 붙들고 있었어요. 식욕도 떨어지고 가슴이 콕콕 아픈 증상까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이 책의 제목 <그저 지나가게 하라>가 많이 와닿았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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