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바디 프로젝트 -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수석 무용수의 신체 관리법
미스티 코플랜드 지음, 최희빈 옮김 / 동글디자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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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같았으면 '이런 책도 나왔구나' 정도로 넘어갔을 것이다. 나와 상관없는 책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올해 아이를 발레학원에 보낼까 생각 중이었고 실제로 학원에 문의전화도 해봤던 터라, 이 책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 학원 검색을 하던 중에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발레수업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발레를 배우게 될 아이뿐 아니라 내게도 필요한 책일 수 있겠구나 싶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이 책의 독자층을 이렇게 밝히고 있다.


"<발레리나 바디 프로젝트>는 건강하게 먹으며 시험 기간에도 체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대학생부터 일과 육아의 균형을 잡으려는 워킹맘, 황금빛 노년에도 활동적이고 건강한 삶을 지속하기를 바라는 은퇴자까지 모든 분야에 있는 여성들을 위한 책이다."(12쪽)


한마디로 성인 여성이면 누구나 봐야 할 책이다. 아이는 나중에 보는 것으로! (그래도 사진자료 위주로 넘겨보면서 혼자 동작도 따라해본다.) 아무튼 이 책이 열거한 프로젝트의 목표 가운데 "팔팔한 유연성을 기르자",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충전하자"에 나도 동참하고 싶어진다. 저자는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수석 무용수로서, 흑인 발레리나 최초로 백조의 호수 주인공을 맡았다고 한다. 자신의 시행착오와 실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바탕으로 이 책을 엮었으며, 이 책에 수록된 음식, 동작, 동기 부여할 운동을 조합해서 독자에게 맞는 효과적인 바디 프로젝트를 발견할 것을 제안한다.


이 책은 크게 마음, 동작, 음식, 멘토와 멘티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마음 편에서는, 수줍고 경계심 많던 소녀가 어떻게 발레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무용단에 들어간 후 발레 강사들에게 "반드시 길게 늘여야 해!"(살을 빼라는 정중한 표현이란다.)라는 말을 듣고 몸매 관리에 돌입하면서 어떤 진리를 깨닫게 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실력뿐 아니라 강한 멘탈과 확고한 마인드도 갖춘 듯한데, 이 책에서 저자만의 특별한 마음 관리법을 배울 수 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내 몸은 나에게 완벽하다는 기본 전제가 인상적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목표에 도달하는 법을 비롯해 마음의 안식처를 찾으라는 조언을 해준다.


2장 동작 편에서는 먼저 바른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눈 뜨면서 하는 운동을 시작으로 '준비 운동'부터 바닥에서 혹은 서서 하는 '발레리나 동작' 등이 소개되어 있고, 특히 발레리나 동작들은 저자 자신의 시범 동작 사진과 함께 나와 있다. 단계별 동작들로 꽤 상세하게 서술되었고 각 동작의 이름과 효과도 제시되어 있다. 가령 '플리에'는 프랑스어로 '접다' 또는 '구부리다'라는 뜻으로 발레 무용수들이 몸을 풀 때 가장 먼저 하는 동작이다. 이 동작을 하면 척추를 바로 정렬하면서 관절을 풀고, 여러 근육을 함께 움직임으로써 좋은 자세를 만들 수 있다. 이 책으로 '준비 운동'부터 차근차근 하다 보면, 언젠가 서서 하는 '발레리나 동작'도 거뜬하게 해볼 날이 오겠지. 성인 대상의 발레수업을 듣는 대신, 이 책으로 매일 시간을 정해 해보기로 결심!


3장 음식 편의 비중이 많아서 좀 놀랐다. 굉장히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중간중간 음식 사진들이 군침 돌게 하고 저자의 환한 미소에 보는 사람의 기분도 좋아진다. 저자는 좋은 종류의 지방(생선, 견과류, 아보카도 등) 섭취가 효율적인 신체 굴곡 근육을 만든다고 말한다. 실제로 좋은 지방 섭취 후 군살이 빠지고 배에 탄력이 생겼다고. 여기에 운동이 더해지자 활력 넘치는 에너지가 느껴졌단다. 이 책은 지방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것을 서두로, 동물성 단백질, 식물성 지방, 몸에 좋은 오일, 채소, 과일, 탄수화물 등을 영양상 이점, 먹는 방법, 고르는 법, 보관 방법, 분량 등으로 세분화해서 알려준다.


기본적인 식사 지침 가운데 문제가 되는 음식을 피한다는 대목에서는, 일반 건강서적에서 줄기차게 강조하는 정크푸드, 패스트푸드, 흰밀가루, 설탕 등이 금기 목록에 나와 있고 오메가-6군이 많은 오일을 피할 것을 명시한다. 책 속의 '발레리나의 21일 식단 플랜'을 일상에서 참고해볼 수도 있겠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저자가 직접 만든 음식도, 매 끼니, 간식거리, 디저트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그중 '든든한 가짜 감자 스프'가 눈에 띈다. 감자와 질감은 비슷하나 칼로리는 적은 대체제 콜리플라워 요리다.


4장 멘토와 멘티 편에서는 저자 개인의 멘토와 멘티를 이야기하면서, 독자에게도 권한다. 마음을 열고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사는 사람이나 내가 추구하는 열정에 빠져 사는 사람, 곧 멘토를 찾으라고. 그리고 스스로 누군가의 멘토가 되어보라고.


발레리나 동작이 체력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펼쳐본 책이었다. 그런데 동작 그 이상, 음식, 마음, 그리고 멘토와 멘티에 대한 중요성을 배워간다. 책을 다 읽고 난 느낌은, 이 발레리나는 자기 관리를 잘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즐기고 있구나, 자신의 성취를 감사하며 나누는 삶을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물론 자신의 꿈을 이루고 현재 위상을 얻기까지, 또한 자신만의 바디 프로젝트를 수행하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겠지만. 꿈을 이루기 위한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강조한 에필로그가 마음에 와닿았다.


"하루하루의 성공을 칭찬해주자. (중략) 우리의 여정은 목표로 설정했던 결승선만큼이나 중요하다. 그 여정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더 강해지고, 자신에게 더 집중할 수 있다. (중략)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이 갖고자 하는 몸을 만들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일을 이루어내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253쪽)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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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마리 늑대 - 생태계를 복원한 자연의 마법사들
캐서린 바르 지음, 제니 데스몬드 그림, 김미선 옮김 / 상수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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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한 편의 자연 다큐멘터리를 본 느낌이에요. <열네 마리 늑대> 그림책을 본 소감입니다. 상세한 내용에 비해 책의 분량은 많지 않으나 글자 크기가 작고 글밥이 꽤 많은 편입니다. 그래도 장엄하면서 화려하게 펼쳐진 그림체 덕분에, 더욱 글 속에 빠져들게 됩니다.

이 책은 생태계에서 포식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늑대 무리를 통해 보여줍니다. 의인화된 늑대가 나오는 동화는 아니고요, 실화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펼쳐져요.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늑대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곳은 1872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립공원이 된 이래로 해마다 전 세계에서 4백만 명의 사람들이 찾는 곳이랍니다. 현재 수천 가지 다양한 야생동물의 보금자리인 이곳이 한때는 황무지로 변했던 때가 있었다고 해요. 바로 늑대가 사라지고 나서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사냥꾼들로 인해 늑대의 울음소리조차 들리지 않게 된 옐로스톤, 이곳의 지배자가 늑대에서 엘크로 바뀐 후 생태계가 요동칩니다. 그로 인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길은 늑대를 다시 공원에 풀어놓는 일! 1995년에 생태복원 프로젝트가 시작되지요.

이 책의 1부에서는 고향으로 돌아온 늑대들의 여정을 그립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그 여정에 동참한 늑대는 총 열네 마리지요. 썰매, 비행기, 트럭, 다시 썰매로 70년 만에 돌아온 야생의 세계에서, 그들은 우리 속에 10주 동안 수용되어 지내게 됩니다. 가두어 지내는 이유는, 너무 일찍 풀어주면 회귀본능으로 북쪽 캐나다로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드디어 자유로워진 날, 조심스럽게 한 발자국, 두 발자국, 그러다가 그들은 질주합니다. 과학자들은 각 늑대들의 번호를 붙여 이미 추적 장치를 달아놓았기에 그들의 이동 경로를 예의 주시하지요. 사냥이 시작되려고 해요. 갑작스러운 늑대들의 등장에, 엘크 무리는 얼마나 놀랐을까요? (주인공이 늑대인 책에서 저는 순간, 엘크 입장이 되어 읽고 있군요.) 완연한 늑대의 계절! 봄마다 새끼 늑대들이 태어나고 늑대가 잃어버렸던 우두머리 자리를 되찾자, 공원 안의 동물들의 삶과 자연 풍경이 바뀝니다.

2부에서는 늑대 수의 증가로 옐로스톤이 어떻게 새롭게 바뀌었는지 보여줍니다. 여러 동물들과 나무, 새, 곤충 등의 그림들이 다양하고 아름답게 펼져집니다. 1부에서 늑대들 위주의 이야기가 긴장감을 주었다면, 2부에 이르면 전반적으로 평화로운 분위기가 느껴져요. (엘크 무리에게는 전혀 달갑지 않은 상황이겠지만요. 또 잠깐, 엘크 입장!)

늑대가 울부짖는 소리에, 엘크는 바짝 경계하며 한곳에 머물기보다 이동합니다. 그러면 풀은 그만큼 풍성하게 자라고 엘크에게 뜯어 먹히지 않았기에 나무들이 크고 튼튼하게 자란답니다. (여기서는 나무 입장도 되어봅니다. 어린 나무를 먹어치우는 엘크로 인해 자라지 못했던 세월이 도대체 얼마였던가?) 그 외의 변화들을 섬세하고 멋진 그림과 함께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열네 마리 늑대의 삶과 죽음을 간략히 보여주는 특별 페이지도 있어요.

3부에서는 자연의 순리를 한눈에 보기 쉽게 요약해줍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늑대가 없다면 먹이 사슬과 자연 생태가 얼마나 뒤엉키게 되는지 다시 확인해볼 수 있어요. 또한 한국의 백두산 호랑이를 비롯해, 여러 나라의 생태복원의 현황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늑대가 자연 균형과 생태계 안정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게 되지요. 특히 아이들이 생태계, 먹이 사슬, 환경 보호 등을 정보 지식 차원이 아닌, 실화와 그림으로 진지하면서 흥미롭게 접근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입니다. 자연 질서에 순응하며 사는 동물들과 그들을 포획하려는 사냥꾼, 탐욕으로 삶의 순리를 역행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대조해서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져봅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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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 - 이어령의 서원시
이어령 지음 / 성안당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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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도 여러 책들이 나오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선생님의 책이 출간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뒤늦게나마 선생님의 책들을 부지런히 읽어볼 마음을 품어본다. 항암치료를 마다한 채 기력을 다해 책을 쓰고 강연을 하고 죽음까지 기록할 다큐멘터리를 찍었다는 기사(김지수 기자의 글)를 접한 적이 있다. 선생님은 생의 에너지를 남김없이 쏟아 우리에게 무엇을 전해주고자 애쓰셨을까 궁금했다. 우리의 삶이란 이 세상을 한 뼘 더 좋게 만들고 가는 발자취라고 할 때, 선생님이 남기고 간 흔적은 그 범위가 꽤 크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 흔적 중 하나, <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를 두 손에 받아들었다.

서문을 여는 '날게 하소서'라는 시는, 마치 선생님의 기도문이자 새해맞이 덕담 같다. 총 51행의 시를 천천히 읽으면서 정말 여기에 적힌 대로 그랬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은빛 날개를 펴고 새해의 눈부신 하늘로 날아오르는

경쾌한 비상의 시작!

벼랑 끝에서 날게 하소서.(8쪽)

선생님이 14년 전에 썼다는 이 시는, <생각의 생각>이라는 책의 새 옷 <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의 날개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듯하다. 비상시국에 필요한 비상, 슬픔을 뜻하는 비상과 하늘을 나는 비상 가운데, 선생님은 비상의 절망 속 하늘을 날아오르는 희망을 말하는 것이다. 날아오름의 의미만으로 '사고의 자유', 그 단초를 보여준 게 아니겠는가. 이 책은 편견과 고정관념, 그리고 이분화된 흑백논리의 덫에서 벗어나는 것, 갇힌 사고의 틀을 부수는 것을 도와줄 목적으로 쓰인 글이기에.

본문은 열세 가지의 생각을 담고 있다. 먼저 '흙과 디지털이 하나되는 세상'에서는 흙의 지혜와 디지털 정보를 대비하듯 보여주나 기계를 움직이는 기술보다 사람을 움직이는 기술이 진짜 정보기술의 힘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미국 정치학자 조지프 나이의 말을 빌어 '스마트 파워' 곧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를 한데 결합한 힘을 말한다. 이 글은 수미상관처럼 마지막 글 '선비 생각이 상과 만나다'로 연결되어 이해할 수 있겠다. 한국 경제 속에서 어우러진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를 '선비 자본주의'로 칭하는 선생님의 견해를 헤아려본다.

'우물에 빠진 당나귀처럼'의 글이 주는 교훈도 되새겨본다. 남이 진흙을 던질 때 그것을 기적의 사다리, 영혼이 높아지는 디딤돌 삼으라는 말씀. '뽀빠이와 낙타의 신화'에서는 오류와 오역 혹은 신화와 허구 세계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유를 서술하면서, 놀이와 상상, 창조의 힘으로 삶을 허구와 이미지로 충만하게 하는 '호모픽토르', 일상성에서 탈출하는 탈영병을 꿈꾸라고 권면한다.

'종소리처럼 생각이 울려왔으면'은 감성 에세이 한 편 같다. 우연히 작은 종을 흔들어 투명한 소리를 내는 것에 놀라 40여 년 전 알프스 고원을 지날 때 듣던 소리를 떠올리고, 존 던의 기도서에 나오는 문구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풀어낸다. 여기서 종은 누군가의 죽음을 알리는 '조종'이었다고. 존 던은 누구를 위해 울리는 종소리인지 묻지 말라고 말했다. 바로 나를 위한 종소리, 내 죽음의 조종이기 때문에.

선생님은, 누군가의 죽음은 내 크나큰 생명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다는 뜻으로 봤다. 그의 죽음은 곧 나의 죽음인 셈이다. 그것은 누군가의 고통이 나와 무관하지 않고, 누군가의 생명이 나와 똑같은 샘물에서 흘러온 데 기인한다. 이 글의 귀결은 우연히 흔든 종소리처럼 자신 안에서도 침묵하던 소리가 울려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생님은 그로 인한 생각들을 글로 쓰고 싶다는 갈망을 전한다.

이 외에도 책을 통해 '벽'과 '세 마리 쥐'의 상징성을 각각 풀어간 글, '신발'에 관한 전방위적 접근의 글, 방어를 위한 '성'과 공격을 위한 '길'에 의미를 부여한 글, '거북선'에 대해 재고를 촉구한 글을 살필 수 있다. 한국 문화와 음식, 한국인 생각을 다룬 글들은 굉장히 흥미롭다. 선생님의 글을 읽다 보면, 우리가 간과해왔던 우리 것들, 특히 그 속에 담긴 지혜와 깊이에 대해 자긍심이 생긴다.

선생님의 글을 보면서 우리가 가진 지식의 효용성과 유동성에 대해 생각해봤다. 동서양 문명, 옛 말과 최신 용어가 무리 없이 섞여들어간 글 속에서 궁극적인 지향점은 간명해 보였다. 개인이든 공동체든 더 나은 삶을 꿈꾸는 것이 아닐런지. 옛것을 끌어와 새것에 접목시키고, 낡은 생각은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생각을 활짝 펼쳐보면서, 우리가 가진 지식은 인간 삶을 풍요롭게 하는 한에서 유의미할 뿐이다. 나이가 들고 아는 지식이 조금씩 쌓일수록 우리는 편견과 고정관념, 자기만의 아집이 생기고 만다. 자기가 아는 게 전부인 양. 그것을 깨부수는 힘은 무엇일까. 이 책은 거기에 대한 답변을 선명하게 해줄 것이다.

생각의 비상이 필요할 때마다 펼쳐보게 될, 귀한 책을 만났다. 선생님의 서원시처럼, 우리 국민 모두 날아오르는 올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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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두스, 네가 참 좋아 - 스페셜 에디션 핀두스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
스벤 누르드크비스트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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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작가의 그림책으로, 다섯 편의 이야기를 엮은 특별판이에요. 작가가 가장 사랑하는 이야기들로 선별됐다고 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체라서 더욱 눈길을 끌었어요. 표지 그림만 봐도 짐작해볼 수 있는 분위기가 느껴져요. 평안하고 따뜻한 첫인상에 더해, 실제 이야기는 재미있는 요소가 꽤 많습니다. 앞표지만 보고 핀두스가 고양이 이름이겠구나 예상했는데 그게 맞았지요. 귀여워서 계속 쳐다보게 되는 핀두스를 소개해볼게요.

핀두스는 홀로 사는 페트손 할아버지 집으로 오게 됩니다. 길을 잃었던 것은 아니고요, 이웃집 할머니가 아기 고양이를 할아버지에게 선물한 것이지요. 할아버지 손가락을 앙 깨물던 아기 핀두스는 쑥쑥 자라 어느 날 말을 하게 되고, 할아버지와 절친이 됩니다. 아침마다 할아버지를 깨우며 놀자고 재촉하는 그 귀염둥이는 영락없이 아이 모습이에요. 작가의 글에도 나와 있어요. 이 캐릭터를 그리고 있을 무렵 자녀가 태어났대요. 시리즈를 엮어가면서 자연스럽게 핀두스 안에 아이 모습이 투영되었겠지요.

물건 숨기기 놀이를 하면서 장소 힌트를 가르쳐주는 모습, 즉석 이야기 만들기를 하는 모습은 요즘 우리집 꼬마 같았어요. 유아와 초등 저학년 자녀를 둔 분들이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이 보면,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나아가 도심 속 분주한 일상을 사는 모두에게 안락한 휴식 같은 책일 듯해요.

개별적인 다섯 편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집 곳곳을 둘러보다가 길을 잃고 마는 핀두스가 마주한 괴물은 누구였을지, 핀두스가 숨겨놓은 물건들을 모으면 어떤 메시지가 될지, 여우가 할아버지의 암탉들을 잡아가지 못하도록 핀두스와 할아버지는 어떤 합동 작전을 펼칠지, 새 가족인 수탉의 시끄러운 소리가 싫어서 핀두스가 할아버지 몰래 꾸민 일은 무엇일지, 캠핑을 떠나고 싶었던 할아버지와 핀두스는 과연 즐거운 시간을 가지게 될지 등, 이런저런 궁금증을 안고 그림책 속 이야기 여행을 가보시면 좋겠습니다.

각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별면을 만들어 흥미롭게 구성해서 좋았고요, 책 말미에 작가의 스케치를 여러 편 감상할 수 있어서 의미 있었어요. 채색이 완성된 그림과도 비교해볼 수 있지요. 작가는 현재 70대 어르신이에요. 그래서인지 페트손 할아버지가 곧 작가겠구나 싶은 마음으로 읽게 되었어요. 따뜻하고 다정한 면모와 더불어 핀두스처럼 귀여운 면이 많은 분인 것 같아 웃으면서 봤어요. 다른 시리즈도 찾아 읽고 싶어졌어요. 영화와 애니메이션도요. 옮긴이의 글을 통해 스웨덴이 유일하게 남북 대사관을 따로 두고 있다는 사실도 알았네요.

제목을 빗대어 감상 한 줄을 얘기하자면요, "스벤 누르드크비스트 작가님, 당신의 그림책이 참 좋아요!"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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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반짝 별 포코포코야 어디가 5
사카이 사치에 지음, 김현정 옮김 / 꿈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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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었던 포코포코 시리즈를 이제야 만나게 되었어요. 동글동글 하얗고 귀여운 동물이 주인공인 포코포코인데요, 크기가 귤보다 조금 큰 정도랍니다. 일본인 작가가 새로운 생명체, 올망졸망한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이지요. 책 속에는 유아들이 좋아할 요소가 참 많아요. 한창 일상 모든 것에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에게 시장 구경은 흥미롭지요. 앙증맞은 주인공을 따라다니는 개미도 재미있어요. 이제, 아주 작은 것들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보는 그림책 속으로!

이번 시리즈는 포코포코가 시장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입니다. 아이가 저와 함께 재래시장에 가보기도 했고, 장보기 놀이도 종종 해서, 시장을 둘러보는 포코포코의 모습이 반가웠을 거예요. 그가 어떤 가게에 들르는지, 무엇을 사는지, 주변의 다른 동물들은 무엇을 하는지 집중해서 보더라고요. 무엇보다 커다란 순무 집, 블록 집 등 겉모습을 보고 안에는 무엇을 팔까 미리 상상하고 서로 얘기해보며 읽어나갔지요.

아이는 블록 집과 더불어 포코포코가 사는 모자 집이 제일 재미있었다네요. 포코포코는 가게에서 받은 이벤트 추첨 티켓으로 4등 선물을 받는데요, 앞선 등수의 선물 모두 동일해요. 크기만 다를 뿐이에요. 물론 1등 것은 유난히 화려하지요. 선물은 이 책 제목으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답니다. 언제 어느 그림책에 나오든 의미 있는 이 소재가, 여기서는 어떻게 표현되는지 확인해보세요.

늘상 하던 장보기를 특별하게 해준 추첨 티켓과 선물처럼, 익숙한 날 중에도 우리는 반짝이는 무엇인가를 발견할 수 있겠지요. 어쩌면 그것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어요. 포코포코에게 작은 곰이 그렇듯이요. 너무 작거나 평범하다고 빛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일깨워봅니다. 아이와 즐거운 독서 시간을 만들어준, 귀엽고 예쁜 그림책이었습니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으로 개인의 주관대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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