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불평등의 창조]를 읽고 어디서 불평등이 시작되었다는 것인지 그래서 어쨌다는 것인지 책에서 "답"을 찾지 못했다는 리뷰를 올렸다.( 맨 아래 첨부) 그러면서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들어 리뷰 말미에 '봄이 되면 다시 읽고 찾을 수 있을까?', '난독증이 심해'찾지 못했다는 핑계를 붙였다. 예감이 맞았다. 불평등의 창조에서 저자는 쉽게 쉽게 예를 들면서 계속 답을 던져 주고 있었는데 나 혼자 찾지 못한다고 빨리 답을 달라고 불평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런. [해답]이라고 표시 안해주면 찾지 못하는 이 주입식 교육의 단점이때문이라고 또 다른곳으로 핑계를 돌린다..
답은 다른 책에서 찾았다. 바로 "가라타니 고진"의 [세계사의 구조]가 해답집이었다.
"씨족 사회에서는 이미 초기적 농업.목축이 알려져 있고, 또 수장제와 같은 정치적 조직이 있었다. 그곳에는 국가로 발전할 요소가 이미 존재했다. 그에 반해 씨족 사회 이전은 몇 개의 가족이 모이는 밴드 내지 캠프에 지나지 않았다. 또 그것은 현생인류 이전의 인류인 영장류를 포함하여 수백만 년에 걸쳐서 이어져온 집단형태와 연속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므로 씨족사회의 형성이야말로 획기적인 것이다." - 세계사의 구조에서
농경과 정주생활이 시작되면서 이루어진 비축은 불평등과 계급사회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국가의 형성을 가져왔다. 그러나 만 년전 채집부족들은 그것을 억제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으니 그것이 바로 증여와 나눔이라는 전통이라는 것이다.
"불평등을 억제하고 국가의 발생을 억제하는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씨족사회이다. ~~~씨족사회는 미개사회가 아니라 고도의 사회시스템이라고 말해야 한다. "- 세계사의 구조에서
" 불평등의 창조"에서 [수렵채집자에게 맡깁시다]라고 했을때 빨리 빨리 알아들어어야 하는데... 꽃피는 봄이 되기전에 다시 읽어야겠다.
[불평등의 창조] 이전 리뷰
http://blog.aladin.co.kr/715105129/7369004
불평등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답해주기 위한 책이다. 얼마나 우리 사회가 기다려온 책인가? 나도 그걸 믿고 양으로는 1002쪽짜리이며 가격은 38,000원의 책을 덥석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불평등의 원인]을 찾다고 포기했다. 분명 말한것 같은데 콕 집어 주지 않으니 어디선가 놓친 것 같다. 책 머리나 책 말미에 다시 한 번 확실이 "원인은 뭐고 시작은 여기다"라고 표시해 주었으면 놓치지 않았을 텐데 불평등이 어디서 시작했고 언제 시작했는지 책을 다 읽어도 모르겠다.
이제 핑계다.
첫번째 핑계 : 역시 책이 너무 두껍고 양이 많다. 인류사를 전공하는 저자들은 책 두께로 승부하는지 모르겠지만 읽기 벅차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한 시대를 설명하는데 너무 많은 부족을 등장시킨다. 그리고 한 부족의 이야기가 너무 길다. [5장 농경이전의 불평등]을 예로 들자면 캘피포니아 해안지역의 추마시족, 밴쿠버 섬의 누트가족, 알래스카의 틀링깃족 이렇게 비슷 비슷한 세 부족을 장장 35쪽에 걸쳐서 자세히 설명한다. 부족들의 거주지 묘사는 왠만한 추리소설보다 더 세심하고 이런 것도 알아야 하나 싶을 정도로 자세하다. 문제는 이 책이 24장으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자신들이 연구한 모든 결과를 책에 집어 넣어야한다는 집착을 보이며 책은 길어진다. "너무"라는 부정적인 단어가 너무 많이 나오는 구나...
두번째 핑계 : 찾았다면 혹시 이거? 도대체 원인이 뭐 이리 막연한가?
"우리의 맨 처음 조상 모두 평등하게 태어났다. 하지만 빙하시대가 끝나자 평등의 일부를 남에게 넘겨주는 사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사회의 복잡성은 유전자로 인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사회의 복잡성은 생명력, 덕, 지적재산, 넉넉한 인심, 부채, 전투기량의 측면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인지되는 차이에서 생기는 것이다."
수렵채집생활에서는 저렇게 "사소한"한 차이로 불평등이 생겨나고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위계가 생기고 더 다양한 불평등이 발생한다는 말인가? 그래서 결국
라는 대안 밖에 없는 것인가? 이런 원인과 대안을 찾으러 선사시대부 유적부터 현대 원시부족까지 인류학자,고고학자들이 파헤치고 다닌 것인가? 차라리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일주일 관찰했으면 더 빨리 찾았겠다.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극찬하고 여기 저기 저널들이 별점을 퍼 부어 주어도 난 세 개 이상 못준다.
* 봄이오면 다시 읽어 볼까? 그 때 되면 보일까?
* 이상 머리나쁘고 난독증이 심해 책에서 콕 집어주지 않으면 주제를 찾지 못하는 리뷰어의 넋두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