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맷하시겠습니까? - 꿈꿀 수 없는 사회에 대한 여덟 가지 이야기
김미월.김사과.김애란.손아람.손홍규.염승숙.조해진.최진영 지음, 민족문학연구소 기획 / 한겨레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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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위 <88세대>불리는 20,30대 들의 삶을 들려주는 이야기다. 책 내용도 정말 재밋있고, 술술 읽혀 내려간다. 그렇다고 그저 단순한 재미로만 볼 글들이 아니라 글 하나하나에 심오한 의미가 담겨있다.

이 이야기는 한국을 이끌어갈 새로운 세대인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들이다.

 

<창>은 회사에서 왕따를 당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다. 회사에서 만만하게 보이면 안되겠다고 회사의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뻣뻣하게 굴다가 왕따를 당하는 주인공. 사람들은 비정규직인 그녀를 따돌리면서 자기 스스로를 위안한다. 실장과 함께 회사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주인공, 하지만 실장 앞에서는 내색을 하지 못하지만, 그녀앞에서는 너무나도 당당해지는 그들.

그들의 컴퓨의 주요파일들을 삭제하는 소심한 복수를 한뒤 집에 돌아오지만 괴한의 습격을 받게된다.

<문학의 새로운 세대>라는 글은 기득권자들의 헛된 권위의식과 한국문학의 현재상황을 보여주는 듯한 작품이다. 문학계의 원로 추와 정은 서로간의 앙숙관계이다. 신춘문예 당선작을 놓고 서로간의 신경전과 로비끝에 당선작으로 선정된 "야만과 야만"

심사위원의 치졸한 경쟁끝에 '야만과야만'으로 당선된 박은 외국작가들 소설을 많이 읽었고, 한국 소설은 별로 읽지 않았다고 말한다

 

'문학의 새로운 세대 : 한국소설은 별로 안 읽었다 함'

 

왠지 한국 문학의 현실을 보는것 같아 씁쓸했다.

 

그런데 역으로 생각해보니 나 역시도 한국문학에 그 동안 너무 무관심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뭐 그렇다고 외국문학을 즐겨읽는 것도 아니지만...

 

책의 마지막 부분에 수록된  좌담<사소하고 위대한 오늘의 질문들>에서 네명의 평론가들이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에 대해 다양한 해석과 설명을 해준다. 염승숙의 작품 <완전한 불면>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서야 나름 이해가 된것 같으나 역시 완전한 해석과 답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들 평론가들을 통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으니 책을 읽은 후 자신의 생각과 비교해 보는것도 이 책을 읽는 하나의 재미라고 할수 있겠다.

 

어렵지도 않고 그렇다고 쉽게 읽힌다고 무의미하고 진부한 이야기도 아닌 나에게 딱 맞는 책이었다. 역시 민족문학연구소와 한겨레출판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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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픽션 호러픽션 1
양국일.양국명 지음 / 청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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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공포물을 일부러 찾지는 않지만, 볼 기회가 있을때는 피하지 않고 즐기는 편이다.

초딩시절 친구들과 수도 없이 읽었던 공포특급이나 무서운이야기와 같은 책들. 지금은 너무나도 영상기술이 발전해서 너무나도 사실적이고 섬세하게 공포를 영상으로 생생하게 표현해주고 있지만, 확실히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는 상상력을 따라올수는 없을것이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희열을 느끼면서 읽었던 작품하나.

<만월의 살인귀>

집단성폭행을 당한 후 자살한 누나의 복수를 위해 살인귀가 되어버린 동생,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고 너무나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그들을 하나하나 잡아 복수를 하기 시작한다.

심판의 시간은 2분, 장비는 면도칼과 장도리, 2분이라는 시간은 자신의 누나가 목을 메어 자살하는 동안 고통을 느꼈던 2분이라는 시간에 착안한 것이다.

어쩌면 성폭력 그리고 음주에 너무나도 관대한 우리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성폭력 범죄자들에게 거세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이 작품은 엄청난 대리만족 효과를 주었다. 주인공이 마지막에 체포되는 게 아쉬울 만큼 말이다.

 

<28일후>,<새벽의 저주>,<나는 전설이다>와 같은 전형적인 좀비물과 같은 <침입자들>이라는 책의 도입부에 실린 단편을 보면서 진부하겠다는 생각속에 시작된 독서였지만 점점 재미있게 읽어나간 책이었다.

 

영화화 된다면 그냥 단순한 하드고어물이었겠지만, 소설이기 때문에 이런 표현도 무난하게 넘길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예전의 공포이야기는 원한을 가진 귀신이었다면, 이제는 점점 현실쪽으로 다가와 인간이 가장 무서운 존재가 되어버린것 같다. 이야기 하나하나에 우리에게 뭔가 던져주는 메세지가 있으나, 무겁게 생각하지 말고 가볍게 읽을수 있는 그런 소설이랄까? 너무나도 무수한 공포영화와 스릴러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제 왠만한 공포이야기는 유치한 이야기로 치부해버릴만큼 다양한 장르의 공포물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에게 나름 괜찮았던 책이었던것 같다. 뭔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공포보다는 뭔가 잔인함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덧) 여전히 나에게 가장 무서웠던 귀신은 <전설의 고향>에 나왔던 '내 다리 내놔~'하면서 한다리로 뛰어다니던 귀신이다. 역시 공포는 어릴때 각인된것이 가장 크게 다가오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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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의 시간 - 도시락으로 만나는 가슴 따뜻한 인생 이야기
아베 나오미.아베 사토루 지음, 이은정 옮김 / 인디고(글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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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나 역시 도시락에 대한 추억이 많다.

3교시가 끝나면 교탁에 친구들과 모여 10분안에 미리 까먹던 도시락, 겨울철에는 난로위에서 서서히 데워지던 도시락을 바라보면서 점심시간만을 기다리던 일들

내가 그러했듯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시락에 대한 남다른 추억 한두가지는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다수의 직장인들이 점심을 밖에서 사먹고, 학생들은 급식을 하고 있는 한국에서 살고 있는 나에게 일본의 도시락 문화가 발달한것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 다양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닌다는 것에 조금은 놀란면도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의 도시락에 대한 사연을 이야기해준다

고등학교 학생부터 해녀, 항공기 정비사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구구절절한 이야기들이 도시락을 통해 흘러나온다. 사진의 주인공과 주인공의 도시락, 근데 왜 밥은 다 혼자서 먹는 거지?

도시락은 혼자 먹으면 맛이 없다. 누군가와 반찬을 교환하면서 정을 나누면서 먹기때문에 맛없는 반찬을 싸가도 맛이 배가 되는것이다. 근데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왜 전부다 혼자서 먹고 있는지 모르겠다.

친구가 없는건가? 아니면 역시 일본의 문화 "메이와쿠"와 '키쿠바리'의 특징인건가?

아니면,

 

도시락은 둘이서 먹는 거잖소. 싸주는 사람과 그걸 먹는 사람 둘이서 말이오.(p.99)

 

이런 식으로 자기 위안을 삼으면서 혼자 먹는건지 알수는 없겠지만, 왠지 혼자서 도시락을 먹는 그들의 모습이 외롭고 쓸쓸하게만 느껴지는 것 같다.

일본식당에서는 혼자서 식사하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수 있다고 한다. 나 역시도 짧은 기간 일본에 갔을때에도 퇴근길에 라멘 가게에서 혼자서 라멘을 홀짝거리면서 먹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수 있었다.

 

이 책에 반가운 얼굴이 한명 보였다. 아소산의 원숭이 사육사, 정말 너무 재밋게 봤던 원숭이 쇼 였는데,

책에 까지 나오다니.....님 좀 짱인듯...

도시락의 반찬가짓수가 많건 맛이 있건 없건 도시락에는 도시락을 싸준 사람의 정성이 들어가 있고, 그때문에 소박한 도시락이라도 먹은 사람이 든든한것이 아닐까?

 

누군가를 위해 도시락을 싸준다는 것은 기분좋은 일일것이다.

책을 덮고 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누군가를 위해 도시락을 싸준일이 한번도 없다. 물론 도시락을 싸기 전에 항상 가족을 위해 열심히 식단을 짜고 맛있는 요리를 해주시는 어머니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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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더기 점프하다
권소정.권희돈 지음 / 작가와비평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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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구더기지??

유치원에도 들어가기 전인 아주 어린시절 푸세식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그 밑에 우글거리는 구데기들을 보고 유일하게 벌레중에 트라우마가 있는 벌레, 구더기...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은 유기농 호박을 깨는 순간 신선함을 과시하듯 톡톡 튀어 오른 구더기들에서 영감을 얻어 이 책의 제목을 삼았고, 차례를 정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동기로 삼았다. 점프하는 구더기는 두 부녀의 상징이다. 아버지 희돈구더기와 딸 소정구더기의 이야기

 

서로 주고 받는 대화는 전혀 없었지만 딸의 글을 읽으며 아버지는 딸의 생각을 알고, 아버지의 글을 읽으며 딸은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딸 권소정은 여성포털사이트 마이클럽에 브리라는 닉네임으로 예쁜 그림과 함께 소소한 자신의 일상을 말한다. 독자들의 공감이 담긴 댓글들은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과 위로하는 마음이 녹아있다. 아버지 권희돈은 삶의 다양한 모습을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편하게 말한다. 알지 못했던 사람의 도리를 알게 되고 일상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책의 제목을 짓고 차례를 정하고 포맷을 꾸미는 등 출간 작업을 함께 하면서부터 우리 부녀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세계관, 인생관, 예술관, 그리고 정서적 공감대가 달랐다. 가장 큰 차이는 감각의 차이였다...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공감의 영역을 발견할 때쯤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나는 내 딸을 다시 발견하였다는 점이다....아버지와 공톰점만 보이던 딸을 인정하는 것과 아버지와의 차이점도 보이는 딸을 인정하는 것과는 천양지차의 차이가 있었다.(p.10-11)

 

참으로 서정적이고 따뜻한 글이었다. 몇가지 아쉬운점이 있다면 서로간에 대화형식이 아닌 자신만의 생각과 경험을 각자 이야기 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글의 분배에서도 아버지의 글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느낌이 강하다는 것이다. 같은 주제에 대해 둘이 서로 각자의생각을 이야기 하는 식으로 진행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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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유럽여행 - 여자 혼자 떠난 유럽 13개국 자전거 여행
김윤정 지음 / 상상출판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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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여자 혼자의 몸으로 , 그것도 자전거하나만으로 유럽을 돌았다는데에  박수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 국내여행조차 혼자 떠다는 것은 꿈도 못꾸는 나에게 저자의 대담함이 부럽기만 하다.

제목처럼 발칙한 여행이긴 하지만, 책은 그냥 일기에 썼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여행에세이를 보는 목적은 후일 독자가 여행을 하게 되면서 저자의 여행 노하우를 습득하고 세계의 여러문화와 풍습, 문화재등에 대한 기반지식을 가지고 좀 더 쉽게 그들을 이해하는데 있다고 본다.

 

책에서의 저자가 주로 이야기하는 소재는 술과 캠핑, 자전거다.

사실 파티와 놀이는 여행을 떠나지 않고라도 어디서든 즐길수 있다. 집 앞에서도, 혹은 집주변의 선술집에서도 말이다. 근데 이 책은 이런 몇가지를 소재로 쓸데없는 대화내용이 너무나 많다. 

 

"쟤네 무슨 이야기 하고 있을까?"

"존이 슬슬 하티한테 작업하는 것 같은데?"

우리는 잡히지 않는 고기를 기다리며 소설을 쓰고 있었다. 심심해서 흥부놀부 이야기를 하다가 이야기를 해주다가 선업과 악업에 대해 토론도 했다.(P.68)

 

이런 사적인 이야기까지 책에 담을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 자신의 여행이기에 개인적으로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도 중요하지만 너무나도 그들에 대한 이야기에 치중되어 쓰여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자신의 일기를 쓰고 있는 느낌이랄까?

 

인도의 반을 쪼개어사람길도 자전거길도 아닌 어설픈 도로를 내고 그나마도 변압기 등이 막고 서 있는 일이 수시로 발생하는, 또는 차도 옆에 산발적으로 좁다랗게 자전거길을 내놓고 그 길마저 차가 수시로 침범하는 어느 나라가 배워야 할 점이다.(P.180)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느낀 우리가 유럽에게서 배울만한 점을 기록한 것은 좋다만, 몇몇가지 아쉬운 점이 조금 보이는데 예를 들면 이런 점이다.

 

"너희는 북한이 축구 경기하면 응원하니?"

"우리는 북한 응원하지. 아무래도."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관계는 너희랑 달라." (p.32)

 

단순히 생각없이 읽다보면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가 다른 나라처럼 느껴질수도 있는 대목이다.

영국이란 나라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로 구성되어 있다는 부연설명이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그들이 어떤 연유로 G.K 이라는 나라에 속하게 되었는지 역사적인 부연설명이라도 덧붙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몇가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최근 생생하게 보고 듣고 느낀점을 써주었기 때문에 읽은 만한 내용도 참 많다. 노르웨이에서 김연아선수를 몰랐다는 아저씨와 벨기에에서 연일 보도되는 김정은 3대 세습에 관한 뉴스내용등, 그들의 현재 관심사가 무엇인지 저자의 눈을 통해 알수 있어 좋았다.

 

또한 저자가 자전거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거대한 유적,예를 들면 프랑스의 르부르 박물관, 이탈리아의 콜로세움,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과도 같은 굵직굵직한 문화유적보다는 점 주변에 있는 그들의 삶을 세세히 보여주는 점에 이 책의 강점이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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