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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픽션 ㅣ 호러픽션 1
양국일.양국명 지음 / 청어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공포물을 일부러 찾지는 않지만, 볼 기회가 있을때는 피하지 않고 즐기는 편이다.
초딩시절 친구들과 수도 없이 읽었던 공포특급이나 무서운이야기와 같은 책들. 지금은 너무나도 영상기술이 발전해서 너무나도 사실적이고 섬세하게 공포를 영상으로 생생하게 표현해주고 있지만, 확실히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는 상상력을 따라올수는 없을것이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희열을 느끼면서 읽었던 작품하나.
<만월의 살인귀>
집단성폭행을 당한 후 자살한 누나의 복수를 위해 살인귀가 되어버린 동생,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고 너무나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그들을 하나하나 잡아 복수를 하기 시작한다.
심판의 시간은 2분, 장비는 면도칼과 장도리, 2분이라는 시간은 자신의 누나가 목을 메어 자살하는 동안 고통을 느꼈던 2분이라는 시간에 착안한 것이다.
어쩌면 성폭력 그리고 음주에 너무나도 관대한 우리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성폭력 범죄자들에게 거세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이 작품은 엄청난 대리만족 효과를 주었다. 주인공이 마지막에 체포되는 게 아쉬울 만큼 말이다.
<28일후>,<새벽의 저주>,<나는 전설이다>와 같은 전형적인 좀비물과 같은 <침입자들>이라는 책의 도입부에 실린 단편을 보면서 진부하겠다는 생각속에 시작된 독서였지만 점점 재미있게 읽어나간 책이었다.
영화화 된다면 그냥 단순한 하드고어물이었겠지만, 소설이기 때문에 이런 표현도 무난하게 넘길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예전의 공포이야기는 원한을 가진 귀신이었다면, 이제는 점점 현실쪽으로 다가와 인간이 가장 무서운 존재가 되어버린것 같다. 이야기 하나하나에 우리에게 뭔가 던져주는 메세지가 있으나, 무겁게 생각하지 말고 가볍게 읽을수 있는 그런 소설이랄까? 너무나도 무수한 공포영화와 스릴러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제 왠만한 공포이야기는 유치한 이야기로 치부해버릴만큼 다양한 장르의 공포물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에게 나름 괜찮았던 책이었던것 같다. 뭔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공포보다는 뭔가 잔인함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덧) 여전히 나에게 가장 무서웠던 귀신은 <전설의 고향>에 나왔던 '내 다리 내놔~'하면서 한다리로 뛰어다니던 귀신이다. 역시 공포는 어릴때 각인된것이 가장 크게 다가오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