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개정판)
박민규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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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예전에 이 책에 대한 언급을 몇 번 봤을 때는 "표지"가 허들이었다.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작품이 실린 표지가 뭐랄까 유명작에 기댄 이류작품 같은 느낌이라 패스.
이번에 강렬하게 읽고 싶은 욕구가 인 것은 배우 박정민의 추천 때문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책이고, 20대때 끌어안고 살았다고.
그런 평가를 받은 책은 무조건 읽고 봐야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 제목은 "시녀들" 보다는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라는 클래식 음악과 동명이다.
특정인이 아닌 어느 왕녀가 궁중에서 파반느(르네상스 시대에 유행한 느리고 우아한 궁정 무곡) 를 추는 장면을 상상하며 쓴 곡이라고 한다.
피아노곡이랑 오케스트라곡 다 들어봤지만, 큰 감흥은 없었다.

- 한가지 실수라면, 얼마 후 개봉하는 영화 "파반느"의 예고편을 책을 읽는 도중 봐 버렸다는 것이다.
잘 생긴 청년과, 못 생긴 여자아이, 그리고 신비롭고도 철학적인 그 아이의 비쥬얼이
내가 상상하던 것과 다르게 예고편의 그 아이들로 고정되어 버려서...
내 상상이 날개를 돋지 못하고 가라앉아버린 듯한 느낌. 그게 아쉽다.
(특히 변요한/심지어 극중 이름도 요한이다)

- 1986년 자본주의가 판을 치던 그 시절의 이야기 .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그 시대의 잔상.
하지만 모두 그러지 않을까, 20대 초반이라는 존재들은.
- “우리는 모두 죽은 왕녀 곁에 들러리 선 시녀와 마찬가지였다.”

- 초반의 요한의 말들은 철학책을 방불케 했다.
우리는 계속 부끄러워하고 또 부러워한다, 는 그 말이 내내 가슴에 걸린다.
그래, 나도 내내 나를 부끄러워했고, 타인을 부러워했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불에 데인 듯 못 견뎌했고,
내가 가지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열등감으로 내내 고개를 숙여야 했던.
그게 지금은 옅어졌지만 없어졌다고 할 수 없고. 그 감정이 강렬했던 시절에 대한 생각이 나서 끼고 살았다는 박정민 배우의 말이 이해됐다.
어떨 때는 한 문장이 모든 걸 말해줄 때가 있으니까.

- 잘 생긴 남자와 못 생긴 여자의 연애담.
왜 사랑에 빠졌을까?, 라는 질문은 무의미하다. 그런 게 사랑이니까.
근데 호기심에 사랑에 빠질 수는 있다. 의심하려는 순간, 남자의 설렘이 글마다 느껴져 의심을 거둔다. 이 남자, 진짜다!
그 남자가 잊지 못하는 세계. 하나 하나 잊지 못하는 그 마음을 읽으며, 나도 설렌다.
누가 나와의 순간을 이렇게 기억해준다면...잊지 못할 거라 되뇌인다면...상상으로도 행복 도파민.

- 잊을 수 없다, 잊을 수 없다를 반복하며 잊을 수 없다를 강조한다.
결국 잊힌다는 걸 알기 때문일까. 잊을 수는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일까.
나는 잊었을까? 잊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그 것을.

- 고백의 편지를 읽는 데, 숨이 턱 막힌다.
"못 생긴 게" 뭐 어때서...라고 생각했는 데, 그건 팔이 없는 것, 다리가 없는 것, 지능이 모자란 것과 진배 없었던 것.
어쩌면 더 가혹했던 걸까.. 상처입는 과정이 너무나 실감나서, 마치 나도 같이 괴롭힌 거 같아서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까지 가혹하게 느껴야 하는걸까? 근데 그 답은 이미 앞에 나와있었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니까.

-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고나서도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
난 잘 모르겠다. 보고 싶기는 하다, 만나고 싶지는 않다. 나는 그렇던데.
20살에 좋아했던 사람과 35살에 만나면 어떨까. 진짜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그 시절을 사과해야 하나, 좋았던 시절을 추억해야 하나, 일상대화를 나눠야 하나. 그렇게 고민하다 안 만났을 거 같다.
그런데 "무사"하기 위해 만났단다.
당신이 무사하다는 걸 알고 그래야 내가 무사할 수 있으니까.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 만나길 원했던 거라고.
그렇다면. 역시 나도 만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무사"한지 알고 싶어서, 그걸 확인할 수 없다는 게 괴로워서 지새운 밤들.
뒤돌아 보며 아픈 것과, 그럼에도 이제 아프지 않다는 큰 차이점을 알 것 같기도 하다.

- 또다시 이렇게 헤어지진 말아요.
ㅠㅠ(살짝 글썽)
- 독일어는 배우기 어려워?
ㅠㅠ(흐뭇)

- 그런데 마지막.......을 읽는 데 육성으로 소리를 질러버렸다. 이거 뭐야??
거짓말이라고 말해줘 ㅠㅠ

- 뒷 이야기는 마지 "라이프 오브 파이"를 보는 듯 했다.
이런 이야기와 저런 이야기가 있어. 어떤 이야기를 믿을 지는 너에게 달려있다, 와 같았다.
물론 같은 의미는 아니었지만 내게는 그렇게 받아들여졌다.
해피앤딩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는 아니고, 실존과 상상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
행복하길 바란 건 아니지만, 행복하게 끝나서 울컥 했는 데, 또 그게 마지막이 아니고 결국엔 내가 정하는 것이 결말일지니.

- 작가의 말은 중언인 것 같아 처음엔 좀 짜증이 났는 데, 읽으면서 설득됐다고 할까. 깊은 감동을 받았다.
오타루에 살고 있는 그들을, 정말로 상상해버리고 만다.
여운이 오래 남는 소설이다.
"잊을 수 없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던 주인공의 말처럼 잊을 수 없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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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2
정유정 지음 / 비룡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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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의 청소년 문학.
어찌어찌
1986년 8월에 같이 길을 떠나게 된
나(준호), 승주, 정아, 할아버지, 루스벨트.

여정을 통한 성장을 담고 있는데
정유정 특유의 유머가 있다.
간혹 수필에서 본것같은 느낌의 유머.

강렬하고 재밌지만
역시 청소년문학은 별로.

아직 성장을 완료하지 못한 어른의
성장을 시작하려는 아이에게 보내는 글.
나한테 스프링캠프가 있었으면, 바로 그때였겠지, 하는.

스프링캠프는 캠프일 뿐이지만,
캠프는 추억도 되고 연습도 되니까.

역시 정유정은 스릴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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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근데 읽지 않기로 했다
무섭고 음침해서.
그래서 읽는 책인데
더 이상 읽으면 안될거같다고 내면의 내가 말한다.

그만두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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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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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2월부터 읽다말다 반복하다보니, 3년째에 겨우 마쳤다.

- 이 작품을 읽고 싶었던 건, 알쓸별잡에 나왔던 심채경이란 과학자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자기 주관이 뚜렸해보이는 데, 강하지 않게 얘기하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조곤조곤 얘기하는 게 맘에 들었다.
외모도 꽤 맘에 들었고 (ㅋㅋㅋ)
- 자원봉사 점수가 필요해서 도서관에서 서가 정리 봉사를 할 때
책 정리하는 척 하면서 책의 일부를 읽었다. 두근두근하면서 읽어서 더 재밌게 읽혔던 것 같기도 하다.
그게 아마 2023년일테니까, 거의 2년만에 못 다 읽은 부분을 읽으려고 책을 다시 빌렸다.
재밌었던 책은 잊지 않고 찾는다.
- 인간 심채경, 과학자 심채경, 여자 심채경, 엄마 심채경 등이 등장하는 데
뭐 하나 거슬리지 않는다. 여성적 시각으로 다가갈 때도 지나치지 않으면서 날카롭고
문장 하나가 세심하게 느껴져서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거슬리지 않는 문장과 내용으로 글을 쓴다는 건,
정말로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알기에 대단하다고 칭찬해주고 싶었다.
- 그리고 작가가 아주 섬세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는 기뻤다.
섬세함(혹은 예민함)이 주는 고통을 알고 있는 사람,
그렇지만 무디지 않아 그 감정들을 느끼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좋다.
(물론 그건 꽤 괴로운 감각일 수 있어서, 내가 겪는 건 이제 사양하고 싶지만,
그래도 여전히 예민한 감각을 유지한다는 건....사람에게 호감을 갖게 한다.
어쩌면 대면하지 않는 사람에게 한정일 수도 있다.)

- 그래도 타이탄(작가의 주 전공)을 관측하는 내용이 가장 흥미롭긴 하다.
관측자도 막 망원경을 직접 만지는 건 아니고, 오퍼레이터라는 직업군의 사람이 만져주면 관측만 하는 구조인가보다.
신기하다. 직업의 세계는 이제 너무 세분화되어 있는 듯 하다.

- 우리처럼 '인류'가 되지 않고 조금 다른 진화의 길을 따라간 영장류도 별을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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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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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물과 환경, 투쟁, 외계인(?)에 대한 여섯 개의 연작소설.
가볍지만 다 의미있는 환경 이야기.

신선하고 재밌다. 웃기기도 하다.

그런데
이게 내가 정보라한테 바라는 바일까?
내가 바라는건 저주토끼인데
정보라는 자꾸 데모하고 투쟁한다.
내가 작가의 본질을 거부하는 지 몰라도,
양념같은 투쟁은 재밌었는데
투쟁이 본식이 되니 이 맛도 저 맛같은 느낌.
심지어 위원장님(남편) 얘긴 궁금치도 않으니..

문어, 대게, 상어, 개복치, 해파리,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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