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클레어 키건.짧은 소설임을 알기에 조금씩 아끼는 마음으로 읽었다.작고 귀여운 하지만 말수는 적은 여자 아이.무심한듯 챙겨주는 킨셀라 아주머니, 아저씨.큰 사건없이 소소한 일상을 입꼬리 살짝 올리며 읽는다.˝아빠가 가고 아무 것도 남지 않은 맛˝이라던 소녀는떠날 날을 알고 양동이에 물을 담아오다 빠져서 오한이 드는데...하나하나 밑줄긋고 싶게 만드는 섬세한 표현에 상상력이 더 활기친다.90페이지쯤 되는 소설을 읽다가큰 사건도 없는데, 2-3페이지 남겨놓고 갑자기 눈물이 흐른다.마치 떠날 날을 듣고 ˝도안이 전부 흐릿해지더니 하나가 되어버린다˝고 회상했던 소녀처럼.˝여기 올 때보다 더 서두르는 것 같˝은 킨셀라 아저씨를 묘사하는 문구부터 참지 못하겠다.˝꼭 한 명이 아니라 두 명 때문에 우는 것 같˝은 킨셀라 아주머니.˝아빠˝라고 부르며 마음을 표현해보는 소녀.따듯하고 애처롭고 애닯고 그리고 속상하다.이미 느껴버린 따스함을 소녀는 잊을 수 있을까?품을 잊고 다시 냉정해질 수 있을까.맡겨진 소녀,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소설.우리나라에 출간된 클레어 키건 책 클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