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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 Up - 초급과 고급 과정의 실전 페미니즘
율리아 코르빅크 지음, 김태옥 옮김 / 숨쉬는책공장 / 2018년 3월
평점 :
스탠드
업
율리아
코르비크 지음
정권교체 후 곳곳의 암흑의 정신과 물질이 밖으로
분출되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미투운동이다. 직장 상사나
주도적인 결정권을 쥔 권력자에게 지속적인 성적 폭력으로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해 고통을 받아왔던 여성들이
SNS로 고통을 드러낸다. 미투 폭로는 유력 정치인을 한 번에 보내버렸으며
법조계, 문학계, 연극계와 영화계의 추잡한 폭력성을 여실히
보여주며 그 사회가 좁고 폐쇄적일수록 암묵적인 관행으로 그 내부에선 문제로서 인식하지 못한다.
페미니스트인 율리아 코르비크가 쓴 스탠드 업은
언론인, 학자, 정치인,
배우, 가수, 아티스트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페미니즘에 기여한 사람들과 그들이 한 말과 생각을 들려주며 그들 중에 몇 사람과 페미니즘에 관한 인터뷰를 통해 각각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페미니스트들의 다양한 견해와 신념을 들어볼 수 있다. 아름다움,
직업, 몸, 매매춘산업, 성. 문학 전반에 여성과 남성에 대한 고정된 통념과 이중적인
잣대와 차별들에 대해 각종 통계로 보여준다. 어릴 때부터 젠더로 길러지기에 사회에서 바라는 젠더상을
요구하고 벗어나며 제제하며 한 개인의 자율성을 침해한다. 일상의 자율성의 침해와 스스로 내면화 하는
문제 모두를 생각해 보게 하며 페미니스트의 역사를 통해 여성 인권이 나아졌으며 오늘날의 여성들과 연대를 통해 일상에서 실현할 수 있는 동력으로
나아가기를 촉구한다.
감상
이 책을 읽기 전엔 페미니즘이란 용어에 부정적인
거부반응을 가지고 있었으며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게 있어 페미니스트는 급진적으로
선동하고 자극적이라 오히려 반동적인 우익주의자들과 만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담배를 피우고 가슴을
활짝 드러내거나 누드 퍼포먼스를 하면서 남성 타도를 외치며 남성을 혐오하는 행위는 메갈충이라며 여성혐오를 드러내는 사람들만큼 반동적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개개인이 인습에 얽매이지
않고 더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결정하는 사회를 지향하는 모든 사람을 페미니스트라고 부른다. 그런
광의의 의미라면 누구라도 페미니스트가 된다. 나 역시 페미니스트이다.
불의한 인습을 개선하고 여성의 인권이 개선되어 동등한 사회에서 자신들의 가능성을 자유롭게 펼치기를 바란다. 생물학적인 성차가 성차별로 이어지는 사회가 사라지기를 바란다.
이 책은 재미있고 매우 흥미로우면서 페미니즘의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함을 보여준다. 고기 옷을 입거나 수녀복의 레이디가가, 짐승남처럼 성적욕망을 보여주는 마일리 사이러스의 퍼포먼스나 도발적인 발언들이 불편하지만 그들 역시
페미니스트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이상적인 완벽한 페미니스트들은 아니지만 다양함을 인정하며
포용하고 지지해야 함을 배운다. 그런데 너무도 다른 형태의 페미니스트들은 구심점이 약한데 어떻게
일상에서 연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 책은 독일의 백인 여성이 쓴 책이라 한국의
남아선호사상과 시가중심의 가부장적 문제점들은 전혀 언급하지 않는 한계가 있어 저자의 제공하는 정보와 실전가이드를 한국에 맞게 적용해야 할 숙제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