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말들 - 수많은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배움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설흔 지음 / 유유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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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말들

설흔 지음

<책 소개>

그대는 늘 조급하니 서두릅니다. 공부를 하면 곧바로 효과가 나타나야 한다고 기대합니다. /이황

실용성에만 치중하고 빠른 효과를 바라는 나의 조급성에 따끔한 일침을 놓는 글!

공부는 느긋해도 안되고, 조급해서도 안 된다. 공부는 죽은 뒤에야 끝이 난다 /이이

좁은 학문이 아닌 인간의 삶이 공부라면 죽은 뒤에야 끝이 난다. 이이는 20살 때 이 글을 썼다.

재주는 부지런함만 못하고, 부지런함은 깨달음만 못하다  /홍길주

재능이 있어도 노력하는 사람을 못 당하고 맹목적인 노력 또한 경계함을 알려준다.

책의 종류에 관계없이 첫 권은 대개 더럽다. 둘째 권부터 마지막권까지는 깔끔하다. 나는 선비들의 버티는 마음이 부족한 것을 느끼며 탄식한다./ 이덕무

조선시대 때나 21세인 지금이나 끝까지 성실하게 공부하는 것이 어려움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 귀신이 통하게 해 준다는 옛말이 있다. 귀신이 아니라 마음이 스스로 통하는 것이다./ 서경덕

천지 만물의 이름을 모두 써서 붙여 두고 그 이치를 궁구하기를 일삼았다. /서경덕

사물의 이치를 구하기 위해 도를 닦는 부처처럼 6년간 방안에서 글자 하나를 붙여 생각하고 생각하여 실천한 서경덕은 이렇게 천지 만물의 이치를 터득해 간다.

모든 사람이 서경덕처럼 할 수도 없지만 어떤 공부든 반드시 혼자서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필요하다.

이만하면 충분하다. 어찌 자질구레한 일에 평생 골몰하며 살겠는가? 임준원

임준원이 누구일까? 그리고 그의 말은 어떤 맥락을 품고 있을까? 이 말만 보면 전혀 알 수 없다. 17세기 중인신분에 시적 재능이 출중했지만 시인으로 살기 어려워 왕실 재산을 관리하는 내수사의 서리가 되어 부를 증식한다. 조선시대 서리는 중인의 계급이지만 사대부보다 부를 축적하기 쉬웠다고 하니 공무원의 비리는 역사가 깊다.

임준원 역시 비리 공무원으로 부를 축적하지만 일정 이상 돈을 벌고 스스로 멈춤 후 관직에서 물러나 친구들이나 그가 아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았다. 돈의 화신 이명박이나 수천조를 갖고 있는 이재용도 자신의 재산을 불리기 위해 타인을 재물삼아 불법, 탈법을 저지르고도 부끄러움을 모른다.

탐욕은 제어하기 어렵다. 그런데 제어하고 한계를 긋고 거기서 빠져 나온 임준원의 자세는 자기 경계 없이는 불가능하다.

고전을 읽고 연구하며 책을 쓰는 저자의 사색과 풀이로 고전학자들, 예술가들의 주옥 같은 공부에 관한 명문장을 만나 음미해 보며 나의 공부자세를 되돌아 본다.

감상

유유출판사의 이전에 읽은 독서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아낸 [읽기의 말들]과 책의 형식이 비슷하다. 둘 다 재미있다. 이 책의 재미는 새로운 작가와 책들을 연결해주면서 외국 고전보다 덜 찾아보게 되는 국내 고전책들과 조선후기 실학자들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게 해주며 실학자들의 공부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접하게 된다. 공부에 대한 마음가짐과 자세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차이가 있다면 저자가 인용한 글들은 우리 고전의 책이란 특징이 있으며 공부에 관한 모든 것을 생각해 보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형식은 왼쪽엔 조선후기의 유명한 학자부터 공부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공부한 사람들의 문장과 그 문장에 얽힌 일화와 작가로서의 저자의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어려움, 내적 고백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국어 고전문학을 배울 때, 조선후기 역사를 배울 때 억지로 암기했던 우리나라 고전의 명문과 학자들의 일화들 그들의 공부에 대한 자세들을 알 수 있는데 간서치인 이덕무의 책에 대한 자세와 그의 온화한 인품도 멋있지만 20대때 학문의 뜻을 세운 이이, 송도삼절의 서경덕의 스스로 문리를 깨친 방법들은 매우 인상적이다. 빼어난 황진이의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아서 더욱 유명했던 서경덕의 진리를 추구하는 공부의 방법과 득도했음을 알 수 있는 그의 말들로 깊은 공부가 무엇인지 배우며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공부에 대한 생각이나 자세 그리고 세상에 대한 질문들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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