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 - 의심 많은 사람을 위한 생애 첫 번째 사회학
오찬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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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

오찬호 지음

사회는 집단과 시스템이 변화하지 않으면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반면 개인들은 개개인의 주체들의 의식과 행동이 변화하면 바뀔 수 있다. 사회보다는 개인이 변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쉬우며 성과도 높다. 남을 변화시키는 것보다 내가 바뀌는 것이 훨씬 빠르다. 그러나 한 개인이 갖는 정체성과 자유의지가 얼마나 자유로울까? 그러나 한 개인의 순수한 감정, 정체성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저자는 책으로 말한다.

 <책 소개>

우리는 눈치를 많이 본다. 결혼해서는 시댁에, 직장에서 사내의 윗선의 분위기를 알아서 읽어내야 별탈 없이 살아갈 수 없다. 만약 읽지 못하고 자기 소신대로 한다면 찍히며 갈등을 초래한다. 그런 눈치는 타인에 대한 배려나 공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암묵적으로 요구하는 집단적인 분위기에서 소신적인 발언은 대단히 어렵다. 내부자 고발(공익적 고발)은 그 조직에서 잘릴 각오로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며 조직원들에게 따돌림과 모욕을 당하기 쉽다. 이런 강압적인 분위기가 만연한 사회에선 옳지 않은 행위라도 권위에 복종하기 쉬우며 그런 사회에 쉽게 동조될 수 있음을 솔로몬 애시의 동조실험으로 보여주며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김치와 애국심이 결합한 왜곡된 김치숭배문화와 북한과 관련된 레드콤플렉스가 각 개인의 가치관을 내면화하는 과정들을 잘 보여준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블랙리스트와 화이트 리스트에 사용되는 블랙과 화이트는 인종차별이란 가치판단이 들어있는 있으며 우리가 좋아하는 기호식품인 커피는 흑인들의 슬픈 역사임을 알려준다.

한국사회에 만연한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차별적인 사고, 동성애에 대한 강한 혐오, 박정희신드롬, 대기업 총수의 범죄에 대한 관대함, 귀족강성노조처럼 노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들은 가치편향적인 사고를 개인들이 내면화하도록 끊임없이 반복하고 이미지화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제한하는 사회에선 그런 사회가 원하는 가치관과 다르면 다른 게 아니라 틀리게 된다. 이런 사회에서 각각의 개인들이 자율적이며 행복하게 살아가기 힘들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회의 여러 장치에 포섭되어 동화되어 살아가는지 다양한 사례들을 잘 보여준다. 나의 능력을 과신하지 말고 일상에서 비판적으로 의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자고 대안을 제시한다.

내가 옳다고 믿는 주관적 나의 신념인 가치관도 시대와 사회에 따라 달라짐을 저자는 다양한 실례로 우리에게 알려준다.

감상

앞 부분의 내용들은 매우 신선했고 뒤로 갈수록 조금 식상했지만 전체적으로 라는 한 개인이 주변에 쉽게 동조하여 내면화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고 찬조연설을 했던 문재인의 친구 이윤택이란 연극계 거장의 거악스런 성폭력 및 성추행 사건, 소수 여성감독이 같은 여성을 성폭행하기도 한다. 기존 정권에 낙인 찍힌 피해자, 성소수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세심하게 다루는 비주류의 사람들이 가해자가 된다. 우리는 그들의 또 다른 어둡고 추악한 모습을 보고 비난을 하지만 그들이 그럴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의 행위를 눈감고 허용하며 함께 공존한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회의 성숙한 정도에 따라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스스로 진보주의자라거나 깨인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록 더욱 경계해야 함을 알 수 있다. 나 역시 독일사람들의 높은 수준의 질서의식과 정확성에 대해 높이 평가했는데 그런 지나친 질서의식과 정확성이 기술에서는 장점이 되지만 사회에선 엄격한 교육시스템과 권위가 만나면 파괴적으로 변질할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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