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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모자 ㅣ 철학하는 아이 9
앤드루 조이너 지음, 서남희 옮김, 김지은 해설 / 이마주 / 2018년 1월
평점 :
분홍모자
글 그림 앤드루 조이너
<책 소개>
분홍실로 두 할머니가 모자를 뜨게 되면서 모자의 여행이 시작된다. 흑백의 단순한 그림 사이에 유일한 유채색인 분홍모자는 가볍고 포근하면서 유쾌한 여행의 동선을 보여준다.보온과 장식의 효과가 있던 분홍모자는 할머니의 손에서 고양이, 아이들, 유모차에 앉은 아기, 강아지와 소녀를 거치면서 기존의 고정적인 용도에서 벗어나 소유자에 따라 장난감, 글러브, 보온용 싸개 등의 변형은 이분화되고 고정된 기존의 여성의 역할에서 벗어나 여성의 다양하고 열린 가능성을 상징한다.
이전 세대인 할머니의 손뜨개인 모자가 미래를 변화시키는 가능성을 가진 소녀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방식은 이전 세대의 낡은 고정된 가치관의 유산이 아닌 여성의 힘과 가능성이란 긍정적인 유산을 통해 세대간의 대립과 분절이 아닌 화합의 그물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감상
여아들 물건들은 분홍색 일색이라 색깔에 대한 편견을 심어줘서 분홍색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뿐만 아니라 내 딸도 분홍색을 싫어한다. 유아기 때 분홍색에 둘러싸여 살다가 아동기와 청소년기로 들어서면 알록달록 유아적인 분홍색을 기피한다. 분홍모자의 색깔에 대한 편견에 대한 편견으로 뒤집는 역발상을 하고 있다.
유아부터 성인까지 읽어도 그림책이 주는 그림과 스토리의 힘 그 자체의 매력에 빠지기 충분한 책이면서 마지막 장면을 통해 왜 분홍모자지? 의문을 던지게 하며 맨 뒷장의 푸시햇 프로젝트의 히스토리로 여성인권의 감수성을 높이다.
한 여검사의 성추행 폭로는 피해자들의 자발적인 미투운동을 소셜로 이끌며 수치심에 감추었고 여성혐오로 덮어씌우거나 묵인했던 사회에 폭로하면서 수면위로 파문을 일으키며 법조계, 문학계뿐 아니라 직장과 대학에서 벌어지는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자성과 논의를 일으킨다.
가정에서부터 학교, 직장, 도처에서 분홍모자가 상징하는 푸시햇프로젝트처럼 남녀노소 모두 평화적이고 지속적인 연대적 참여와 실천으로 남녀모두가 폭력과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이 오기를 두 자녀를 키우는 엄마로서 여성으로서 간절하게 기원하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