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약속
루스 퀴벨 지음, 손성화 옮김 / 올댓북스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사물의 약속

루스 퀴벨 지음

<소개>

사회학자이자 작가인 저자의 독특한 사색이 반영된 사물에 대한 이야기다. 사물이란 무엇인지 네이버 사전을 찾아보니 일과 물건을 아울러 이르는 말, 물질세계에 있는 모든 구체적이며 개별적인 존재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정의한다. 사물의 약속은 물건을 구입하거나 소유하면서 그 물건 자체의 기능을 넘는 무엇을 담고 있다.

소비지상주의를 비판하는 과격한 물질파괴 퍼포먼스부터 정리정돈의 대가 곤도마리에의 설레거나 기쁘지 않는 물건은 버리라는 곤마리정리법의 비판적 관점, 그리고 마티스 소장품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고 버리지 못하는 이유를 경제학자들의 매몰비용으로만 설명할 수 없음을 저자의 옷장으로 보여주며 호더가 아니더라도 오래된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사물은 익숙한 공간에서 우리 자신으로 연장되기도 한다. 사물과 함께 하는 대안적 삶에 대한 저자만의 사유를 만나보면서 사물을 통해 삶의 이유와 삶의 방식 가치들을 탐색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푸코의 연장통

저자가 각 목차에서 인용한 많은 글들에 대한 출처에 대한 소개와 내용을 푸코의 글인 <푸코의 연장통>이란 별도의 항목으로 만들어 둔 점이 일반 책과 확연하게 차이 난다.

저자의 이런 발상과 섬세함이 너무 좋다. 아무리 유명저자라도 다른 사람들의 글이나 말을 전혀 인용하지 않고는 적절하게 설명하지 못해서 두꺼운 책일수록 전문적인 책일수록 인용한 글에 주석을 달아 페이지 하단에 원문출처를 표기하거나 책 뒷부분에 모아서 기록한다. 그러나 출처만 형식적으로 기록되어 큰 도움을 받지 못하는데 <푸코의 연장통>은 독자들에게 저자의 아이디어가 어디서 나왔는지 그 실마리를 제공하며 간단하게 출처의 표기를 피하고 그 히스토리를 담아내고 있다.

감상

물건의 밀당이란 세련된 인문학적 표현들을 만나는 뿌듯함이 가득한 책이다. 냉장고 파먹기를 냉장고를 비우고 나면 새로운 식자재로 새롭게 가득 채우고 중고장터와 이웃에게 기증하고 나면 새로운 물건으로 채워나가는 이런 방식은 소비지상주의의 또 다른 측면일 뿐으로 최소주의도 그 무엇도 아니었다. 그러나 저자의 글을 따라 읽어가며 사물과 일에 대해서 사물과 개인적인 추억과 기억에 대해 사유하면서 유행처럼 번지는 최소주의적인 삶이 아닌 나의 삶의 궤적에서 무엇을 남기고 선택할 것인지 좀 더 분명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세련된 은유적 표현기법과 정제된 글은 탐색의 깊이를 더해주며 글과 언어가 모든 것을 표현해주지 못하지만 순수한 독서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인문학적이며 세련된 풍부한 글들은 어지럽거나 현란하지도 않으면서 내가 최소주의로 살고 싶으면서도 왜 물질주의에 집착하는지를 탐색하게 한다. 미니멀리스트를 꿈꾸는 물질주의자임을 인정하게 한 책이다. 물건에 대한 욕망은 더 많은 물건을 욕망하는지 그 끝없는 불만족과 소유와 구매의 욕망을 인문학적으로 다양하게 성찰하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