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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두 챕터 읽고 내일 다시 오세요 - 책으로 처방하는 심리치유 소설
미카엘 위라스 지음, 김혜영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18년 1월
평점 :
이 책 두 챕터 읽고
내일 다시 오세요
미카엘 위라스
<내용>
어릴 때부터 활자중독인 독서광 알렉스의 직업은 독서치료사다..
너는 누군가를 차갑게 외면한 적이 없어.
나는 누군가를 차갑게 외면한 적이 없어
어릴 때 알렉스의 엄마가 반복적으로 되뇌이며 말한 문장처럼 저자는
독서치료사가 되어 내담자의 심리적 고통과 문제들에게 맞는 책의 문장들을 함께 읽거나 권유한다.
책중독인 주인공은 책을 읽지 않고 정치적인 시위에 관심이 많은 신체
건강한 멜라니와 함께 살다가 멜라니가 떠나면서 결별하여 상심한 상태이다.
사고로 혀가 잘리고 얼굴에 큰 상처를 입은 18살 얀이란 히키코모리 청년인 그는 외상 후 스스로를 모욕이라고 생각하고 세상과 단절한다. 그런 그에겐 [사기꾼 토마]와
[호밀밭의 파수꾼]을 권하고 프랑스의 유명한 축구선수 안토니오에겐
[오디세이아], 고급시계 판매원인 일만하는 로베르에게는 [오블로모크]를 권하는데 주인공의 어린시절 부모와의 냉담했던 관계와
내담자들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그물을 엮듯 이야기가 전개된다.
얀이 침묵하기로 선택했던 진실이 밝혀지고 가난했던 고향을 잊고 살던
안토니오가 축구선수를 은퇴하고 브라질에 가서 가족과 일상적으로 살아가게 하며 한눈에 반한 멜라니의 조언으로 독서치료사인 알렉스를 통해 일중독에서
벗어난 시간이 모자르다고 하소연하던 로베르의 어이없는 죽음, 시위하다 시위에 반대하는 한 폭도에게 폭력을
당해 병원에 입원한 멜라니를 간호하면서 알렉스는 멜라니와 다시 재회하며 낙관적인 미래를 꿈꾼다.
감상
내가 기대했던 책은 아니다. 그렇지만 독서 애호가인 저자의
독서실력과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글들로 크게 웃었다. 특히 마녀처럼 고약하고 인정 머리없는 집주인이
알렉스가 좋아하는 가수 샤를 트레네의 노래를 아가씨처럼 부를 때의 아이러니에
박장대소했다.
자칫 심각할 수 있는 내담자들과 자신의 심각한 문제들을 밝고 활기찬 문체들로 전해준다. 이 책엔 진짜 많은 작가와 작품의 문장들이 등장해서 머리가 어지럽지만 독서와 관련된 멋진 문장들은 나를 즐겁게
한다.
문학의 텍스트는 얼마나 신비로운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그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문장이 존재한다 40쪽
문학적 다공성. 41쪽
문학적 다공성! 정말
멋진 표현이다.
사방을 책으로 에워싸서 여름도 겨울에도 좋은 단열재가 될 수 있는
글로 만들어진 집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알렉스는 문학을 사랑하는 저자 자신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