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사람이다
한윤정
글 박기호 사진
살림집을
짓기 위해 백지에 설계도를 그리신 아버지의 영향과 기자생활동안 방문했던 작가와 예술가의 집과 작업실을 보면서 공간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있던
저자는 집이 자아의 연장이란 생각에서 집과 닮은 사람 사람과 닮은 집을 찾아 다녀 취재한 내용을 책으로 펴낸 책이
[집이 사람이다]란 책이다.-표지의 작가설명
인용
이
책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소박한 집과 시간이 쌓인 집,
예술이 태어나는 집, 공동체를 향해 열린 집의 대목차와 그 목차에 맞는 사람들의 인생과 집에 얽힌 에피소드를 만나게 된다. 제 1장에 배치된 소박한 집이 제일 인상에 강렬하게
남는다. 그 이유는 아마도 1제 1장의 첫 번째로 등장한 환경운동가 차준엽씨의 ‘토담집’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방학동 은행나무 살리기 운동을 계기로
환경단체를 이끌며 환경운동에 헌신했고 시골의 한 폐가를 임대해 100년이 넘은 옛집의 골조를 살려
직접 흙을 발라 방2칸과 부엌1개의 토담집을
지었다.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를 넘어 ‘자연이 인류
정신문화의 뿌리’란 철학으로 자연과 일치된 예술로서의 소박한 공간을 실현하였다. 직각이나 네모가 아닌 곡선으로 이루어진 토담집은 주변의 지형과 바람길,
날로의 공기역학까지 고려하여 자연을 집에 담아내었다. 자신이 걸어온 삶의 생애와 철학을
토담집으로 구현한 차준엽씨의 집은 집이 그 사람임을 알 수 있다.
교회설계전문이었던
건축가 김재관씨는 시공과 설계가 분리된 한국의 건축현실의 한계를 인식하고 신축이 아닌 집을 다시 쓰는 집수리와 재설계라나 시대 변화를 읽어 내어
오래되고 낡은 집들을 수리하면서 설계와 수리, 시공이 서로 맞물려 의뢰인들의 요구를 조율한다.
가족과
친지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글로 녹여내는 소설가 조경란의 ‘봉천동 서’'도 매우 인상적이다. 책을 좋아해서 입시에 떨어져 6년간 책만 읽었다는 부분은 경제공황으로 직업을 구할 수 없었던 조셉캠벨이 자신이 갖고 있던 돈을 책상서랍
안에 두고 책 읽기만 몰두했던 시절과 오버랩 되며 조경란 작가의 책으로 가득한 옥탑 방으로 그 아래 거실 천장이 무너질까 봐 아버지가 기둥을
세웠다는 에피소드는 사라 스튜어트의 도서관에 나오는 책을 너무도 사랑한 주인공 엘리자베스가 떠오른다.
자신의 삶과 경험에서 소재를 찾는 조경란 작가의 책을 꼭 읽어 보고 싶다.
손재주가
너무도 좋아 가족이 오랫동안 사용해서 용도가 폐기되면 재활용 되어 새로운 용도로 변신시키는 화가 이담 김근희 부부의 삶의 철학과 그 철학에 맞게
실천해서 소박하고 건강하게 살고 있어 너무도 부러웠다.
제주도
소길리에 살고 있는 가수 장필순의 집과 느림의 미학은 소길댁 이효리에게 많은 영향을 준 듯 TV나
신문에 보도된 이효리의 집과 제주도에서의 생활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지인과
타인에게 주기적으로 개방하는 독문학자 전영애씨의 ‘여백서원’을 짓게 된 독특한 배경과 여백서원은 내가 동경했던 서재의 이미지와 제일 가까워서 감탄하며 관심 있게 봤던
부분이다. 책 읽기를 좋아해서 직접 필사를 했던 어머니와 조부의 문집을 손수 번역하여 종이에 붓으로
썼던 아버지의 책이 여백서원에 보관되어 있다. 책과의 인연이 각별한 그녀의 삶이 담긴 여백서원으로
책과 노니는 집 그 자체다.
각자의
개성과 삶의 철학을 담고 있는 집들과 집의 주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에게 있어 집은 무엇인가?
좋은 집이란 무엇인가? 좋은 집이란 화두를 통해 내 삶의 방식을 점검하며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고 살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