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읽기의 말들 - 이 땅 위의 모든 읽기에 관하여 ㅣ 문장 시리즈
박총 지음 / 유유 / 2017년 12월
평점 :
읽기의 말들
박총
독서광에
가까운 독서애호가이자 꽃을 사랑하는 목사님!
<책소개>
중국 남송의
시인 이청조 부부를 보니 허난설헌의 비극적인 짧은 생애가 더욱 서럽게 느껴지지만 가난하지만 고개를 들고 자신이 사랑하는 독서를 즐기며 시를 짓고
자신의 삶에 만족한 이청조 부부의 삶이 너무도 아름답다.
중국 남송의 시인 이청조 부부의 독서사랑의 에피소드를 머리말로 시작으로
이 책은 저자의 표현대로 ‘지상의 모든 책 읽기’를 다룬다.
자녀의
독서지도부터 세상의 모든 독서법에 관한 내용을 저자가 읽은 문호들이 지은 책과 서재에서 주옥 같은 문장한편과 저자 삶의 경험에 녹여 한편의 짧은
에세이형태로 묶은 책과 독서에 관한 책이다. 저자의 진솔한 일상의 경험과 저자가 소개하는 책과 문장을
통해 작가와 책을 자연스럽게 소개해주며 독서에 대한 기존 편견, 관습에서 벗어나 독서의 즐거움과 자유로움을
얻게 된다.
감동적인 문장
활자의
권위에 복종하지 않고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 의문을 일으키는 것이야 말로 내게 필요한 자세다.
인생은 짧다. 이 책을 읽으면 저 책은 읽을 수가 없다. 존 러스킨
유한한 삶에서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을 수는 없다. 더구나 시간이 더 짧은 중년이후의 생애에 모든 책을 읽을 필요도 없으며 그럴 수도 없다. 필독독서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품처럼 쏟아지는 책더무에서 선택해서 읽어야 함을 요즘 더욱 깨닫는다.
감상
독서법에
관한 책보다는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100번 읽는 것이 책읽기에 더 도움이 된다는 저자의 말씀은
참으로 옳다.
저자는
공돈이 생기면 꽃과 책 중 무엇을 살지 망설이는 꽃과 책을 사랑하는 목사님이다. 그러나 책엔 목사로서
예비기독교인을 끌어드리는 전도나 종교에 관한 내용은 없다. 풍부한 인문학적 소양으로 자연과 삶을 매개로
하느님과 소통하게 하시는 주일예배말씀을 직접 듣는 신도들은 얼마나 좋을까?
우연히
만나게 된 [유유출판사]와
[읽기의 말들]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으며 후다닥 읽기가 아까와 천천히 음미하며 때론 낭독하면서
남편과 아이들에게 들려주며 의견을 물어보기도 했다. 주옥 같은 문장들은 페이지를 모서리를 접었는데 책의 3분의 2를 접을 만큼 많이 접혀있으며 내가 어떤 작가들의 글귀를 사랑하고 감응하는지 알 수 있었다.
독서법에
관한 책을 쓴 알베르토 망구엘, 제도교육을 혐오한 이반일리치, 책만
읽는 바보 이덕무, 신영복, 소로, 마이클더다 김훈님이다. 신영복님,
이반일리치, 소로를 제외하곤 다른 문호들의 책을 직접 읽어본 적이 없다. 특히 책만 아는 바보인 이덕무는 매우 유명하지만 간서치로만 생각해서 이덕무에 관한 책도 그의 책도 읽어본 적이
없는데 박총님이 소개하는 이덕무의 문장을 읽고 이덕무는 절대 간서치나 책만 읽는 바보가 아니였음을 알게 된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일들은 각자 재주와 능력에 따라 독서하고 수행하는 한가한 틈을 이용해 배우고 익혀야 한다. 이덕무
독서하고
수행하는 것도 벅찰텐데 한가한 틈에 새끼 꼬고 짚신 삼고 옷감 재단하고 술 빚고 밥짓으며 울타리를 고치고 그 밖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일들을 한다는게
말이되는가? 몸을 사용한 노동과 독서와 수행 모두를 중하게 여긴 독서와 생활이 일치된 삶을 치열하게
살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말이며 북학파답게 실질적인 생활의 토대위에서 생활과 독서를 조화시킨 사람답다. 존경스럽다. 내가 감동한 문장들의 대문호는 책읽기와 삶이 일치된 치열하게 살아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독서고수답게 세상에 대한 각자의 뚜렷한 철학이 있으면서 세상에 대한 유연함이 돋보인다. 책읽기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훈계하지 않으면서 독자들에게 작가와 책을 알려주는 [읽기의 말들]은 필사하고 낭독하기 좋을 뿐 아니라 더 넓은 독서의
문의 빗장을 활짝 열어 책읽기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