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침의 순간 - 영원한 찰나, 75분의 1초
박영규 지음 / 열림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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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침의 순간

박영규 지음

 

달마로부터 체계가 잡히기 시작한 중국 선불교인 선종의 계보와 혜능에 의해 일어난 남선종에서 유래한 한국불교의 계보와 깨달음을 구하고 했던 도정의 과정을 고승들의 일화와 화두를 통해 보여준다.

고승들의 참선수행과정에서 참구하는 문제인 화두는 논리적이거나 체계적이지 않고 은유적이고 상징적이다.

깨우침은 외부에서 가르침으로 넣어줄 수 없고 내부에서 스스로 깨쳐야만 한다.

그러나 줄탁동시처럼 깨침의 준비가 된 자가 스승을 만나서 깨달음을 얻듯 깨달음은 내부에서 얻는 것이나 제자와 스승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며 깨침을 얻으면 그 깨침에서조차 벗어나야 한다.

구도자는 옛 성현의 가르침, 경전, 불상, 말의 형식에 갇히지 말고 늘 경계해야 한다. 등반할 때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한걸음 두 걸음 조금씩 오르면 언젠가는 정상에 도달하지만 깨달음은 훌륭한 스승을 만나거나 참선을 행하거나 밭에서 열심히 일한다고 얻어지지 않는다. 타성에 젖거나 관성적인 습관을 늘 경계하도록 말의 그물을 치며 도정에 도달하는 과정을 통해 오히려 도와 진리와 불성을 이것이다고 명제화하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함을 깨닫는다.

화두는 시다

말씀언자에 절사가 붙은 시와 스님들이 사용하는 화두의 공통점은 모두 문예적 아름다움과 깨달음이 합치되어 상징으로 표현된다 본문 206

시의 아름다움도 내게 닿아야 음미할 수 있듯 화두 역시 말귀를 알아들어야 가능하다.

남의 깨달음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결코 깨달음이 아니다 단지 남의 깨달음을 이해한 것일 뿐이다. 본문 238

스스로 깨치도록 하기 위해 직접적인 설명을 피하고 선승은 화두를 사용한다.

감상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의 입장에선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고승들의 일화는 매우 재미있다. 고승들의 선문답은 수수께끼처럼 대상의 본질을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으며 우회하거나 때론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심지어 제자의 깨달음을 확인하기 위해 상황적 맥락을 끊고 그물(시험)을 쳐서 시험에 빠지게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오랜 수행으로도 깨치지 못했던 제자가 스승의 짧은 화두로 깨치기도 하고 스승의 말씀을 바로 알아챈다. 무협을 겨루는 고수들처럼 스승과 제자의 선문답에 얽힌 기괴하고 괴짜 같은 고승들의 일화는 그 자체로 매우 흥미롭고 파격적이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며 친절한 저자의 해설로 말에 숨은 은유와 상징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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