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낙서: 관람객 예술가가 되다

 

 

THE GREAT  GRAFFITI

 

 

 

 

 

 

 

<전시 소개>

 

 

이탈리아어로 낙서를 의미하는 그래피티를 전시하는 압구정 현대미술관을 방문하였다.

<위대한 낙서>는 작년에 예술에 전당에서 전시하다가 올 여름 6월부터 9월까지 압구정 k현대미술관에서 전시한다.

 

2층과 3층에서 10명의 그래피티 아티스트의 작품을 전시하며 그래피티 아티스트에 대해 잘 모르는 관객들은 도슨트의 해설이 매우 중요하다.

 

50분간의 열정적인 도슨트의 해설은 그래피티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작가들의 정보나 도슨트의 해설이 없으면 그래피티 작가의 작품들을 팝 아트 작품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 있으며 작품을 눈으로 짧은 시간에 훑어 그래피티의 매력들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50분간의 도슨트의 해설을 듣기를 권한다.

 

제우스, JR 닉 워커, 크래쉬, 라플라스, 존원, 세퍼드페어리, 페닉스, 퓨어이블, 파비앙베르쉐르의 그들의 활동과 작품세계들은 저마다의 개성들로 넘쳐나지만 그래피티 아트만의 공통성들이 존재한다. 그래피티 아트는 힙합과 함께 흑인들의 거리문화의 4대요소 중 하나로 벽이나 터널 거리, 바닥 등에 불법으로 그리기 때문에 잡히지 않기 위해 매우 빠르게 즉흥적으로 그려내는 것이 특징이며 자신들의 표상들을 감각적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독특한 문자들과 빠르게 그릴 수 있는 스프레이를 사용해 화려하고 강렬한 색감과 역동적 에너지들의 특징을 갖는다.

 

 

 

2층 입구엔 제우스의 작품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제우스는 프랑스의 유명한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그의 작품은 상업적인 브랜드의 로고가 흘러내리는 방식이 특징이다.

 

 

젊을 때 기차 터널에서 연습하다 다가오는 제우스란 이름의 열차에 치어 죽을 뻔한 경험 이후 그의 이름은 제우스가 된다. 카쳐라는 고속 분사기를 이용해 물감을 흘러내리는 심미적 기법으로 구글, 구찌, 샤넬, 맥도널드의 로고와 같은 상업적 광고를 비틀어 자본주의의 상업성에 저항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의 로고 비틀기 방식에서 저항성의 의미보다는 유명 브랜드의 로고를 발견하고 열광한다.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 그래피티 아트의 아이러니를 느낄 수 있다. 제도권 밖의 저항성과 제도권 비틀기가 하나의 상품기호가 되는 순간이다.

 

존원은 세계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으로 유명한 작가인데 잭슨 폴록처럼 액션 페인팅을 스프레이를 이용해 몇 시간 만에 작품을 완성시킨다. 존원의 작품에도 문자도안들이 숨어져 있는데 그 의미는 자신의 이름인 존원이라고 한다.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은 처음 출발이 불법으로 시작하였기에 그들은 본명보다 태그네임들을 사용하고 있어 저마다 독특하고 개성 있는 태그네임들을 생각하며 감상할 수 있다.

 

3층에는 실크스크린이나 메탈스크린 기법, 포스터 기법들을 사용하는 셰퍼드페어리의 작품들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의 작품엔 평화와 반전을 기원하며 전쟁과 자본주의를 풍자하고 꼬집는 작품세계를 직관적으로 바로 이해할 수 있다.

 

 

 

감상

 

 

 

기본적으로 낙서는 금지행위다. 어린아이부터 학생들, 성인들 모두 제제 받는다. 대부분의 낙서는 공원의 벽이나 공공시설의 화장실에 은밀하게 이루어지는데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이나 미워하는 사람에 대한 욕설, 자유로운 그림 등 금기의 룰을 깨고 하는 낙서엔 온갖 배설들로 가득하다.

 

특별한 일정한 형식 없이 이루워지는 낙서는 우리들의 무의식적 동기에 따른 자연스런 행위들이다.

 

불법과 금기의 행위인 대중적 정서가 당당한 대중문화와 예술로 자리잡은 그래피티에 대중들이 열망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런 흐름이다.

 

개인적으로 원래의 그래피티가 갖는 제도권에 대한 저항과 금기를 깨는 행위정신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희망하면서도 과연 그게 가능할까? 철저하게 상업화되지 않을까? 팝아트와의 경계가 모호해지지 않을까?

 

 

뱅크시의 도발적이며 독창적인 행위예술들에 감탄했던 한 개인으로서 그런 뒤틀기와 비틀림으로 세상을 다시 보게 하는 예술가들을 만나고 싶다.

 

 

K 현대미술관 장단점

 

 

동탄에서 오는데 편리한 환승시스템과 교통 인접성이 뛰어나서 미술관을 관람하고 근처의 아쿠아리움이나 코엑스까지 힘들지 않게 가족과 서울 나들이가 가능하다.

 

단점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선 관객들이 전시관을 관람 후 낙서체험이 가능한데 압구정k 현대 미술관엔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체험부스도 없는데 30개월 유아에게도 관람료를 아동과 동일하게 부여하고 작은 공간에 3~4개의 개별 전시를 빽빽하게 운영하며 입구에서 커다란 테디베어가 전시되어 있지만 별도의 전시란 이유로 사진도 찍지 못하게 하는 철저한 상업성과 전시관람을 제외하곤 미술관내부나 주변에 둘러볼 곳이 마땅치 않다. 전시 관람 목적뿐 아니라 주변경관까지 관람요소를 고려하는 입장에서 아쉬움이 많은 미술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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