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다른 삶 - 일, 결혼, 돈에서 자유로운
파(pha) 지음, 김영희 옮김 / 열린세상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열린세상

 

지금 여기 다른

, 결혼, 돈에서 자유로운

(pha)지음

<책소개>

연간 천만엔이란 소득은 한국 도시에서도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우석훈이 말한 88만원쯤이기에 한국에서도 매우 낮은 금액이며 우리보다 물가가 더 비싼 일본에서야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한국의 88만원세대와 달리 저자의 천만엔은 훨씬 풍요롭다.

한국의 88만원세대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과 돈 에너지를 쏟아 붓고도 그 정도 밖에 받을 수 없다면 저자의 천만엔은 저자가 시간과 공간, 취미 등을 고려해 1년간 천만엔이면 충분하다고 결정해서 선택한 비용이기 때문이다.

물론 천만엔으론 둘 이상이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낳아 기르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지만 스스로 비혼을 선택하여 다른 라이프 삶을 선택한 저자의 삶은 존중 받아 마땅하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경제적 비용을 고려하여 결혼과 자녀를 포기한다는 점에서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상황이 안타깝지만 저자는 일, 결혼, 돈에서 자유로운 삶의 방식을 이루기 위해 돈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공간을 만들어 사람들과 느스한 관계와 인맥을 지속적을 쌓아나가며 왜 이런 삶의 방식을 선택했는지 가치관과 생각들을 보여준다. 공동주택을 싸게 전세를 얻어 여러 사람들과 함께 살거나 시골의 주택을 저렴하게 얻어서 직접 개조하여 시골과 도시의 삶을 함께 살아간다.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분명 편리하지만 대부분 돈이 적은 일반 사람들은 돈을 위해 다른 것들을 희생한다. 돈이 있으면 쓸 시간이 없고 쓸 시간이 많으면 돈이 없는 현대인의 딜레마를 해결하면서 스스로 자족하는 삶, 나아가는 삶들을 보여준다.

감상

저자의 삶은 총체적으로 바라볼 때 절대 가난하지 않다. 내가 볼 때는 심지어 빈둥빈둥 게으르지도 않다. 느스한 모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시도하는 작업들은 기존의 삶의 방식에 도전하는 모험이며 남과 다른 길을 선택하여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세상이 말한 성공과는 전혀 다르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선 돈= 시간임을 생각하면 저자는 시간과 삶의 에너지를 돈을 버는데 쓰지 않고 시간, 인간관계, 정신적인 여유 등의 삶의 질을 위해 다른 선택을 적극적으로 한다.

이런 다양한 삶의 모습은 속도와 효율을 지나치게 중시 여겨 모두를 미친 듯이 돈을 향해 달려가게 한 현대사회의 반작용의 하나일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도 시간과 돈 때문에 젊은이들의 혼밥, 혼술이 늘어나는데 1인가구보다는 저자의 세어하우스와 같은 공동체방식이 더 건강한 방식이 아닐까? 함께 살면 혼자보다는 자유롭지 못하지만 정서와 물물건의 나눔을 통해 인간관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

하루의 시간은 24시간이고 잠자고 먹는 시간을 제외하면 우리의 실질적인 가용시간은 길어야 14시간정도이다. 그런데 잘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가용시간을 직장에서 보낸다.

아울러 우리가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면 일할수록 분명 생산적인 재화와 아이디어들이 나오겠지만 현대인들은 지나치게 많은 재화더미에서 살고 있음을 잊으면 안 된다.

전자회사를 다닐 때 연구하고 폐기된 수많은 전자부품들, 보상판매로 수북하게 버려진 이전 전자제품들을 보면서 나는 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어느 순간 내 일에 보람을 느낄 수 없음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멀쩡한 제품들은 폐기해야지만 월급을 받는 사회를 보면서 무한 성장의 신기루를 맛보기도 했다. 현대인들의 삶은 산업의 발전에 발맞추어 계속 발전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질 수 밖에 없으며 그런 직선적인 사고는 다른 것들을 가지치기하며 보지 못하게 한다.

경제적인 보상을 위해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는 현대인의 삶(북유럽제외)은 무엇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며 이제는 상시 해고와 비정규라는 상시적 불안과 저 임금은 젊은이들의 결혼을 다음으로 미루게 하거나 주저하게 한다. 이렇게 인간관계가 철저하게 파괴되면서 자신을 소진하여 공허하게 하는 삶의 방식에 의문을 던지며 주류의 삶이 아닌 자기 삶에 맞는 방식에 대한 열린 태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참으로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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