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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선언 - 철학으로 세상 읽기
남도현 지음 / 이숲 / 2017년 4월
평점 :
인문학 서평을 만화로 그려보라는 스승의 제안으로 철학을
전공한 저자의 [청춘선언]이 세상에 나왔다. 철학 만화지만 큰 판형과 두꺼움에 그 내용만큼이나 묵직함이
있으며 중간중간 한국 대학생들의 관심과 일상들을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한국 젊은이들 일상의 고민에서 출발하는 세상읽기
이미 폐기된 낡은 이론으로 치부하는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으로 출발하는 이유는 21세기에 들어서 부의 편중화가 더욱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경제대국인 미국은 부의 불평등화가
OECD에서 1위이며 우리나라는 3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과 한국이 극단을 달리고 있지만 유럽 선진국조차 분배가
확장되지 않고 부의 불평등화가 심화되었다. 마르크스의 선언은 소외와 불평등이 내제된 사회에선 여전히
유효한 선언이다.
그러나 21세기는 폭발적인 과학기술로 전세계를 연결시키지만 몸과 몸이
직접 대면하지 않고 인간과 인간 사이에 휴대폰, 인터넷, 매체, 기계가 중계하기 때문에 가상이 가상을 만들어 내는 매트릭스와
같은 세상이 되어 진리의 보편성을 스스로 생산해내기 쉽지 않다. 영화 매트릭스처럼 시뮬라르크가 만들어내는 진리의
왜곡화,
프코의 전통적인 정부가 통제하는
규율사회와 한병철의 성과사회로 넘어가면서 개개인이 내면화하여 자신을 억압하고 통제하여 감금하는 사회, 역사학자인 한홍구님을 통해 바라보는 한국 근 현대사의
불법사찰의 역할들을 보면서 권력기구의 물리적인 업악적 감시와 공장, 감옥, 병원, 수용소, 학교처럼 일정한 규율로 통제되는 사회를 너머 슈퍼스타를
지향하는 성과사회가 개개인을 스스로 강제하여 탈진하게 하는지의 흐름들을 살펴볼 수 있다.
평범한 대학생인 주인공이 기봉이란
유령의 안내로 사상가들과 대화하는 소크라테스의 문답방식과 오늘날의 한국사회의 문제점들을 알아가며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다.
감상
국내 역사가, 사상가, 대학교를 거부한 김예슬학생 등 주류사상가들이 아닌 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은 좌파적 성향을 가진 철학 사상가들의 사상들을 만화 입문서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좋았다.
일반 철학입문서들이 서양의 주류 사상가들의 사상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이 책들은 연대기적인 사상의
흐름이 아닌 21세기 한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고통과 질문들에 대해
이미 의문을 제기하며 이론들을 정립해왔던 사상가들의 사상과 삶을 압축적이지만 꽤 밀도 있게 다루고 있어 이 책을 시작으로 우리가 믿고 있는
세상과 가치에 대해 조금씩 의문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