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좋게 받아들이세요
마리아 스토이안 글.그림 / 북레시피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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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레시피

 

그냥 좋게 받아들이세요

마리아 스토이안 글, 그림

40년을 넘게 살아왔지만 어릴 때 골목길에서 만난 바바리맨, 고등학교 때 인파로 가득한 버스에서 내친구의 몸을 더듬던 아저씨를 내가 무서워서 모른 척 했던 일들, 대학선배, 직장 상사의 성추행들(뒤에서 갑자기 끌어안기) 그 당시는 그런 행위들이 성추행이란 인식도 없었지만 무서웠고 당당하게 거부하지 못한 나 자신에 대한 수치감만 남아 있었는데 나중에 성추행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더구나 아는 선배, 동료들이라면 얼마나 껄끄럽고 불편한가? 그 앞에서 그런 행위들이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는 행위임을 말하는 게 쉽지는 않다. 그냥 좋게 받아들이며 시간에 맡기게 된다.

20가지의 성적 학대와 성희롱의 사례가 담겨있다.

가족끼리 캠핑을 가거나, 가족끼리 모여있을 때 남자아이들과 단둘만 남겨진 상황에서 남자아이가 협박과 함께 성적 요구를 하거나 인파가 가득한 지하철에서의 성추행, 버스 정류장에서의 낯선 사람의 성희롱, 엉덩이 터치, 치근덕대기, 데이트 강간, 질투심 강한 파트너의 폭행, 만취상태의 강간 등 성폭력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지 알 수 있다.

피해자의 고통의 심리가 잘 전달된 책이다

토할 것 같은 기분, 과거의 성적 고통을 얘기하면서도 두려움에 떨거나 피해자임에도 죄책감, 자기혐오로 자신을 갉아먹는 정신적이 고통들이 담겨있다. 남자친구나 친구에게 성폭행과 성희롱에 노출된 사람들은 친구에 대한 배신감과 그 당시에 그대로 당한 무력감에 의한 수치감, 자기 혐오로 이중 고통을 오랫동안 느끼게 된다.

특히 직원의 성적 농담을 매니저에게 알리면 대수롭지 않은 농담으로 그냥 좋게 받아들이라는 조언으로 되돌아와 피해자는 그냥 감수해야만 한다.

감상

이 책의 사례는 국내가 아닌 외국의 피해자 사례들임에도 너무도 익숙해서 놀라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가벼운 불쾌감부터 심한 성적 수치심과 지속적인 고통을 느낄 만큼 그 범위는 매우 넓고 어떤 성폭행은 악질적인 범죄를 능가한다.

정도에 차이가 있지만 보편적으로 겪는 일이라 나 혼자만이 아님을 안다는 것 또한 큰 위로가 된다.

이 책의 장점은 성폭행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법, 도움을 주는 법 에 대한 간단하지만 중요한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어 문제해결의 구체적인 방법들을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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