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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해부도감 - 인간과 자연이 빚어낸 결실의 공간, 농장의 모든 지식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담다 ㅣ 해부도감 시리즈
줄리아 로스먼 글.그림, 이경아 옮김 / 더숲 / 2016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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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숲 |
2016.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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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해부도감
줄리아 로스먼 글 그림 |
미국 농장의 모든 것을 담아냈어요
농장해부도감이라 세세한 부분까지 자세하게 다루고 있어요.
농장의 헛간지붕의 종류와 문의 형태와 장식과 복잡한 농기계와
농기구, 동물해부학, 소,
돼지, 말, 닭, 염소 등의 가축의 종류, 저장음식레시피 등을 모두 다루고 있어
미국 옛 농가의 모습을 체험하듯 읽어나갈 수 있어요.
땅심을 유지하고 양분고갈을 막기 위해 해마다 작물을 돌려가며 짓는
윤작방식은 단일 종류만을 기르는 대규모 기업형 농장이 얼마나 땅을 해치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벌목과 장작 방식도 그림과 간단한 설명으로 자세하게 보여주는데
도끼로 나무를 베는 벌목도 일정한 방식이 있어요. 장작용으로 쪼개기도 처음부터 가운데를 토막내지 않고
바깥쪽에서 토막을 치고 남겨진 부분만 반으로 쪼갭니다.

채소, 동물, 과일, 나무 등이 매우 다양하지만 동일 종류의 품종도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랍니다.
직접 재배하거나 길러보지 않으면 정말 알기 힘들 뿐 아니라 마트나
재래시장에서 구입하는 단일품종만 먹을 가능성이 높아 과거보다 음식 다양성은 떨어지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듭니다.
호박만 해도 쥬키니와 애호박,
둥근 호박, 늙은 호박 정도만 알고 있는데 덜 익은 채 수확하는 여름호박과 완숙한 상태로
수확하는 겨울호박으로 크게 나누고 세부적으로 모양과 크기 색깔이 너무도 다양하네요. 신데렐라마차로
이용한 신데렐라 호박이 따로 있고 피터팬 모자처럼 생긴 호박도 있고 꼬마 유령 캐스퍼처럼 하얀 화이트 호박도 있어요.

얌전한 동물이라고 생각했던 염소는 작은 틈만 있으면 뚫고 나간다고
하네요.
생명과 자연에 대한 이해가 더욱 풍부해져요
농가근처의 동물,
식물, 곤충에 대한 이해가 커지며 구름이나 이슬로 날씨를 예측할 수 있고 주변의
꽃, 나무와 새들에 대해 더욱 많이 알게 됩니다.
해충, 익충은 모두
인간의 관점이 작용한 구분이기는 하나 텃밭을 망가뜨리는 노린재가 있는가 하면 해충을 잡아먹는 노린재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우리 아이가 귀여워하는 달팽이는 민달팽이든 달팽이든 모두 텃밭을 망가뜨리는 해충이네요.
인간의 이해와 효율에 의해 관리 및 개조된 작물과 동물이기는 하나
유전자변형작물처럼 새들도 먹지 않거나 벌레들조차 먹을 수 없는 괴물작물들은 아니었으며 다품종의 다양한 작물과 동물들을 길렀어요. 자연물을 이용한 취미생활들은 쓰레기 없이 선 순환시키며 옥수수껍질,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도 소중히 여기게 합니다.
감상
도시의 불안정한 생활과 은퇴 이후의 삶은 도시를 벗어나 전원생활을
꿈꾸게 합니다.
목가적인 전원생활을 생각했다 농장해부도감을 읽으면 그 방대함에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농장생활을 제대로 하려면 배워야 할 일이 너무 많으니까요.
농장생활은 혼자서는 할 수 없으며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야만
가능합니다. 농장에선 동물 먹이주기, 헛간 치우기, 달걀 줍기 등 잡다한 업무가 너무 많아 자연스럽게 동참할 수 밖에 없어요.
농장 일에 동참하면서 농장운영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됩니다. 경제관념과 집안일 돕기를 위해
용돈을 주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취미로 읽은 동물해부도감과 달리 동물을 기르고 고기와 알 털을
얻으려면 동물을 자세히 알아야 합니다. 농장에서 생활하다 보면 동물해부도감 책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동물박사, 꽃 박사, 곤충박사, 나무박사가 될 수밖에 없어요.
오늘날의 미국 농장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전통적인 미국 농가의 옛
모습이겠지요. 글로벌기업이 운영하는 산업형농장과는 완전 다릅니다.
그런데 궁금하게도 이 책에선 제초제나 농약처럼 해충제거제나
화학비료는 나오지 않아요. 트랙터처럼 대형기계를 이용해 땅을 갈고 씨앗을 뿌리며 수확을 하는데 직접
만든 퇴비만 사용하고 제초제도 사용하지 않는 걸까요? 해충제거는 어떤 식으로 하는지 참
궁금하네요.
대규모의 농장이 아닌 채소를 길러먹을 수 있는 텃밭과 염소와 닭
토끼 등 작은 동물을 기를 수 있는 헛간, 작은 규모의 과수원 정도를 꿈꾸며 한국전통농가와 미국농가의
차이점도 생각하면 이 책이 곧바로 농가생활을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지침서는 될 수 없지만 인간과 자연이 만들어낸 전통적인 미국 농장의 모습을
구석구석 알 수 있게 해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