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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 |
2013.7.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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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배섬의
비밀1,2
프랑수아
플라스
지음 |
오르배 섬 사람들이 그린 지도엔 A부터Z까지 알파벳 모양의 나라명과 나라가 등장하면서 그 나라의 독특하고 신비로운 풍습이나 문화들을 만날 수 있는데
오르배섬의 비밀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한 번 보거나 읽으면 기억하는 코르넬리우스라는 상인가문으로 역시 상인이면서 낯선 이국의 사람들에게
개방적이며 그냥 믿어버리는 상인답지 못한 순수함을 갖고 있다.
코르넬리우스는 늙은 여관 주인이 준 구름천으로 만든 스카프의 색깔과 질감에 반해서 여관 주인의 쓴
책 인디고섬의 푸른 산을 찾아 원정을 떠나게 된다.
책을 읽다 보니 갑자기 실크로드나 차마고도의 무역원정이 떠오른다.
나는 항상 모험가에 대한 환상이 있었는데 진정한 모험가는 바로 무역상인들이 아닐까?
그 상인들이야 말로 단순히 돈을 축적하는 걸 떠나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존재가
아닐까?
죽음을 무릎쓰며 몇 날 혹을 몇 달을 높은 절벽이나 낭떠러지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차와 소금을 말과
교환하던 티벳인들의 대장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코르넬리우스는 미치광이 취급을 받는 노인의 말 한마디와 구름천에 이끌려 비취나라에서 죽음의 위기를
넘겼다.
나야 이전에 오르배섬 사람들이 그린 지도를 읽었기에 지구의 끝인 오르배섬이 존재함을 알고 있었지만
읽는 내내 과연 오르배섬 안에 있는 푸른산을 찾을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오르배 섬의 비밀 끝부분에
나오게 된다.
이 책은 조금 독특하다. 오르배섬의 비밀은 1권과 2권으로 나누어졌지만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화자만 다를 뿐
내용은 같다.
1권은
지도제작자이자 상인이며 모험가인 코르넬리우스의 시점으로 2권은 캉다아의 여선장 지야라가 화자가 되어
이끌어 간다.
1권에서
코르넬리우스가 지야라와 만나는 장면은 책의 중반을 훌쩍 넘어서라면 2권에서 지야라가 코르넬리우스를
만나는 부분은 앞부분이다.
1권엔
코르넬리우스가 원정대를 꾸려서 여러 나라를 탐험하는 이야기가 비교적 길고 지루하게 전개된다면 지야라편은 좀 더 가독이 빠르며 이야기전개가
빠르다.
평등적이며 직관이 발달하여 키눅타섬의 나무의 위험성을 바로 감지한 지야라에 비해 무딘
코르넬리우스를 보면서 여성과 남성의 특징들을 생각해 보기도 했다.
이전 그림책에서 봤던 지야라의 모험심과 지혜에 강한 인상을 받아서 로맨스와 모험에 대해 기대를
많이 했는데 밋밋해서 조금은 아쉬웠다.
짧은 인상으로 접했던 그녀에 대한 기억이 오히려 소설책에선 코르넬리우스에 비해 두려움이 많은
연약한 여성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오르배섬
사람들이 그린 지도책]을 먼저 읽으면 소설책엣서 나오는 독특한 지명과 이름에 좀 더 친근해져서 읽기가
쉽다. 지도책에선 비교적 상세하게 나왔던 풍습이나 배경들이 여기서는 살짝 스쳐 지나간다.
오르배섬 안쪽 땅의 푸른 산은 시작과 끝을 함께 상징하는 다다를 수 없는 장소인 시간의
경계이다.
스토리가 긴박함이 떨어지고 나라에 대한 설명들이 잔잔하게 계속되어 초반 몰입이 힘든 점만 빼면
다양한 신화와 전설들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