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이 아니라도 괜찮아! 푸른숲 새싹 도서관 3
잭 갠토스 지음, 니콜 루벨 그림, 박수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일등이 아니라도 괜찮아!

잭 갠토스 글 니콜 루벨 그림

외국은 아동들에게 인기 있는 책은 유아를 대상으로 한 그림책과 초등학생을 위한 동화책을 만들어 연령별 수준에 맞는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역량이 탁월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랠프시리즈가 초등 저학년도 함께 볼 수 있는 두께의 분량의 신간

[일등이 아니라도 괜찮아!]가 나왔다.

일등만 기억하는 나라에서 일등을 좋아하는 한국 부모들의 심기를 다소 불편하게 하는 책이 되겠다.

랠프의 사촌 퍼시는 잘난 척 하는 고양이를 넘어 사실 대단히 잘난 고양이다. 랠프를 무시하고 비아냥 거리기에 랠프는 고양이 대회에 나가는 퍼시가 못마땅 했다.

코치선생인 사라와 함께 잘난 척 퍼시를 이기기 위해 맹훈련을 하는 랠프의 모습은 우스꽝스러운 한편 애처롭다.

연습전 퍼진 모습

노력하는 랠프

완벽한 고양이를 뽑는 대회에 참가한 랠프와 퍼시는 혈통부터 너무나 현격한 차이가 나고 그림으로 묘사된 혈통 가계도에 아이들이 박장대소를 한다.

왕가의 좋은 혈통을 이어 받은 퍼시와 개, 족제비, 살쾡이 혈통을 이어받은 잡종 랄프!

얄미운 퍼시는 노래면 노래, 시면 시를 멋지게 낭송하여 심사위원들을 감동시키고 퍼시를 쫒아 완벽한 고양이가 되려고 했던 랠프는 시 낭송에서 얼어 붙어서 한마디도 하지 못한다.

결국 랠프는 평소에 가장 잘하고 즐기는 못된 고양이의 본성 그대로 꾸미지 않고 보여주며 대회장을 난장판으로 만든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공정한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퍼시에게 모두 100점을 주고 랠프에게 0점을 준다.

마지막에서 보면 서구인들과 한국인들의 교육관의 차이가 분명히 나타난다.

최우수상을 받은 고양이 퍼시에겐 아주 아주 작은 트로피를 주고 개성만점 상을 받은 랠프에게 아주 아주 커다란 트로피를 준다.

아이들의 개성을 더 중시하는 서구인들의 사고방식이 잘 표출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심술궂고 못 된 괴상한 랠프를 랠프만의 개성으로 인정해 주는 사회, 랠프의 모습 그대로를 좋아하는 가족 사라의 모습은 정해진 교육의 틀에서 공부성적만으로 평가하는 우리 교육의 현실과 아이들 고유의 개성보다는 학교성적에만 관심 있는 부모에게 작은 경종을 울린다.

나 역시 부모로서 혹 아이를 어떤 기준이나 틀에 맞춰서 바라보며 그 기준에 부합되도록 아이를 채찍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움찔하게 만든다.

익살스럽고 재미있는 그림과 내용을 담아내면서도 항상 부모한테 어떤 메시지를 전해주는 책이라 읽고 나면 한 번 더 자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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