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깽이 되고 싶어 외계인 셀미나의 특별 임무 1
윤재인 글, 오승민 그림 / 느림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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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2012.11.29

도리깽이 되고 싶어요

글 윤재인 그림 오승민

이제 1학년을 입학하는 한창 놀고 싶어하는 남자아이가 친구들과 놀지도 못하고 세 살배기 동생을 돌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와 안타까웠다.

어쩌다 돌보는 게 아니라 동생을 규칙적으로 돌봐야 하는 주인공 영재.

"착한 오빠야. 오늘도 은지 잘 부탁해."라는 엄마의 말속엔 영재를 통제하려는 의도들이 있는데 가끔 내가 아이에게 사용하는 방법이라 뜨끔하기도 하다.

보살핌을 받아야 할 7살 영재에게 동생을 당연하게 떠맡기는 부모님의 모습은 솔직히 요즘 정서에 맞지 않다.

세발 자전거 뒤 자석에 은지를 태우고 가는 영재 앞에 자신을 토성인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여자아이 셀미나를 만난다.

우주선도 없이 자신이 외계인이라는 여자아이의 말을 선뜻 믿지 못하지만 함께 놀고 싶어하는데 우연히 입학한 학교에서 다시 재회한다.

영재는 셀미나에게 우유젖병, 박수, 모자, 아이돌 가수, 그네가 토성어로 어떻게 불리는지 배우게 되고 셀미나와 영재만의 비밀 대화를 주고 받는다.

유명한 도리깽(아이돌가수)이 되는 특명을 마치면 지구를 떠날 거라며 춤 연습을 하기도 하고 학예회 때 영재와 둘이서 춤과 노래를 발표하지만 공연을 하지 않고 멈춰버린 셀미나로 무대는 엉망이 된다.

셀미나는 누구일까? 동생을 돌보느라 또래와 놀지 못하는 영재가 만든 가공의 인물일까?

상상의 친구와 두 사람만 알 수 있는 언어를 통해 자기만의 공간을 창조한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앞으로 되돌아 가서 외계인말를 다시 익혀야 한다. 처음엔 젖병이나 그네, 자전거 같은 말들이 외계인말로 어떻게 불리는지 셀미나가 낯선 단어를 설명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외계어로 계속 표기되어 나와서 암호처럼 해독해야 한다.

처음에 아이가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별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아이가 재미있으면 그 자리에서 두 번 세 번 연달아 읽지만 이 책은 한 번 읽고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도 나중에 그네, 박수, 선생님 등의 우리말을 외계인말로 표현한 단어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고 친구들한테도 선생님을 토성인말로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주기도 하여 아이들이 까르르 웃었다고 한다. 정작 재미있게 읽은 나는 외계인말이 가물가물해서 머리 속에 나오지 않는데 그 생소한 단어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게 된다.

이 책의 즐거움을 나만의 외계인말로 표현해 보기다.

처음에 아이는 책 속에 나온 외계인말을 똑같이 모방하다가 책에 없는 말들은 자신이 직접 창작하여 말놀이를 한다.

펭귄모자를 팡팡 소라또라고 바꿔 말하며 즐거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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