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대통령들은 거짓말을 하는가? - 시민 권력을 위한 불온한 정치사史 울도 담도 없는 세상 1
하워드 진 지음, 김민웅 옮김 / 일상이상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일상이상

2012.11.24

5

왜 대통령들은 거짓말을 하는가?

하워드 진 지음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미국이라는 나라는 많은 모순을 품고 있다. 겉으론 세계 평화와 자유를 주장하지만 자본과 정치권력이 결탁하여 애국주의라는 미명하에 뒤에선 남미의 독재권력을 지지하거나 자신들의 전쟁지원을 그럴싸한 명분으로 합리화하는 이중적인 속성들을 가지고 있다. 그런 모순과 권력에 순응하지 않고 평생을 마주하고 저항한 지식인이 있는데 그 분은 바로 하워드 진이다. 그런 지식인을 둔 미국이 한편으론 부러웠다. 자본가의 속성과 권력자들의 음모를 지속적으로 밝히는 하워드 진이란 존재는 소수 권력자와 정부는 두려우면서도 불편할 텐데 그의 저서 <미국 민중사>가 미국 대학이 필독서로 지정되어 읽힌다는 사실만으로 미국 시민의 의식 수준이 높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위대한 별이 2010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마지막 유고집에 가까운 [왜 대통령들은 거짓말을 하는가?]란 책은 그의 30년 동안 잡지에 실렸던 글을 모아 만들어 진 책이다.

전쟁의 부당함, 인종차별에 맞서 정부를 상대로 시민들에게 진실을 밝히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평생을 반전과 평화와 독재에 맞서 싸운 실천적인 지식인임을 책에서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 코소보사태, 911테러에 대항한 부시의 이라크 전쟁으로 무고하게 희생된 병사들과 민간인들과 어린아이들의 참혹한 죽음은 무기를 동원한 어떤 전쟁도 옳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그의 글 속에 등장하는 한국전쟁은 아직까지 지구의 유일한 분단국가로 존재하며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적대적인 관계 속에 있는 우리의 현실을 상기시키고 있는 내 나라의 역사적인 사건이라 하워드 진이 한국전쟁을 언급할 때면 내 가슴이 더 아프게 느껴진다.

일반적인 지식인들과 시민들은 자국의 사람이 무고하게 다치면 분노하지만 적국의 포로와 적국의 민간인 학살에 대해서는 무감각하기 쉽다. 그리고 어떤 명분으로 전쟁을 합리화 하는 정부를 상대로 저항하기가 어려운데 하워드 진은 국가를 넘어 모든 전쟁의 참혹함을 고발하고 있다.

또한 하워드 진은 부시정권의 정치, 경제, 군사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으며 오바마의 잘못된 점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2008년 이후 미국이 겪고 있는 경제 위기의 방식의 해법으로 공적 기금을 은행과 기업에 부어서 낙수효과를 누리려는 모습과 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낮춰서 경기를 부양하려는 방식은 MB 방식과 같아서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의 경제해법은 미국의 해법을 그대로 카피해온 건 아닐까 의구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시민으로서 우리가 할 일은 오바마에게 무조건적인 전권을 주고 그를 그저 응원하는 것이 아니다.” -290p 본문 중에-

누군가에게, 무조건적인 전권을 주는 것은 그를 진실로 존중하는 태도가 아니다.”- 본문 299p 중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정치인들과 그런 정치인들로 둘러싸여 있기에 우리가 지지해서 당선된 대통령에게 모든 권한을 일임하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2012년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야당 후보 단일화 문제로 우리에게 필요한 공약을 꼼꼼하게 살피지도 못했고 MB내곡동 사저 특검의 결과도 묻혔으며 현 정권에 의해 망가진 언론과 기타 산적한 문제들이 수면아래로 덮였다.

우리의 역할은 선거에서 한 표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뽑은 대통령과 정부를 감시하고 우리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도록 할 책임이 있다. 우리의 요구를 정부가 권력 있는 자들에게 위임하지 못하도록 모피아들과 타협하지 않도록 감시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조직적으로 행동해야 함을 이 책을 통해서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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