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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놀고 싶은데
채인선 글, 황보순희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2년 10월
평점 :

우리
나라 아이들의 동물원 나들이를 소재로 담아 내고 있는데, 사실과 환상이 혼합된 유쾌한
스토리다.
동물원을
하루 종일 돌아다녀서 지친 부모와 달리 ‘더 놀고 싶은데’
떼쓰며 폐점시간이 되도 돌아 갈 생각을 하지 않는 아이들의 사실적인 모습을, 놀아도
놀아도 아쉬워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더 놀고 싶은데’ 한
마디로 응축해서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이 특이한 점은 시선이 두 가지라는 점이다. 동물원의 동물을 바라보는 아이들과 사람들의 시선 하나와
호랑이가 우리를 바라 보는 시선. 그 시선의 눈높이는 같다.
사육사가
열어 논 빗장문을 빠져 나와 호랑이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오고 아이들과 함께 어울린다.
아이들과
놀고 싶어서 나온 호랑이에게 아이가 고마워하자 아이도 호랑이에게 고마워한다.

그리고
꽁지머리 여자 아이에게 목마를 태워주고 퍼레이드를 따라다니며 동물원의 동물들을 함께 본다.
아이스크림도
함께 먹고 춤도 함께 추는 호랑이와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은 동일하다. 호랑이도 아이와 함께 어울리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팽귄, 호랑이, 곰이 아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거나
함께 어울린다. 이 장면은 아이들의 환타지를 꿈꾸게 하는 작가의 설정이라고 생각했는데 곰, 원숭이의 탈 안의 사람들을 보고 놀라게 된다.

‘어이, 호랑이 양반, 당신 오늘 처음 일하나 본데 그렇게 아이들 하자는
대로 다 해 주면 안돼. 며칠 못 가 병난다고.’- 본문
중-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원은 사실 이렇게 인간의 계산하에 진행되는 인위적인 장소이다. 돈을 받고 놀아주는
사람에겐 놀이가 아니라 고단한 노동이다. 그러나 조건 없이 아이들과 함께 어울린 호랑이에겐 더 놀고
싶고 아쉬운 시간이다.
돈
봉투를 받고 사라지는 사람들과 달리 돈 봉투에 별 관심 없이 자신의 우리로 되돌아 가는 호랑이.
깜깜하고
조용한 동물원에서 더 놀고 싶어하는 동물들의 목소리가 여기 저기 들린다.
아이들처럼
맑고 순수한 동물들의 시선이 동등하게 펼쳐진다.
지구
‘생명’이란 관점에서 보면 아이들과 호랑이 모두 똑같이
살아있는 소중한 존재임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한다.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을 불쌍하게 여겨 동정하지 않고
함께 어울리는 세상, 누가 더 높고 귀하지 않고 동등한 소중한 생명체로서 동물과 인간의 모습을 꿈꾸게
한다. 채인선님의 작품은 사람과 동물의 공존을 부드럽고 따뜻한 시선으로 잘 보여 준다.

<부록 색칠그림책>
그림책 장면을 되새기며 색칠하기와 찾기가 수록되어 있어 독후활동을 할 수 있게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