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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도시락 편지 ㅣ 나의 학급문고 10
신정순 지음, 임은진 그림 / 재미마주 / 2012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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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마주 |
2012.1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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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Hello,도시락 편지
글 신정순 ·그림
임은진 |
직장 다닐 때 영어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외국인이 부서에 오면 더구나 프랑스인이나 미국인이 오면 유창하게 영어로 이야기하는 동료들 속에서 입도 뻐끔 할 수 없었다.
한 인턴은 내게 왜 한마디도 안 하는지 궁금해 했다.
말하고 싶어도 입이 얼어서 열리지 않았고 머리가 하얘져서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Hello, 도시락 편지]의 별이 엄마의 심경이 와 닿았다.
한국에선 열혈 엄마였던 별이 엄마가 미국에 와선 영어에 대한 두려움으로 별이 학교의
면담조차 기피하는 엄마의 모습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간다. 영어를 공부해도 바로 말이 터지는 건
아니지 않는가?
우중충하고 무거운 유화로 채색된 그림은 이민자 별이네 가족의 어려움과 별이의 학교
적응이 얼마나 힘든지를 느끼게 해준다.
아이들의 교육 문제로 미국으로 이민 가는 이웃을 보면 참 부러웠다.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건 슬프지만 다른 나라에서 한 번쯤 살아보고 싶었다.
기회가 된다면 정말 외국에 나가 보고 싶다고 늘 생각했다.
많은 이들이 국외로 나가 생활하고 있었기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울지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다.
낯선 미국에서 아빠는 장거리 출장으로 자주 못 뵈고 엄마는 식당 취업으로 별이와
마주칠 시간이 별로 없어 낮에는 옆집 할머니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미국 지사로 발령 난 아빠 따라 온 별이네 가족.
한국에서의 별이 엄마의 모습을 통해 유추해 보면 경제적으로 큰 무리가 없어 보이는
별이네 가족이다. 그런데 왜 엄마는 영어공부를 중단하고 식당에 취업하여 장시간 일을 할까?
아무리 별이가 멋진 집에 살고 싶다고 해도 가난에 찌든 집은 아닐 듯한데 영어를 어느
정도 공부 후 취직을 해도 되지 않았을까? 조금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영어도 못하는데 식당 취직은 가능한가?
읽으면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지만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이민자 가족들의 모습을
책에 담다 보니 그런 사소한 부분을 놓친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처음엔 엄마가 별이한테 도시락에 편지를 담아 학교생활을 격려하는 내용이라고 짐작했지만
별이가 엄마 대신 자신에게 도시락 편지를 재미있게 보내는 내용이었다.
스스로 재미있게 편지를 쓰기 위해 몰입하는 모습이 기특하고 대견하다.
별이는 조숙하고 싫은 내색을 잘 못하지만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 사회성이 좋은
아이다. 영어환경이 낯설고 불편하지만 결국은 적응하여 단어 퀴즈 대회에서도 일등을 한다. 엄마는 별이를 위해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따로 공부하여 영어로 말을 하게 되고 별이에게 도시락 편지를
보낸다.
참으로 감동적이다. 도시락 편지를 들켜서
따돌림 당할 때는 너무도 가슴이 아프기도 했고 힘든 이민 생활에 눈물이 나오기도 했다.
막연하게 멋져 보이는 이민의 생활의 무겁고 우울한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다행히도 별이네는 극복하여 미국생활에 잘 적응하리라고 믿지만 인종,
정체성문제로 어려워 하는 이민자들의 삶의 고뇌가 잘 느껴지는 책이다.
뒷장에는 영문편이 수록되어 있어 한글과 영어 이중언어로
읽을 수 있게 되어있다.